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풀로 서울마라톤 참가(3′58′21)한후
코로나로 부상과 회복의 시간을 거치면서,
몸도 마음도 단련시키고
다시금 광화문 광장에 발을 딛일 수 있게 되었다.
대회 2주를 앞두고 뜨끔
왼쪽 햄스트링과 오금자리에 통증이 발생
부상의 여파를 잘 알기에, 훈련을 쉬면서
시간을 보내고 대회전 3번정도의 짧은 훈련을 하였다.
그 동안 훈련과 대회를 통해
설정한 목표가 있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겁이나
처음 계획한 예상기록보다 목표를 낮추기로 결심했다.
햄스트링과 오금자리, 사무국장의 일로
신경이 예민한 상태
부상이후 다시 도전하니 들뜬 상태
그래도 무엇보다 달릴 수 있다라는 감사함이
대회를 앞두고 무엇보다 컸다.
테이퍼링과 카보로딩도 잘 끝내고 컨디션도 괜찮았다.
새벽 3시 버스 시간에 맞춰서 출발
광화문 광장에 이르게 도착해서
몸풀기도하고 맘도 추스르면서 기다리다
B그룹 앞부분에서 8시 4분에 출발하였다.
손목에 통과시간(하프, 30, 35, 40km)을 적어놓고
시계는 랩페이스와 평균페이스, 총시간으로 설정
처음 5km까지는 5초 느리게 4′40 출발
5km 지난후 1초씩 올리면서, 35키로 지날때
몸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설정하자 계획하고 출발했다.
이게 나의 첫 번째 실수
5km마다 1초를 올리면서 몸에 적응을 해가라고 했는데
구간 구간별로 페이스를 올려야 하는 것을
분명 5km 구간에 계획한것이 안되었으면 무시하고
다시금 구간 페이스를 올리라고 했는데
왜 평균 페이스가 눈에 밟혔는지...
건물과 사람들도 많아 GPS가 잘 안잡히고
랩 페이스도 들쑥날쑥
시계는 주로에 있는 거리보다 일찍 울리면서
구간 페이스는 시야에 안들어오고, 나도 모르게
평균페이스를 1초씩 올리고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달려도
평균 페이스를 1초 줄이기가 힘들었다.(4′38)
10키로 지나고 12키로가 지나도
평균 페이스는 겨우 1초가 당겨질뿐(4′37)
다시금 1초를 당기는데 한참이나 지나야했다. (하프 4′35)
레이스중 첫 번째 잘한점
2키로를 지나 연성이와 만나 같이 가다보니
내 생각보다는 페이스가 살짝 빨라 뒤로 물러났다.
아마도 연성이는 싱글 목표로
페이스를 잡았나보다 생각하고
난 15분안으로 잡아서 연성이를 보내기로 했다.
예전같으면 같이 가는데까지 가보자 하는 맘이 들고
행동했겠지만, 오버페이스를 하면 어찌되는지도 알고
서두르다 보면 맘도 급해져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그러다보면 햄스트링도 올라올지 몰라
나의 페이스로 가기로 했다.
두 번째 실수
주최측에서 물을 플라스틱 컵으로 줬는데
평소 종이컵을 접어서 마시는 습관을 해서
(한 모금에 입을 헹구고 반 모금만 마시는)
플라스틱 컵 잡기도 힘든데, 물이 벌컥 들어오고
그 컵들이 바닥에 굴러다니니
밟아 미끄러질까봐 몸에 힘이 들어가고...
공지에 있었는데 미리 연습을 안하고
평소처럼 했더니 급수 후 페이스가
다른 대회때보다 쉽게 잡히지 않았다.
두 번째 잘한점
주로에서 나의 페이스와 케이던스 비슷한 사람 찾기
하프를 지나고 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들중
대부분 남자다
남자들은 동작이 의외로 커서 비슷한 사람 찾기가 힘들고
아무래도 여자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맞춰서 따라가면
페이스를 쪼끔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번엔 나의 길을 가기위해 케이던스가 아무리 맞아도
쫓아가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나중에는 구급 페이싱 여자분 강쌤인가?
남자분이 같이 페메를 하는데 35키로까지
감사하게 잘 따라갔다.
(35키로 지나 여자분은 뒤로 처져버렸다.)
그런데 그 구급 페이싱 여자분이 세 번째 실수가 되버렸다.
