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확실한 선을 긋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이 말 많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에 대한 말을 꺼냈다. 하 총장은 4일 한국-태국전을 관전하면서 "아시안게임 대표를 뽑을 때 너무 어정쩡하게 했다"고 말했다. 베테랑들로 최고의 팀을 만들어 갈 것인지, 아니면 병역 미필자 위주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할 것인지 확실히 못을 박지 못하고 어중간한 팀을 만들었다는 것.
하 총장은 "사실 엔트리를 뽑으면서 오로지 대만전 1경기만 생각했었다. 이후 경기는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대만 1경기만 이길 수 있는 팀을 만들면 아시안게임 우승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뜻이다. "나도 조금은 안일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며 "이 부분은 분명 나의 실수"라고 했다.
일부에서 나온 김재박 감독과의 책임 떠넘기기에 대해선 "난 여기 와서 (김)재박이하고 야구에 대한 얘기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책임을 떠넘길 생각도 없다고 했다.
"사무총장으로서 대표팀에 할 수 있는 지원을 원 없이 했다. 지원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번 일로 많은 것을 느꼈고, 생각했다"는 하 총장은 "대표팀과 선수육성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돌아가서 야구인들과 상의해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게 많은 듯 "병역미필자들이 많이 왔는데도 구단들이 너무 자기 팀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구단 이기주의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정말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있었는데 구단에서 안 된다고 했다. 자기 선수도 미필자로 들어와 있는데 너무 팀만 위한다"고 꼬집었다.
하 총장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이 난국을 타개할 어떤 방책을 내놓을까.
[도하] 권인하 특파원 /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