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모터아메리카 밥 코스메이
“일본차보다 더 조용한 한국차”
2005 디트로이트 북미 국제모터쇼는 현대자동차가 알라바마에서 생산하는 쏘나타가 발표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행사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현대자동차에게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도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오랜기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 온 일본 메이커들로부터 본격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현대자동차의 성공여부는 앞으로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크게 좌우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모터쇼 기간 중 만난 현대모터아메리카의 CEO 밥 코스메이(Robert Cosmai)에게 알라바마 공장을 비롯한 현대자동차의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들어 보았다.
글·대담/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채영석(이하 채) : 오늘 기자회견에서 내 세운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A Hyundai like you've never seen before.(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현대)”라는 의미를 중심으로 설명한 뉴 쏘나타의 장점은 혹시 “일본차보다 더 조용한 한국차”가 아닌지.
코스메이(이하 코) : 물론 소음 데시벨 비교자료를 제시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안전성을 위한 풍부한 장비를 비롯해 가격 대비 가치에서 토요타의 캄리나 혼다 어코드에 결코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직접 비교를 해도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었다.
채 : 올해 현대자동차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알라바마 공장의 생산 개시일텐데. 이 공장의 특징과 앞으로의 시간 계획은?
코 : 모터쇼장에서 본 뉴 쏘나타는 알라바마 공장에서 만든 것이다. 그때 설명했듯이 이미 시험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연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공장으로써 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공장에는 약 600여개의 팀이 있는데 이 팀들이 모두 한국을 다녀왔다. 그들은 한국의 가정에 머무르면서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에서 자동차에 대해 일하는 자세를 배웠다. 현재까지 당초 계획대로 모든 문제가 진행되고 있다.
채 : 작년 현대자동차가 J.D.파워 등 미국의 품질조사기관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으며 품질좋은 차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와 이곳 미국의 알라바마에서 생산되는 차간의 품질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코 : 아직 알라바마 공장이 완전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에 그에 대해 답변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시설 자체로는 한국의 아산 공장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아산공장에 존재 하지 않는 첨단 장비도 적지 않다. 차체 공장의 경우는 100% 로봇에 의해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장공정도 360도 회전하여 통과하는 공정 등이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캘리포니아에 이어 1억 1,700만 달러를 투자해 디트로이트 앤아버 지역에 테크니컬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그 외에도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에 프루빙 그라운드를 건립하고 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최근 품질이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품질에 대한 이미지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채 : 알라바마공장 준공을 계기로 현대자동차의 북미시장 목표가 달라지지는 않았는지.
코 : 2005년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17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 현대자동차는 2004년 41만 8,615대를 판매했는데 48만 5천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2006년에는 50만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 :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뉴 모델 공세가 필요할텐데, 현대는 최근 이렇다할 뉴 모델이 없이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작년 이야기한데로 6개월에 뉴 모델 한 대씩을 투입할 계획인가?
코스 : 그렇지 않다. 그 계획을 더 압축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4·7이 그것인데 이는 24개월 안해 7개의 뉴 모델을 출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전략이긴 하지만 판매 신장을 위해서는 뉴 모델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지난 가을 투싼의 출시부터 시작되는데 봄에는 알라바마 공장에서 뉴 쏘나타가 나오게 되며 7∼8월 경에는 엑센트 풀 모델체인지 판이 데뷔한다. 그리고 XG의 후속이 9월 경에 등장하며 11월에는 새로운 미니밴을 출시하게 된다. 올해만 해도 뉴 모델을 네 개가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어서 내년에는 1사분기 중에 싼타페 후속 모델을, 이어서 아반떼XD(수출명 :엘란트라)가 기다리고 있다.
채 : 토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별도의 브랜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대모터아메리카와 서울 현대자동차 사이에 이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센티넬이라는 가칭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해 설명해 달라.
코 : 이견이 있다는 것은 언론이 앞서간 것이다.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금도 다각적인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현대자동차가 럭셔리 혹은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도 진출해야햐는 것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은 현대모터아메리카가 한국의 현대자동차나 같은 생각이다. 지금 현대자동차가 해야 할 일은 품질 및 제품력 향상에 가장 노력을 해야 할 때다. 거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채 :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모델들에 대해 인증중고차(편집자 주 : 인증중고차란 렌트카나 리스로 판매된 차가 다시 회사로 돌아왔을 때 일정 수준의 검사를 해 차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메이커에서 인증을 해 품질보증기간을 늘려 중고차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를 할 계획은?
코 : 지금은 한 두 개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확대해야한다. 딜러 전체 판매량의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최초 구매자에 한해 10년 10만 마일의 파워 트레인 품질보증기간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차를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을 경우에는 전체 5년 6만 마일의 품질보증기간이 적용된다. 인증중고차의 장점은 인증중고차를 구입함으로서 무상보증수리기간이 연장된다는 것인데 현대차의 경우는 타사의 인증보증기간을 상회함으로 지금으로서는 굳이 인증중고차제도를 확대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채 : 10년 10만 마일 품질보증기간을 2008년까지 제공하기로 연장했는데 그에 대해서는 변화의 가능성은 있는가?
코 : 2008년까지 실시하는 방안 이외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
채 : 일본차가 다시 저가 모델을 만들어 현대차를 공격해 오고 있는데 그에 대한 대응은?
코 : 토요타의 저가 브랜드인 사이언과 동급 세그먼트 모델이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50%에 달했었다. 현대차로 이야기하면 엑센트의 판매비율이 수년 전에는 50% 가까이 되었으나 지금은 15%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차가 그만큼 평균 판매가격이 인상되었다는 얘기이다. 때문에 일본의 저가 브랜드로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채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코 :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있어 시설과 공유하고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지만 두 브랜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분리되어 운영하고 있다. 더욱 차별화를 진행시킬 것이며 경쟁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그 때문에 연구소의 디자인 팀도 현대와 기아가 분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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