큰 풍선이 바람으로 앞을 가리고, 풍선이 머리를 쿵쿵
급수대에서는 풍선으로 물 잡기가...푸하하하
빨리 벗어났어야 했다.
세 번째 잘한점
37키로를 지나 내리막이 나왔을 때 앞서가던 두 주자를
따라가지 않고 페이스를 조금 낮췄다.
긴 시간 달려온 다리가 내리막을 만나니
앞쪽 근육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였고,
내리막을 무작정 달리다가 오르막과 평지를 만나면
근육들이 더 올라온다고 생각하는것보다
페이스를 낮춰서 통과해야한다고
선배님들의 평상시에 조언을 해둔 것을
기억하고 페이스를 일부러 낮췄다.
결국 앞선 두 남성주자 어느정도 가다가 잡혔다.
마지막으로 잘한점
끝까지 걷지 않고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울 남성 회원들 한분한분 잡으면서
파워젤을 줄이는 방법으로 달리니
다른때보다 거리감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실수 아닌 실수이며 아쉬운 부분
첫 번째 32키로부터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햄스트링도 올라오고 페이스도 떨어지면서
자신과 타협을 하게 되었다.
속도를 올리면 햄스트링과 오금이 더 올라올까봐
미리 겁먹고 페이스를 안 올렸다.
피니쉬에 도착하고 주워들은 것처럼
쿨다운 하려고 시계를 누르고 런하는데 연성이를 만났다.
연성이는 제대로 걷지고 못하고 몇발자국 가면 멈추고
다시금 걷고 그 모습을 보면서
′아 나는 90%이상 최선을 안했구나 도착하자마자
쿨다운 시계를 누르면서 다시금 달리려고 하다니...′
두 번째 잠실역 사거리를 지나고 3키로가 남지 않은
연습할때처럼 1초라도 빌드업을 하려고 했으나
뜻밖의 맞바람으로 페이스가 뒤로 밀려버렸다.
바람을 막아줄 이들도 없고 그 속을 뚫고 피니쉬까지 가는데
이게 아닌데 이게...
초조함이 15분 안에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훈련 부족
그 무엇보다도 나의 실수이며 아쉬운 부분
훈련을 했다고 했으나,
체계적인 훈련이 덜 되어있는 상태와 멘탈이 흔들린 것이다.
심박수와 호흡은 크게 힘들지는 않아
자세도 생각보다 잘 잡았는데 다리가 뒤따라오지 못하였다.
엉덩이까지는 안뺐는데도
정작 다리가 앞으로 들어지지 않았다.
다시금 느낀
마라톤은 그 어느 운동보다 정직하다.
평소에 자기가 훈련한 만큼
훈련한 방식
훈련할 때 멘탈이
그 거리까지만 유지가 된다.
그 이후부터는 극강의 고통과
정신과 육체가 이탈되는 아찔한 경험을 하게되고
그 경험이 추후에 나를 돌아보게 되는
그 경험으로 겸손해지고,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스포츠이다.
정식기록인 2022 JTBC마라톤 3′26′10초에서
3′16′57초로 이번 대회에서 PB를 세웠다.
잘한 것은 충분히 칭찬하며 아쉬움에 머물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스리면서 회복시간을 가지고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훈련 계획도 세우면서
이번 2024 서울마라톤을 마무리 해야겠다.
그 공간과 그 시간속에
우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 이야기를 함께 쓴 이들과
그 이야기를 쓰도록 도와준 이들과
그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응원해주는 이들로
행복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낸 날이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첫댓글 그쵸. 참 정직한 운동이죠. 무리하지않은 거는 정말 잘한듯. PB 축하드리고 담번 몸이 잘 회복되고 컨디션이 좋아서 밀어부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거예요. 수고하셨어요.
Festina lente.
