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학원생이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잠 못 자고 피땀 흘리며 쓴 논문이 게재된 저널이 가치
없는 고등학생용 입시를 위한 소논문 제출을 위한 곳으로 온 국민들에게 인식될까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저는
공대 박사 학위 과정 중, 고교생 논문이 문제가 된 경우도 실제로 보았고, 당시 조국 딸처럼 대학 입학 수시를 위한 고교생들의 논문 출판도 주변에서 종종 보고 들었습니다. 연구자의 논문이 폄훼되고 있는 분위기가 안타까워 제 여러 생각과 감정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제가 글 작성할 때는 없었는데 팥들어쑤 님께서 비슷한 내용을 업로드 하셨네요ㅜㅜ 중복글일수도 있지만 장문을 써 놓은 게 아쉬워서 업로드 합니다. 필력이 부족하여, 글 작성에 오래 걸렸습니다. 팥들어쑤 님께 먼저 사과 드립니다
1.
논문 작성 기회에 관한 특혜
수시 제도에 고교생 논문 반영에 대해, 초기에는 일부 잘 나가는 기득권
세력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시에 유행했던 수시 입학을 위한 루트였지만, 모두가 균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고, 고교생들이 대학원생
혹은 박사의 도움없이 제대로 된 성과물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이 아니기에 저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논문들은 현재는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고등학교에서 사전에 학과에 접촉하여 논문 작성 관련
인턴쉽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진행한다고 알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혜는 없었을 거라 판단되고, 학교 측에서 컨택 했을 것이고,
전후로 몇 년 동안 실행됐을 교내 제도이기에 이는 한영외고 측에 질의하면 충분히 답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청문회 혹은 사전에 한영외고에 확인해보면 될
문제고 크게 잘못된 부분이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2.
김어준, 소논문, 1저자 그리고 소속
“소논문이라 논문으로 안 치고, 2~3시간
실험 돌리면 논문으로 나온다. 고등학생들이 2주 참여해서
무슨 논문을 씁니까?” 밑에 김어준 방송에서 했던 멘트입니다. 김어준의
멘트를 바탕으로 저는 조국 딸이 1 저자로 참여하여 출판한 연구 논문을 소논문이라 말한 것으로 생각하고
내용을 작성하였습니다. 저 멘트가 제가 오늘 글을 쓰게 만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 제 졸업 논문을 저와 함께 마우스 패드 혹은 라면 받침대로 쓸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그 안에 있는 소논문들을 논문으로 안 친 다라 씁쓸하네요 ㅜㅜ
조국 딸이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저널은 에디터 (교수, 박사 및 전문가) 가
관련 분야 저명한 현직 교수 및 전문가들에게 심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게재승인을 받아야 정식 출판되는 논문입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서 대회 열고 논문집 내고 이런 곳이 아닙니다. 실제로
문제의 논문 다음 페이지에 게재된 논문은 보라매 병원과 서울대 약대의 공동연구가 게재되어 있습니다. 이런
연구 논문의 1 저자, 공저자 혹은 교신저자 실적으로 저희는
교수 및 연구소 임용 혹은 회사 지원 시 연구 실적으로 기재하고 이는 서류심사에서 귀중한 평가 자료가 됩니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 2주 동안 실험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존
연구에 대한 배경지식과 끊임없는 가설제시와 이를 증명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분야와
연구 주제에 따라,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리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전세계 탑저널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저 저널에 논문 한 편을
게재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명절에 집에 가지 못하며 연구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김어준 정도 위치에서 확인 과정 없이 함부로 비하하면 안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논문으로
인정이 안 된다니…
또한, 1 저자 관련해서는 교신저자에게 권한이 있기에 단국대 의대
교수님께서 청문회에 나오신다면 이를 반드시 해명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JTBC 뉴스에 나온 것과 같이 논문을 찾아보니, 저자의 소속 중 한영외고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이 실제 입시에서 인정되었을
경우, 고려대 측에서 논문 1 저자의 본인 확인 여부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개인적으로는 매우 궁금합니다.
3.
교수의 양심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실망했는데,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자, 서울대학교 현직 교수입니다. 즉,
선생이면서 학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본인 딸 1저자
문제를 이런 식으로 단순하고 대응하고 책임 전가하려는 태도가 윤리적으로 올바른 행동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부분이 문제의 본질인 거 같은데 특혜니, 뭐니 이런 부분만 논쟁의 프레임이 짜인 것 같습니다. 애초에 논문 관련 논란은 신경 쓰지 못해 송구하고, 현직 교수의
입장에서 이를 사과하며 정면 돌파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매우 아쉽네요. 논문 논란이 법리적으로 해당 후보자에게 문제가 될 부분은 크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국내 최고의 대학의 교수인 후보자께서 고교생 1 저자 논문에 이렇게
대응한다는 것이 윤리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전 이게 왜 논란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잘못된걸..
격하게 동의합니다
3번 저도 동감이요. 물론 청문회 들어가서는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응이 좀 아쉬웠습니다. 뭐랄까, '불법/위법이 아니다' 이정도로만 생각하는 뉘앙스처럼 느껴졌거든요. 저런 세상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들이 다수인데,
그 충격을 헤아리지 못한달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의롭고 윤리적인 이미지가 있었기에 특히 실망감을 여기저기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슈를 둘러싼 가짜뉴스도 문제지만, 가짜뉴스 중심으로만 대응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입장을 밝혀줬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그동안 SNS 에서 분노에 찬 국민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대변해주셨던 분의 대응이라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많이 안타깝습니다
정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이해가 가는 잘 쓴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2번의 경우 추가브리핑에서 이야기합니다. 당시 2006년 교육부에서 학부형 인턴쉽을 권장을 하다보니 학부형끼리 전문가 집단을 찾고 특히 대학교수가 있으면 입시를 위해 많이들 했다고.. 그러면서 당시 사회적인 문제가 될정도
소논문들이 많아 학술적으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이걸 지금 기준으로 매치시키면 곤란하겠죠. 전 지도교수가 잘못했다고 봅니다. 이에 응당한 댓가를 치루면 되겠지요.
추가 브리핑 부분은 제가 확인하지 못했네요 저는 논문 지도교수의 청문회 참석 여부와 그 곳에서의 답변이 매우 궁금함니다
경험이 담긴 글이라 그런지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알게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