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3지구> 변화의 현장을 가다>
1. 2003년 제2기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파주의 교하, 운정 지역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2002년 <파주출판단지(출판도시)>가 만들어진 이후 이어진 파주의 근본적 변화이다. 하지만 교하와 운정 지구 중간에 있던 <운정3지구>는 개발되지 못한 채로 오랫도안 황폐한 땅으로 교하와 운정을 단절시켰을 뿐 아니라, 토지 수용이 되지 못한 사태에 불만을 품은 지역주민의 분노, 급기야는 자살까지 발생시켰다. 한동안의 심각한 갈등을 겪은 후, 이 지역에 KTX-A 파주 기점역(운정중앙역)이 확정되고 연이어 본격적인 <운정3지구>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개발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과 충돌 그리고 정치·행정적 고려를 통한 변화의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인간사의 길항관계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2. 2024년 12월 28(토) KTX-A 운정중앙역> 개통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운정3지구 개발 현장을 답사하기로 했다. 운정3지구 개발은 대략 80% 이상의 공정률을 기록하며 마지막 단계로 돌입하고 있다. 아마도 2025년 말까지는 모두 완성될 듯싶다. 운정과 교하 지구 개발을 통해 파주와 고양의 경계선의 농지는 신도시로 변하였다. 파주의 교하지구, 청석지구 등이 생겨났고, 운정에는 한울마을, 한빛마을, 해솔마을, 가람마을 이라는 아파트 단지가 자리를 잡았다. <운정3지구> 개발은 새로운 아파트 마을을 만들어냈다. ‘해오름마을’, ‘물향기마을’, ‘초롱꽃마을’, 의도적인지 모르지만 과거 아파트 단지의 이름이 두 글자로 지명되었다면 새로 만들어진 아파트는 세 글자인 것이 주목된다.
3. 신도시 아파트가 건설되면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특히 운정3지구는 운정과 교하 신도시 건설 이후 방치된 관계로 시각적으로도 어수선했을 뿐 아니라 이도으이 흐름에 많은 방해요소를 지녔었다. 이제 그러한 장벽은 사라지고 말 그대로 파주 신도시가 하나로 통합된 것이다. 길이 만들어지고, 하천이 정비되고, 아파트 사이를 연결하는 버스노선도 증편되었다. 학생들을 위해 특화된 <파프리카 버스>가 운행되고 좀 더 역동적인 생활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4. 운정3지구 개발의 백미는 무엇보다 <KTX-A 운정중앙역> 건설이다. 교하 지구와 운정 지구 중간에 위치한 이 역은 이제 파주의 중심으로 작동할 것이다. 역 주변은 며칠 앞둔 개통식 준비로 분주하였다. 파주 교통체제도 ‘운정중앙역’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기본적으로 <운정중앙역>과 경의중앙선 <운정역> 사이를 순환하는 노선이 만들어졌고, 파주 각 지역에서 이곳으로 오는 노선들이 신설된 것이다.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30분이 채 안걸리다는 점에서 파주와 서울 사이의 거리와 시간은 같은 서울의 변두리 지역보다 축소되었고 단축되었다. 또한 <운정역>에서 서울로 갈 때 거쳐야 했던 고양과 은평구의 역들을 우회할 수 있는 노선과 충분한 운행횟수는 서울 접근의 편의성을 충분히 높여줄 것이다.
5. <서울역>을 이용하여 기차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나로선 충분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서울역> 접근은 시간, 거리상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 <운정중앙역>과 집 사이의 거리는 걸어서 대략 25-30분 정도 소요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운동한다는 기본으로 이동한다면 그리 부담되는 거리도 아니다. 여행 자체도 기본적으로 걷기를 근간으로 여러 지역의 특징을 발견하는 답사라는 점에서 집과 역 사이의 거리는 적당한 긴장감을 요구하는 적절한 강도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길을 부담없이 걸을 때 나는 정신적, 육체적 노화에서 벗어나 있다는 기준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장소의 변화가 삶의 근본적 도전과 변화에 중요한 계기로 제시된 것이다.
첫댓글 - 환경적 변화는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