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엄마인가?
요즘 엄마들의 유형을 알기 쉽게 운전형태에 비교해서 풀어본다.
총알택시형 엄마
총알택시의 특징은 무엇인가?
속도를 위반하고 총알처럼 횡휭 날아가는 것.
그래서 총알택시는 사고가 많이 난다. 지극히 위험하다.
갓 돌 지난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다고 혀 수술을 하는 엄마.
어디 영어뿐인가? 중국어, 프랑스어‥‥‥‥
우리 나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엄마들은 너무도 성급하다.
아이를 그렇게 속성재배해서 뭘 만들 작정인가?
나는 지하철 속에서 그런 엄마를 만난 적이 있다 .
20대 후반의 젊은 아가씨형 엄마였다.
그녀의 손에는 그림책이 들려있었다.
그녀는 앞에 안고 있는 아이에게 물었다.
이게 뭐지?
사과그림이 그려진 그것을 보고
돌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애쁠! 애쁠!
아, 저 아이는 저 대답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과 낮을 엄마에게 시달려야 했을까?
과연 저 아이는 행복할까?
이담에 반드시 성공할까? 나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아이는 엄마의 속성재배에 질려서
언젠가는 반항을 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터무니없이 어린 시절에 배운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속도'다.
그 시기에 맞는 속도와 배움이 있다.
총알택시형 엄마는
아이를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사고의 위험이 있다.
음주운전형 엄마
음주운전의 특징은 무엇인가?
술을 먹었기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갈지 자로 흔들흔들 운전하는 것이다.
음주운전형 엄마도 마찬가지,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아이를 대한다.
남편하고 싸워 기분이 엉망일 땐 아이를 쥐 잡듯한다.
내가 너 땜에 참고 사는 거 알아? 몰라? 이 놈의 짜슥아!
아이고, 못 살아. 저 새끼만 아니면 내 당장 갈라설텐데!
그리고 동창회라도 가는 날이면 기분이 삼삼해서 눈이 흐물흐물해진다.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하면서 아이를 향해 코맹맹이 목소리로 속삭인다.
얘, 엄마가 밤늦게 올 거야.
너 이거 가지고 자장면 시켜먹고 친구들하고 놀아라 응?
엄마, 어때? 이뻐? 영화배우같아? 오늘 모인 사람들중에서 젤 이쁘겠쥐?
아이는 엄마의 갈팡질팡 운전, 일관성 없는 태도에 심히 흔들린다.
어떤 것이 엄마의 진짜 모습이람?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아이를 헛갈리게 하지 마라.
끼어들기 운전형 엄마
기어들기 운전의 특징은 무엇인가?
남이 운전하고 있는 중간 중간에 마구잡이로 덤비고 끼어드는 것.
자기 자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염치없이 덤벼든다.
엄마들도 마찬가지,
내가 얼마 전 새벽버스를 타고 강의하러 가던 중이었다.
내 옆에 앉은 젊은 엄마가 핸드폰으로 집에 있는 아이와 통화중이었다.
엄마가 일이 있어서 지금 어디 가는 중이야.
너 학교갈 때 냉장고에 우유꺼내서 마셔.
그리고 토스트 해 놨으니까 하나 먹고. 알았지?
참, 학교갈 때 옷은 빨간 청바지 있지?
그거 입고 위에 티셔츠는 하얀 거 입어,
왜 저번에 니 생일 때 이모가 사다 준 티셔츠 있잖아?
옷걸이에 걸어놨어. 찾아보면 금방 있을 거야.
그리고 학교갔다 집에 오면 TV부터 보지 말고
공책에 영어 알파벳 10장 써 놔.
엄마가 들어가서 검사할거야. 알았어?
빨리 일어나서 준비하고 학교가. 엄마가 말한 대로 다 해야 해?
엄마는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사사건건 간섭하고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옷 입는 것까지 이래라 저래라 아예 아이를 로봇으로 만들고 있었다.
저 아이는 과연 스스로 생각하고 인생을 꾸려갈 능력이 생길까?
아이가 지닌 기능은 퇴화되고 내성적, 소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왜 엄마는 아이를 믿지 못하고 사사건건 기어들어 간섭하는 것일까?
그런 엄마는 아이를 사람이 아니 라 로봇으로 취급하는 엄마다.
중앙선 침범형 엄마
중앙선 침범운전의 특징은 무엇인가?
'여긴 들어가면 안됩니다.' 라고 말하듯 노란 선이 그어져 있는 곳.
그곳에 겁도 없이 들어가는 운전은, 그야말로 노란 딱지감이다.
엄마들도 마찬가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
결코 아이를 위해서도 나라의 질서를 위해서도 삼가야 할 일을
거침없이 하는 엄마들이 있다.
이를테면 선생님한테 봉투 갖다주고 나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
내가 선생님한테 약 먹여 놨으니 너한테 잘해 줄 거야.
오늘 칭찬 몇 번하대? 그리고 학력위조해서 대학 보내는 엄마들,
우리 나라에서도 사회 저명인사들이 그런 짓 잘한다.
신문에 나고 얼굴 뒤집어쓰고 검찰에 불려 가는 엄마들.
중앙선 침범 중에서도 가장 최상급은,
군대 안 보내고 빼돌리는 엄마들.
고위층 엄마들이 특히 자기자식 군대보내면 죽는 줄 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군대를 빼돌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쓴다.
나는 말해주고 싶다. 남자아이는 군대가야 진짜 사나이 된다.
그리고 여자들도 기간을 짧게 해서라도 군대갔으면 좋겠다.
요즘 일부러 돈 내고 해병대 극기훈련에 보내는 부모들도 있다.
아이들에게 강력한 힘을 키워주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해 주는 것이다.
일부러 어려운 훈련을 시키는 부모들도 있는데
마땅히 국민의 의무인 군대를 못 가게 하는 부모들,
이들은 불량부모다.
제발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 중앙선 침범은 하지 말자.
뺑소니운전형 엄마
뺑소니운전의 특징은 무엇인가?
사고가 나면 우선 그 일을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도망부터 친다.
엄마들도 마찬가지.
뭔가 자기 맘에 안 들면 자식으로부터 도피하는 엄마,
넌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니?
넌 내 자식도 아냐! 쯧쯧∼∼ 지 아빨 닮아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아이고 속 터져! 아이들이 닮으면 누굴 닮겠는가?
결국 엄마 아니면 아빠를 닮지 않겠는가?
아이가 맘에 들면 나 닮았다 서로 난리고
맘에 안 들면 상대방 닮았다고 손사래를 쳐대는 부모.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카피라이터 / 최 윤 희
2003 년 7 월 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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