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뮤클 합창단 근황 311번째 글입니다. 사실상 금년 연습으로는 마지막 연습입
니다. 다음 주 12월 10일 송년회이고, 그 다음 주 17일은 감상회, 그 다음 주 두 주는
방학으로 이어질 것이니까요. 오늘 일단은 [아리랑 모음곡] 연습을 일단 마치는 것, 그
것이 관건인데, 참석인원으로 보면 이게 또 좀 문제입니다. 여성 파트는 소프라노 3, 알
토 6(성부 조정이 좀 있었습니다) 명으로 비교적 나은데, 남성 파트로서는 베이스가 2
명 왔고 테너는 나중에 연습이 다 끝난 뒤에 온 1명을 제외하고는 한 명도 오지 않았으
니까요, 그런데 [아리랑 모음곡]은 소프라노와 테너가 같은 음을 부르고 베이스와 앨
토가 같은 음을 부르는 곡이라. 최소한 저음파트의 연습으로 보면 8명이 부르는 셈이라
그리 큰 문제는 없었고, 소프라노 3명은 나름대로 소리의 영역을 지켜 주었기에 비교적
나은 결과가 나왔던 것이 노르의 연습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습은 [아리랑 모음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한번 불러 보는 것으로 시작했
습니다. 지휘자는 완전히 full Tone으로 부르기를 요구합니다. 내년 1월 7일부터 브루
크너 연습에 들어갈 때에는 최소한 테너 2이 포함된 남성 팀 6명으로 전체 16명의 구
성원이 되어야 연습을 할 수 있노라고 했는데, 만약 숫자가 그리 되지 않으면 연습에
참가한 사람 모두가 full Tone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연습을 해
본 셈입니다. 지금 연습인원이 11명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전체를 한번 불러 보았을 때 더듬더듬 따라 하는 수준이 아니고는 음정 잡기가
좀 힘들었었는데, 아마 앨토 팀에서 제대로 음정을 잡고 불러 주었던지, 전반적인 소리
가 상당히 좋다고 지휘자가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대강 한번 연습을 해
보기는 했지만 아직도 베이스의 내 음정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음은 앞으로 이 곡 연습
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측면입니다.
지휘자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인데, 아직도 첫 박을 잡고 나머지는 힘을 빼는 습관,
강 마디와 약마디를 지키는 습관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3박자의 느낌을 살리기 위
해서 저음부는 힘을 주어 음을 치고, 소프라노는 레카토로 부드럽게 선을 이어가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다시 한번 전체를 다 불러 보았는데, 지휘자는 지금까지 들
어 본 소리 중에서 제일 낫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불만입니다. 지휘자가
어떻게 듣던 간에 저 자신이 아직 음정이 확싫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휘자도 강조했
지만 소리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음정에 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거든요. 박자는 몸
으로 체득해야 하는 것이고, 음정은 악보를 정확히 읽으면서 터득해야 하고, 발성은 원
칙에 맞게 해야 하는 것. 그 세 가지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
다.
가사의 변화가 올 때 소리의 컬러가 변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확한 딕션, 그러면서도
전체 곡의 흐름에 맞는 딕션, 예를 들어 [아리랑 모음곡]에서 ‘아리랑’의 마지막 이응
받침음을 너무 빨리 내지 않고, ‘라-’음을 길게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을 개개인의 소리
컬러 변화를 막고, 곡의 흐름을 유연하게 잡아가는 한 방편일 것입니다. 우리가 소리를
낼 때, 적어도 같은 파트내에서는 소리의 블렌딩이 완벽해야 하고, 아울러 타 파트와의
어울림도 완벽해야 되겠죠. 어제 울산 카톨릭 합창단이 연주한 구노의 미사곡에서 솔
로들이 보여준 소리의 언발란스는 정말 관중을 괴롭히는 만행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
휘자는 박자의 흐름을 제대로 타기 위해서는 반주부를 주목하면서 노래를 하고, 소리
의 컬러에 유의하면서 저음부는 3박자 별로 힘있게 치고 나오고, 고음부는 라인을 지키
면서 그것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라고 햇습니다. 고음부가 잘 감싸 안으면 저음부의 끊
어짐을 덮을 수 있는 것이죠. 3박자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편법이라고
하는데, 지금껏 저음부를 보고 부드럽게 이어가는 레가토를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다
른 주문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방식도 곡에 따라서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 등을 인식하게 됩니다. 아무튼 그
런 식으로 하여 다시 한번 전체를 불러 보았는데, 역시 지휘자는 상당히 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덕분에 전체의 분위기도 상당히 화기애애해졌는데요. 모쪼록 이런 분위
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2013년도 마지막 연습은 이렇게 1부 연습으로 사실상 끝난 셈입니다. 2부는 다음 주
에 있을 송년회 모임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으니까요. 금년이 뮤클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이고, 그런 점에서 이번 송년회는 대대적인 행사로 치루어야 될 듯 한데, 막상 내가
공지를 올려도 별 반응이 없더군요. 요사이 동호회 활동이 좀 소원해져서 그럴가요? 그
래서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참석을 권유하는 연락을 했습니다. 지금 구체적으로 어떻
게 행사를 진행할지 대강 잡힌 것외에는 확실한 것이 없는데, 뭐 거창한 계획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냥 오랫동안 소원했던 사람들이 한해 한번 모여서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뮤클러 여러분, 전체 송년회를 진행하기가 어려워, 그냥 합창단 송년회로 전체 송년회
를 대신하는 것이니, 합창단원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시간이 되는 사람은 많이 참석하
시어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늘의 연습 분위기가 상당히
화기애애했던 것 만큼 어쩐지 금년 합창단 송년회가 무사히 잘 치루어질 것 같은 즐거
운 예감과 함께 2013년도 마지막 연습일지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다음 주 합창단 근황
은 송년회 후기로, 그 다음 주의 것은 감상회 후기로 대체될 듯 하네요. 고 모든 모음에
뮤클러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외봉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뮤클과 뮤클 합창단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 봅시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