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402 들무새일기-소방관처우개선100만인서명운동본부(소국본) 부산본부 개설을 축하하며

[그리움]

11-0402 들무새일기-소방관처우개선100만인서명운동본부(소국본) 부산본부 개설을 축하하며

                                                                                        출처 : 사단법인 경찰소방공상자후원연합회 (공상연 www.112119.in)

바닷물 비릿내가 물씬 풍기는 한반도 남남동녁 끝자락에 자리한 항만의 항구도시 부산, 나는 어제 부산을 다녀왔다. 30대 젊은 경관시절엔 바다가 그리워 고속도로순찰대 요원으로 부산지구대(8지구대)근무를 자원했다가 11년이란 청춘의 추억을 가슴에 새겨둔 마음의 고향 부산. 이번 부산방문은 경찰생활 느즈막에 만나 인연을 맺고 사랑하게되어 삶의 의미가 된 무궁화클럽과 그후 탄생시킨 공상연(www.112119.in) 차원에서 금년 초 다음 아고라에서 119메거진 이호발행인이 싹 틔워 또다른 시민활동으로 전개되고 있는 소국본 공동대표의 한사람으로써 소국본 부산본부 개소식 축하와 이벤트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어젠 본연의 경찰업무를 그제밤 야간탄력근무로 앞당겨 마치고 졸음에 지친 얼굴에 찬물세레후 서울역에서 기다리는 공상연 임원과 같이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요 몇 해 동안 공상연 활동에 치우치다 보니 언제나 내 마음에 담고 사는 부산을 찾는다는 생각에 밤새운 졸음도 설레는 마음이 눈을 붙이게 하지않는구나. 효녀심청 같다는 딸 자랑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이야기꾼 공상연 최영희 사무총장과 장단을 마추다보니 열차는 대구 찍고 부산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음, 울산역 안내방송에 그래도 조금은 눈을 붙여야 하겠다 싶어 잠시 눈을 닫았다.

부산역광장에 내려보니 어젯밤 미리 내려온 배선장 본부장 일행이 부산역 부근 식당에서 오늘 행사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기에 가방을 부산역치안센타에 맞기고 합류하여 오늘 행사가 있을 부산역 광장 분수대 밑으로 이동해서 허수탁 부산지회장 일행을 기다렸다. 잠시후 홍보피켓과 어깨띠 테이블등 서명캠페인 도구를 들고 그들이 나타나고 창원, 대구, 제주 등지에서 오늘의 행사를 축하하고 동참하기 위해 달려와준 허수탁 부산지회장 지인들과 통성명한후 조별로 서명캠페인에 들어갔다.

역 광장을 바삐 오가는 행인들 속에서도 '소방관이 살아야 국민이 산다'는 홍보피켓을 보고 지나친 길을 다시 돌아와 서명해주고, 장애카에 앉아 이리저리 광장을 배회하던 장애인 아저씨 아주머니들마저 서명지를 나눠들고 이리저리 서명캠페인을 벌여준 덕택에 3시간여 짧은 시간임에도 지난번 서울역 캠페인 실적 800명 서명보다 많은 1,000명을 넘기는 성과를 거두었다. 모두들 한 분이라도 더 서명 받으려고 열심이었지만 '노후 소방장비로 또 다시 순직하는 소방관이 나와서는 않되지 않느냐?'는 우리의 외침에 가던길을 멈추고 돌아와서 서명해준 많은 시민들의 성숙한 동참의식을 보면서 내 가슴 속에 조용히 찾아든 확신, 자유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을 느껴 보았다.

이땅에도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 안전하고 정의로운 세상, 국민을 위해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까지도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감내하며 범죄와 재해재난 현장을 누비는 소방,경찰 들무새영웅들이 수고한 만큼, 위험한 만큼, 제대로 평가받고 존경받는 세상이 오리라는 확신이 들어 오늘의 나의 작은 수고가 밀알이 될수있겠다 싶기에 피곤도 졸음도 잠시 잊을수 있었다. 부산에 왔으니 회한칼 대접 하겠다는 부산지회장 허수탁님의 일갈에 소국본 부산본부개소식을 준비했다는 광한리 해수욕장변에 위치한 횟집으로 향했다.

내 몸을 싣고 달리는 승용차엔 119메거진 영남취재본부장 일행이 동승했다. 이런 저런이야기 끝에 지난 3월초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개정과정과 그 개정법안의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왔다. 은연중 그간 국회를 1주일이 멀다않고 드나들던 개정지원작업이 오버랩되어 그간 협조해준 공상연 관계자, 특히 입법자문위원장을 맡아 어느누구보다 빠른 국회소식을 전해준 박용현님과 풍부한 입법관련지식과 능숙한 토론진행자로 입법정책토론회를 이끌어준 배선장 본부장,

그리고 현직소방관으로서 근무지가 대전임에도 서울 거주자보다 더 열심히 국회를 드나들며 많은 의원님들에게 현장 소방관의 낙후된 현실을 호소한 대한민국 소방관 명당 김홍준님, 추운 아침시간에도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알리기 위해 1인시위를 주도한 공상연 이사 서병민, 순직소방관추모회를 이끌어온 김종태 사무총장 등 많은 분들이 눈앞에 어린거린다.

