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반댓말은 교만이다. 성경에서 교만은 믿음의 반대 개념이다."
존 비비어의 책 < 은혜 >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말한다.
분명히 겸손과 믿음은 함께 다닌다. 교만과 불신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그분보다 더 잘 안다는 것이며, 그분의 판단보다 내 판단을 더 믿는 것이다. 그래서 불신은 다름아닌 위장된 교만이다.
그렇다. 그의 말을 듣고보니 더욱 그렇다.
겸손은 믿음과 함께 간다. 겸손한 사람은 잘 믿는다. 하나님의 말씀도 잘 믿고, 선생님의 말도 잘 따른다.
겸손하기 때문이다. 자기자신보다 그분들의 판단을 더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믿음이 잘 들어간다.
그런데 교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 누가 뭐래도 고개를 흔들며 무시한다. 비웃는다, 비아냥거린다. 코웃음을 치고만다. 자기생각과 다르면 도무지 받아들이려 하질 않는다.
불신이다. 불신은 곧 교만이라는 말이 그래서 이해가 된다.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시는 사람이 교만한 사람이다. 하나님이 제일 미워하시는 죄 또한 교만이다.
C.S. 루이스의 말이 생각난다.
" 성적인 부정, 분노, 탐욕, 술 취함 같은 것들도 물론 악이지만, 이 악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이 악은 바로 교만이다."
그의 책 < 순전한 기독교 >에서 한 말이다.
그는 말한다. 사탄은 우리로 하여금 교만하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속에 교만이라는 독재정권을 세울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순결하고 절제하며 용감하게 사는 것쯤은 봐줄 수 있다고..
암을 유발시킬 수만 있다면, 암으로 인해 고통당하게 할 수만 있다면, 웬만한 위장병이나 동상 정도가 치료되는 것은 얼마든지 봐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는 또 말한다. 덜 나쁜 악들은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지만, 교만은 동물적 본성을 통해 오는 것이 아니라, 지옥에서 곧장 나오는 순전히 영적인 악이라고, 교만에 비하면 다른 악들은 정말 새발의 피라고 잘라 말한다.
그의 말을 생각하며 또 고개를 주억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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