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 방송에 황새들이 많이 날아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검색을 통하여 전남 해남군 농경지에 날아온 수많은 황새의 무리를 보았다
제작년쯤인가
부산 을숙도에 날아온 단 한마리의 황새
멸종의 위기에 처한 황새의 외로운 날개짓을 가슴 아프게 바라본적이 있었는데
57마리의 황새출현은 나에게 쇼킹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너무 반갑고 기쁜생각과 함께 마음 한켠으로 밀려오는 불안감은 무었때문일까
모든 자연이 그러하듯 새의 생태계 역시 정직하다
항상 있을 자리에 있어야하고 없는 자리엔 없는 것이다
자연 기후는 사람들이 간섭을 하였을땐 태풍이라든가 지구온난화라는 기상이변을 톨하여 사람들에게 무서운 형벌을 가한다
계절을 오가는 철새들은 이런 자연의 대 재앙을 계체수의 변화로 우리들에게 예시해주는 전령사인 것을.........
어떤 환경의 변수로 많은 무리의 황새가 나타났는지 갑자기 조바심이 났다
각별한 새 사랑으로 사람들에겐 까다롭다는 이유로 마찰이 많은 닐 무어스에게 연락하여
당장에 해남으로 출발하자 하였더니 지금 강의중이란다
19일 아침 6시에 만나 출발을 약속하고 저녁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런...... 도통 잠이 오지 않는건 아마도 갑자기 나타난 황새때문에 놀란모양이었다
밤 2 시 가 넘어서 잠이 드는둥 마는둥 설치고
5시에 기상하여 약속장소로 나가 닐과 함께 새벽 고속도로의 공기를 뜷고 달렸다
한참을 가고 있는데 광주 kbs방송 기자에게서 걸려온 전화,
이번 황새를 촬영했던 방송팀인데 황새출현을 계기로 전국 습지와 부산 을숙도의 생태계 복원과 관련하여
특집방영을 한다고 인터뷰를 위해 부산에 촬영팀이 도착했다는 전화였다
나는 지금 해남으로로 갔다가 저녁에 올라와야하니
인터뷰는 하기 힘든 상황이라 하였더니 하루 기다렸다 인터뷰 하고 간단다
해남 다녀오면 피곤하겠지만
습지와 새들의 보호차원을 취지로 하는 생태특집 프로그램이라 그러자고 약속을 하고 가던길을 재촉하였다
닐은 기왕이면 가는 길이니 경남 산청에 들러 호사비오리를 보고가잔다
호사비오리 역시 몇년전 한국에서 드물게 나타나서 관찰되었던 물고기를 사냥하는 잠수성 조류이다
남강본류 옆으로 논길로 헤매이며
거의 바다비오리와 흡사한 호사비오리를 관찰하고
을숙도에선 관찰하기 힘든 독수리들의 모습도 보며 다시 진주로 나와 전남으로 향했다
다시 광주에 들러
먹황새를 잠시 보고가자던 닐의 제안에 갈길이 바쁘지만 먹황새는나도 보고싶었던 터라 대동호로 들어 갔는데
이게 왠일..... 곳곳에 낚시하는 사람들로 저수지 주위는 산만하고 먹황새는 볼 수 없었고
다시 목적지인 해남을 향해
보지못해 아쉬운 먹황새의 모습은 주변 경관을 그리며 그속에서 노니는 모습을 상상만 하며 떠났다
최종목적지인 해남 금호호 간척지에 도착한 시간은 5시가 조금 넘고 조금만 있으면 해는 기울어 탐조는 불가능하니
마음만 조급하다 이 넓은 간척지 어디에서 황새를 찾아야할지.....
닐과 둘이 머리를 맞대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황새가 있을만한 자리를 찾기시작했고
잠시 후 수백마리의 백로, 수십마리의 노랑부리 저어새 무리에 섞여있는 황새 두 마리를 발견했다
황새는 잠시 모습만 보여주곤 날아올라 우리 머리위를 한 바퀴 선회하곤 자기네 무리를 향해 산을 넘어 날개짓을 한다
우리 머리위를 선회 하며
황새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리는 듯 하였다
아마도....아마도..... 오래지 않은 시간에 우리들을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참동인 황새가 넘어간 산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동안 해는 서산을 넘어가 어둑어둑 어둠이 깃든다
조사결과 다행인것은 우려했던 타 지역의 환경파괴로 황새가 해남으로 몰려온게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황새의 이동시기중 몇일간 일기불순으로 인해 잠시 해남에 머물며
농사가 끝난 논에 물을 대며 트랙터로 갈아 엎고있어 미꾸리지 등 황새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게 생긴 해남 농경지에서 쉬어간 것이었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 오는길 섬진강 휴게실에 들러 잠시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해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황새를 보며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만 상상할 것이고
안타까운 날개짓으로 인간들에게 자연과의 공존을 외치고 있다는 것은 모르겠지..........
언제인가 명지갯벌 철새 서식처에서 낚시하던 낚시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여기서 낚시하면 철새들이 먹이활동을 못해 충분한 에너지를 저장 못하여
이동하는 도중 체력이 떨어져 죽는 수가 많으니 하지마라 하였더니 '사람이 살아야 철새도 산다'
이 무슨 괘변이란 말인가 사람은 취미로 또는 편리함을 위해
자연을 훼손시키지만 철새들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자연이 파괴되면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것을..........
부산에 도착하니 밤 두 시...
21시간의 운전을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자고 있는데
아침 일찍 내 휴대폰에서 벨소리인 로망스가 흘러나온다 'kbs방송팀인데요'.....-.-;;;
몇일 강행군에 팔 다리 허리 머리 온 전신 안 쑤시는데가 없구만.......
카페 게시글
새들과함께사는세상
21시간의 운전(해남 탐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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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다녀 오셨다니 다행. ^^
같은 날 황새를 관찰했었군요.. 금호호에 2마리, 영암호에 12마리가 있었습니다. 57마리는 잘못본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34마리정도로...
가까이에서 황새를 관찰하시는 하태석님이 참으로 부럽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황새를 만난 기억이 없기에 해남에 찾아오는 황새를 탐조하러 갈 계획을 세워서 올해는 저도 황새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
새는 생태계의 정수리에 속하기에 한종의 새가 멸종하는데는 100여종이상의 생물들이 멸종하고서야 새가 멸종한다고 하는데 이렇듯 멸종의 위기에 처한 새가 날로 늘어 나고 있으니 우리 인간인들 온전히 이 지구상에 발버티고 설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환경지킴이의 한사람으로 심히 가슴아프네요...
그래도 귀한 기행이 된듯하니...좋은 시간 되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