특히, 국회앞 1인시위 피켙을 보고 입법발의에 솔선수범 해주신 이인기 국회의원, 이재선 국회의원들과 공상연 일이라면 가능한한 돕지못해 안타까워하는 정두언, 김소남 국회의원, 그리고 항상 마음을 같이한다는 이상민, 신건, 김유정, 유정현 국회의원 등 가슴이 따뜻한 국회의원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말이 입에서 멈칠줄 모른다. 말이 나온김에 소외당한 경찰, 소방공무원들편에서 일해주고 계신 이진복, 박선숙, 이성남, 조영택, 임영호, 권택기, 조문환, 이사철 등 정무위 의원들과 이윤석, 최규식, 이명수, 서병수, 백원우, 안경률, 진영 등 행안위, 그리고 유인태, 이인영, 이군현, 김덕룡, 문희상 등 공상연 창립발기인으로 참여해주신 17대 국회의원이었던 41명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이번 국가유공자법 개정안도 충분치는 않다는 것이 공상연의 생각이다.
동법 제4조1항 6호에서 공상자가 현직에서는 국가유공자로 신청조차 할 수 없고 면직된 후에야 국가유공자 신청이 가능한 조항이 바뀌지 않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기간동안 경제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이다.

더구나 동법 4조1항 8호(보국수훈자)는 군인중심으로 개악된 면이 있어 이를 다시 바로 잡아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며, 이런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관,학회가 머리를 맞대고 다같이 노력해야 됨에도 평소 관망자로 일관했던 분들이 개정안 국회통과가 자신들의 수고로 만들어 졌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동법 개정작업에 최선을 다해온 공상연 멤버들은 할말을 잃어버렸다.

엄연히 국가유공자법에 소방이란 단어가 제4조1항 5호,6호에 삽입되게하는 논리개발과 이를 알리는 정책토론회 등을 공상연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8호는 같은 보국단체이면서도 평화시에는 군인보다 더 큰 희생이 찾아드는 경찰,소방을 군인과 차별적 소외를 시키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에 부함되지않고 형평성에도 맞지않는다는 것은 지난해 4월 25일 국회 정무위주최 공청회에서도 정무위소속 국회의원 뿐 아니라 보훈학회 소속 학자등 참석자 모두가 공감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광한리 해수욕장변 횟집 행사장에서 만난 전직 소방간부의 진솔한 감사인사 '소방은 그동안 조직의 힘이 약해 소방관처우개선도 자의적이라기 보다 소방관이 희생되는 대형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언론이나 사회단체인 타의적 힘에의해 개선되어 왔다. 이번에도 공상연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가 컷다는 것을 오늘 새삼 깨달앗다며 앞으로는 야인이 된 자신도 적극 참여해 나가겠다'는 감사인사말에 나름대로 어깨를 펴본다.

바닷가에서만 맛볼수있는 감칠맛나는 찰진 회맛을 즐기면서 허수탁 부산지회장(소국본 부산본부 대표)의 뜨거운 봉사적 열정을 칭송하는 참석인사들의 하나같은 칭찬과 앞으로의 수고를 당부하는 인사말을 끝으로 소박한 개소식을 마쳤다. 이후 난 서울행 일행과 같이 몇년만에 얼굴이나 보자며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 해운대 벡스코 옆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동했다. 그냥가면 서운하다면 대접하는 복국을 저녁식사라는 이름으로 즐기고 상경, 집에 도착하니 침묵과 어둠이 어우러진 아파트도어 번호키 단추를 눌럿다 퐁퐁퐁~! 열린 아파트 문안에서 반기는 것은 밤 1시30분이 넘었어도 멍멍멍~ 우리집 강아지 또또 뿐이다.

간단히 세면양치후 찾아든 침대 한녁에는 꿈속에서 헤매는 중년 여인네가 기척도 없이 누워있다. 나도 소리없이 그 옆에 누워 머리를 내려놓고 휴식을 청한다. 아~! 이런 삶도 인생의 하나로 평가되겠지, 세상은 이러면서 한발짝 한발짝 앞을 향해 변해가겠지, 내가 하는 공상연 봉사활동, 내가 참여한 소국본 봉사활동, 역사는 어떻게 표현해 낼것인가? 이틀간의 수면부족이 머리에 통증을 가중시킨다. 오늘은 정말 피곤했다.

2011. 4. 3.   들무새 이학영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