'대부' 3부작과 '애니 홀', '조강지처 클럽'(First Wives Club) 등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오스카상을 수상한 미국 여배우 다이앤 키튼이 79세의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고 키튼 도리 라스(Keaton Dori Rath)의 프로듀서이자 친구가 영국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 뉴스에 확인했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할리우드 경력이 50년을 넘긴 키튼이 캘리포니아에서 사망했다고 그녀의 가족이 잡지 피플에 확인했다. 한 소식통은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그녀의 죽음을 확인해줬다.
그러나 이들 매체 모두 사망 원인이나 구체적으로 그녀가 언제 사망했는지 보도하지 않았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소방청은 의료 지원 요청 후 키튼의 자택에 출동해 한 사람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CNN과 A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신문은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키튼 대리인과 지방당국에 연락 중이라고 전했다.
키튼은 1972년 영화 '대부'에서 케이 아담스 콜레오네 역을 맡아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또한 197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신부의 아버지'로도 낯익다. '애니 홀'로 키튼은 골든글로브 코미디 또는 뮤지컬 영화 여우주연상과 영국 아카데미(BAFTA) 여우주연상도 수상했다.
1946년 1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네 자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부친은 토목 기술자, 모친은 살림을 했는데 늘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으며, "엔터테이너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고 큰딸은 나중에 피플 인터뷰를 통해 돌아봤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대학 때 연극을 전공했고 중퇴해 브로드웨이를 두드리게 됐다.
1968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헤어’로 데뷔한 키튼은 1969년 우디 앨런 감독과 함께 한 연극 ‘다시 연주해봐, 샘'(Play It Again, Sam)에 출연해 토니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녀는 경력 전반에 걸쳐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The Family Stone),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Because I Said So), 'And So It Goes'를 포함한 수십 편의 다른 영화와 연극을 스크린에 옮긴 '다시 연주해봐, 샘', '슬리퍼', '사랑과 죽음' 및 '맨해튼' 같은 앨런 영화에 출연했다.
키튼은 1970년 로맨틱 코미디 '연인들과 다른 이방인들'로 영화 데뷔를 했다. 그녀의 가장 최근 영화는 지난해 코미디 '서머 캠프'로 유진 레비, 캐시 베이츠와 주연을 맡았다.
키튼은 또한 여러 영화를 감독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사후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기록한 1987년 다큐멘터리 '헤븐'이었다. 앤디 맥도웰, 존 터투로, 마이클 리차즈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드라마인 그녀의 1995년 영화 '언스트렁 히어로즈'는 신예 감독들의 독특한 이야기를 선보이는 칸 영화제의 '분명치 않은 시선'(Un Certain Regard)에 선정됐다.
그녀의 마지막 연출작은 본인과 멕 라이언, 리사 커드로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드라마 '지금은 통화 중'(Hanging Up 2000)이었다.
영화 역할과 개인 생활 모두에서 키튼은 종종 남성복과 챙이 넓은 모자를 특징으로 하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했다.
'조강지처 클럽'에 함께 출연했던 베트 미들러는 인스타그램에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특별한 다이앤 키튼이 세상을 떠났다. 이것이 얼마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프게 만드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그녀는 유쾌하고 완전히 독창적이었고 교활함이나 그런 스타에게서 예상할 수 있는 경쟁심이 전혀 없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여러분은 곧바로 알 수 있다. 오, 라, 라라!"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배우 벤 스틸러는 엑스(X)에 "다이앤 키튼. 역대 최고의 영화 배우 중 한 명이다. 스타일, 유머, 코미디의 아이콘이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키튼은 '사랑할 때 버러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 '마빈스 룸' 및 '레즈'에서의 작업으로 세 차례나 더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녀는 한 차례도 결혼하지 않았다. 앨런과 파치노, 워런 비티와 평생에 걸쳐 낭만적인 관계를 누렸다. 그 또래 여배우들 가운데 평생 한 차례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다간 여배우는 그녀가 유일하다 싶다. 키튼은 스스로를 괴짜(oddball)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딸 덱스터를 1996년, 아들 듀크를 2001년 입양해 길러냈다. 모성애 덕분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도 있다.
11권의 책을 낸 작가로도 이름 난 키튼은 2011년 자서전 'Then Again'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작거나 크거나 사소한 것에 대해 기뻐할 때마다 완전히 만족한다. 제가 가족에 대해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훌륭하고 강렬하며 설득력 있는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인은 2023년 개봉한 ‘북클럽: 넥스트 챕터’를 비롯해 ‘사랑 결혼 그 밖에 것들’, ‘치어리딩 클럽’ 등에 출연하며 노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으며, 특히 국내 영화 팬들에게는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 각본상 시상자로 등장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각본가에게 트로피를 건넨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