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교회 ㅇ집사님
ㅂ교회에는 ㅇ집사님이 계십니다. 올해 연세가 92세 되신 집사님이십니다. 동네에서 기름을 짜서 파는 작은 방앗간을 수십 년째 운영하고 계십니다. 권사님과 함께하시다가 권사님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후로 홀로 여전히 기름을 짜고 계십니다. 그렇게 수십 년째 한곳에서 그 일을 하시는 것처럼 늘 예배시간이면 늘 자신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십니다. 새벽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신 것은 당여하구요.....
ㅂ교회는 규모가 있는 교회라 그 집사님은 특별히 돋보이는 집사님은 아니셨고 중심에서 사역을 감당 해 가시는 집사님도 아니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특별히 기억도 하지 않는 그런 집사님이셨습니다. 눈에 띄지 않게 묵묵히 주님을 섬기며 연세 들어가시던 그 집사님이 이제 주님을 만난 날이 다기오고 권사님을 만날 날이 다가오는데 생전에 어려운 나라에 교회를 세우고 싶다고 3000만원을 준비해서 조심스럽게 목사님을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예전에 권사님과 함께 시골 모 교회를 위해서 3000만원을 헌금하셨다고 합니다.
당회장목사님과 당회원들도 예상치 못한 연로하신 집사님의 헌금에 마음에 큰 도전과 죄송스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분이 어떻게 살아가고 계신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네의 작은 방앗간 기름집에서 주름진 얼굴로, 거칠어진 손으로, 세월 따라 한푼 두푼 모으셨던 헌금은 그의 인생의 땀이요 눈물이요 세월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저도 마음에 형언할 수 없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자기가 세상을 떠날 때 어떻게 떠나야 하는가? 하는 것은 연세 드신 분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제 주님이 다가오실 때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롭게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교회가 세워지고 유지되고 하나님의 복음이 확장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사람들과 직분 자들로만이 아닌 이름 없는 연약한 성도들과 함께 라는 것을 생각하며 우리교회 모든 성도들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혼자 살기에 나이 드셨기에 가난하기에 드러나지 않기에 내가 혹시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나? 돌이켜보며 모든 성도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다시 재정비해 봅니다. 우리교회도 세월 따라 역사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 세월 속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점점 더 나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