많이 배우고 많이 깨달으면서
앞으로 나아갈수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앞으로도 쭉이요~
정직한 운동이라는걸다시금 깨달은 동아~~^^
부상딛고 PB세운걸 축하해~~
누구보다가까이서 애쓰는걸봐서
대단한은희라고느낌~~굳~~
잘한거~실수를 알고 기록하는 성실함
다음번엔더 기록이 잘나올수있을거라믿어
애썼어~~~
항시 응원해주고 북돋아줘서 든든한 언니
내년에는 같이 해보게요~
멋지다
런너 Mrs Lee ㅡ
기대보다잘하고 예상보다더풍성할때 속깊은곳에서 북받쳐오는 기쁨과미소가 계속나온다
언젠가 어느기자가 내게물었다 아내의장점두가지만대보라고 난 기다림의긴공간과 순종의침묵이 아름답다며 말했던기억이난다
문득 그때의일이떠오르는건 왜지? 하하하
너무나 빠른 세상에서 기다림이란
결코 쉽지만은 않은것 같아요
끝까지 믿어주시고
조언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쉬 썬으니~~~ 해낼줄 알았음
더 이상도 충분함~~~
멋찝니다 쭉쭉 뻗어가세요
회복 잘해서 내년에는 함께 이루어보게
나도 많이 많이 응원을 보낼테니~
멋지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거맞죠~~^^
언니만큼 성실하기는 힘들지만 즐기며 응원하며 함께할께요💕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지만
처음의 열정은 그대로이니 울 함께 해 보게~
글을 그리다보니 내가 뛴느낌이네
세포 하나하나 터지는듯
뭉쿨하구만
인자 좀더 멀리 높게 가자~
아직 갈길은 멀지만 그 길을 응원해주시고
한걸음씩 내딛게 도와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다시금 화이팅해보겠습니다.
살림 맞아 회원들 챙기고, 부상과 타협하면서 멋진 레이스 수고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저또한 기댈수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전마클의 모든 일정 을 이끌어가면서도 개인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해요 부상관리 잘 해가며 오래도록 전마클의 여성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길~~👍
저는 전마클 여성 길잡이
언니는 제 길잡이가 되어주세요~😊😍
대단한 열정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최고 기록 갱신 축하 축하 합니다.
선배님들이 하나씩 하나씩 알려주시며
앞에서 이끌어주신 덕분이지요.
다음 기록 갱신을 위해
더 힘찬 응원해주세요.
부상으로 휴식한게 오히려 점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거같네~
열심히 성실하게 훈련한 결과고 넘넘 멋짐~~👍👍👍
나는 극강으로 힘들게 뛰어본적이 있나? 싶어서 찔리네...😂😂
삼국장일도 본연의 달리기도 모두 최고~~👍👍
부상과 회복이 저에게 소중함과
훈련의 방법을 알려줘
차츰차츰 올라갈수 있었던것 같아요.
그때는 몸도 마음도 힘들었는데
결과를 보니 작년 부상이 예방접종이 된듯요.
언니도 지금 그 단계이니 힘내세요.
시작하면 몸이 기억하니 금새 예전처럼
잘하실겁니다. 화이팅~~
3시간 16분 동안. 너무너무 생각과 계획이. 많았네요^^
저는 생각없이. 막 달리자 주의인데 ㅡ
다음 도전때는 간략하게 계획 세워서 달려보세요.
생각하면서 칼로리 소비되서. 당 떨어 질듯
넵. 머리싸움도 에너지 소모가 크다고하니 (사탕은 짐이고하니...🤣😂)
담부터는 간략하게 하는것으로요~ 감사합니다.
생생한일지 잘보고갑니다
앞으로도 더발전하는모습 기대합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옆에서 잘 이끌어주세요~
우와~~ 👍👍👍 감사합니다!!! 🙏🙏🙏
제가 더 감사합니다. 😊
저두 다시 차근차근 준비해서 ~
꼭 ~~ 목표 달성 하겠습니다.
이번에 제일 아쉬운 1인.
다시한번 힘내보게
쫒아오는 이가 있어야
나도 번쩍 정신이 들지~ 🤣🤣
무언가....현장에서 다시 뛰고있는 그런느낌적인느낌...은희널보고 가치있는운동을하는 우리 같이가자...라고 말하고싶었는데...너의목표와 계획이있을거라 생각하였기에 함께하자 말을 못했어...충분히 너가 얼마나 힘든시간속에서 재활훈련도하면서 이겨냈는지 알아...도전이란 두단어가 포기는 아니니 우리 담 목표를 그이상의 꿈을 담아 싱글에...스텝바이스텝 24년에 꼭 해내보자~~수고했어 은희야~👍👍
늘 나보다 더 나를 걱정해주는 칭구
그래 우리 같은곳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힘과 응원을 보내며
서로에게 더 좋은 칭구이자 도전자로...
함 해보자.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