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파포스언덕의 서쪽에는 아테네 민회가 열렸던 프닉스터가 남아있다.
프닉스는 연단과 청중석으로 이루어졌는데, 연단은 아고라쪽을 향해 있다. 청중석은 연단 앞에 만들어졌으며, 극장처럼 경사진 반원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현재 프닉스터의 면적을 고려하면 약 1만명 정도의 시민들이 모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에는 이곳에서 국정을 논하느라 시민들의 열기가 가득찼을 것이지만, 지금은 청중석이 파괴되고 연단 일부만 뎅그러니 남아있을뿐이다. 프닉스의 오른쪽의 조그만 계단식의 연단이 발언대이고 연단 왼쪽으로는 청중석이 있었다. 멀리로는 아크로폴리스가 보인다.
사실 프닉스는 아크로폴리스보다도 아테네의 민주정을 더 잘 보여주는 유적지이다. 왜냐하면 프닉스의 민회 시절은 아테네 민주정이 가장 발전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고대 아테네의 민회는 여러 곳에서 열렸다. 처음에 아고라에서 열렸고 기원전 6세기 말이후에는 프닉스에서 주로 열렸으며 기원전 4세기말 이후에는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열리기도 했다. 기원전 6세기 말 참주정의 몰락이후 아테네에서는 민회의 기능과 위상이 강화되어 민회의 회의 장소를 따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기원전 4세기 말에는 아테네가 독립적인 주권을 상실했고 민주정도 더불어 붕괴되었다.민회가 계속 열리기는 했지만 주권을 상실한 이상, 허약한 기구에 불과했다. 프닉스의 번성과 쇠락은 이처럼 민회의 발전과 그 운명을 같이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