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올레길
영도는 부산 자갈치 앞바다에 떠 있는 커다란 섬이다.
원래의 이름은 절영도라고 하는 섬이었으나 일본사람들이 다리로 육지와 이었으니 지금은 섬이라는 개념은 별로 없고 그냥 영도라고 부르고 60만이 넘는 인구에 살고 있으니 대단한 섬이다.
요즘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것이 올레길이다.
지자체마다 올레길을 개발하여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으니 이것이 대세라고 표현해도 무리는 없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로 환영할만한 일을 아니라는 생각이다.
길은 사람들이 만들어 아주 작은 부분만을 이용하여 걷도록 조성되었을 때 멋있는 것이지 인공의 맛을 가미하여 억지로 만들어 멋있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조금은 역겨운 냄새가 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제주도에서 유래된 올레라는 제주 말이 어느새 우리나라의 유명한 트렌드로 자리 잡아 표준어처럼 쓰이는 말이 올레길인 것 같다.
각 지자체들이 개발하여 사람들이 다녀와서 입소문으로 유명한 곳이 부산에만 해도 여러 곳 있지만 인위적인 올레길을 개발하는 것은 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 보면 재앙임에도 민선 자치단체장들의 자기 PR용으로 다투어 만들고 있고 영도에도 올레길이 있다고 하기에 친구들과 함께 가보기로 하고 영도구 남항동 반도보라아파트 뒤에서 시작하여 중리까지 이어진 올레길 체험에 나섰다.
남항동 출발지에 섰을 때 해무가 심했다.
바다에 해무가 심하게 발생하여 온 천지를 진 안개 속에 품고 있으니 보이는 것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길과 들리는 것은 바다에 쓸리는 자갈의 몸부림치는 소리뿐이었다.
간혹 안개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색감이 전혀 없는 회색 이었을 뿐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해무는 짙게 드리웠고 가슴팍을 짓누르는 더운 기운만이 깊이 폐를 자극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인간의 길은 아니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인간이 갈 수 있도록 허락하였고 자연은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기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나 위험한 길임에 틀림이 없다.
각양각색의 모습을 한 바윗돌과 모래톱 어디서 와서 예쁘게 달아 바닷물에 유영하는지 모를 바윗돌은 멀리서 인간이 바라다보면서 즐겼으면 하는 바램쯤으로 살아왔을 터지만 인간은 허락 없이 다가가고 아무렇게 길을 내어 올레길이라고 명명하고 사람을 자꾸만 부르고 있으니 조금은 웃긴다는 생각을 해본다.
풍광은 참으로 아름답다.
시간 속에서 바람과 바닷물이 만들어 놓은 해안의 모습은 절경이다.
다양한 모습의 바윗돌, 언덕배기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 깨끗한 백사장과 작은 협곡 사이로 쉼 없이 오가는 바닷물의 풍경이 정겹다.
오르는 길과 내리는 길이 상존하며 작은 쉼터가 잘 정비되어 보기에는 어느 한곳 나무랄 데가 없는 완벽한 길이지만 왠지 모르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인공의 맛을 가미하여 다리를 놓고 계단을 만들고 썩은 폐타이어 조각들을 덧칠하여 인간이 쉽게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했을까하는 의문이다.
그냥 내버려두고 용기 있는 자 오솔길 살며시 내려들어 잠깐 휴식하고 가면 자연은 또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으면 될 것을 쇠로 망치질하고 다리 놓고 시멘트로 짓뭉개 길을 만들어 쉬이 와서 함부로 내달려도 된다는 허락은 자연이 한 것은 아닐진대
배타고 가면서 아름다운 저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들의 기대는 어디에 버려두고 가야하는지 인간의 간섭 없이 바윗돌에 내려 앉아 아픈 날개 쉬고 가던 갈매기의 자유쯤은 무참히 밟아버려도 상관없는 일인지 모르지만 너무 많은 곳을 개발이라고 하는 미명아래 뭉개버린 것이 아쉽다.
쉽게 옮길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사람은 좋아 할지 모른다.
우리가 좋아서 춤추고 날뛸 때 자연은 언젠가 인간이 한 짓에 대하여 벌하려함을 잊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서해안의 그 유명한 해수욕장들이 황폐화를 우리는 언론의 보도로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자연은 그들이 만든 모습에 인간의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자연을 아무렇게 재단하려 들지만 자연의 그들이 가진 자존심이 상처받으면 반듯이 재앙을 일으켜 인간의 무모함을 벌하였을 뿐 아니라 그대로 모습으로 회귀하고픈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람길, 물길. 이것은 그들이 태초에 만들어 사용해온 그들 고유의 길이다.
그곳에 인간이 아무렇지 않게 메스를 가한다면 자연은 결국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린 개발이라고 하는 미명하에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수많은 사람이 오는 길이니 좋은 길 일거라는 믿음을 가져 보고 싶지만 너무나 많은 부분을 인간 마음대로 재단한 흔적이 보여 해무 속에서 걸어본 길은 나의 가슴에 좋은 느낌으로 남아들지는 않았다.
자연의 풍광은 너무나 아름답다.
세월을 낚는 낚시꾼의 유유자적한 모습에서, 쉼 없이 밀려와서 밀려가는 파도의 모습에서 우리는 쉼이라고 하는 여유가 한결 가깝게 다가옴을 느끼고 다정히 맞잡은 손길이 있어 행복한 한 나절의 동행에 가슴 벅차지만 왠지 모를 인위적인 올레길에서 마음 한 곳이 아쉽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마다의 생각이 다르니 느낌도 분명 다르겠지요.
함께 한 사람들은 좋다는 표현을 하고 있으니 한번쯤 가보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안선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으니 좋다는 생각은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남항동에서 중리까기 걸어가서 113번 버스를 타고 자갈치 회 센터에 와서 싱싱한 생선회를 안주삼아 마시는 소주 맛은 다른 때와는 달리 달콤하고 시원합니다.
같이 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끝난 영도 올레길 화창한 날 가보면 오늘처럼의 느낌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전하면서 접습니다.
첫댓글 진짜 멋있네 그런데을 어찌알았데요 알면 우리에게도 소개싴켜줘야죠.
담에 같이 가요.. 날씨가 좋은날 가면 경치가 아주 좋을겁니다. 해무가 짙은 날 가서 별로 주위가 안보였어요....
중간에서 한번 걸어봤는데 인공적이긴 했지만요 그래도 주위풍광은 좋던데요~~
가보셨구나...언제갔지 ..날시좋은날 가면 대게 좋을것같았어.. 함께 가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회는 자갈치에서 먹어요 ㅎㅎ
송도 남항다리건너 새애인? 하고 걸어봤지롱 알란가몰것네ㅎㅎㅎ
부산에도 이렇게 멋있는풍경괴 어울러진 길이있는데도 한번 가보지못했네요. 꼭 한번 걸어봐야겠네요. 울 지기님은 항상 자상한 가장이시고,,편안한 친구인것 같네요....
넘 극찬하신다... 감사한건지 소쿠리 비행기 태우는것은 아니죠 ㅎㅎ 댕큐
올만에 들어보는 소쿠리뱅기 맞는것 같은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