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견디고 나오렴
대동맥이 부어 있어요
영훈고 신우회 선생님들의 카톡방에 후배 교사인 박 선생님의 기도 제목이 올라왔다.
“저희 반 김다현 학생이 큰 수술을 앞두고 입원중입니다.
지난 건강 검진 엑스레이 촬영시에 왼쪽 가슴에 덩어리가 보여서 서울대 병원에서 CT 촬영을 해본 결과, 심장 근처 대동맥이 부어 있는 응급 상황이라고 합니다.
통증도 증상도 없어서 이번 건강 검진이 아니었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있을 뻔 했습니다. 토요일부터 입원 중이며, 내일 수술 일정이 잡힌다고 합니다. 가슴을 열고 하는 수술인데 정작 본인은 무척이나 해맑고 밝게 보내고 있습니다.
발견할 수 있게 해주심에 너무나 감사하고, 수술을 잘 끝내고 다시 돌아올 것을 믿고 있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제자를 위한 스승의 기도
박선생님의 제자에 대한 사랑과 회복을 구하는 간절한 마음이 절절하게 전달되었다. 바로 신우회 선생님들의 회신이 카톡방에 이어졌다.
“우리의 중보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이 시간 주님! 다현이가 큰 수술을 앞두고 입원중입니다. 집도하실 의사선생님 손길을 세밀하게 인도하셔서 온전한 치유를 허락하여주옵소서. 주님! 함께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선생님, 기도가 응답되리라 믿습니다. 저도 함께 기도합니다.” “저도 함께 기도합니다. 김다현에게 치유의 은혜가 일어나기를.”
“김다현에게 치유의 광선을 내리시사 속히 쾌유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현이가 수술 잘 받고 건강한 몸으로 퇴원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저 또한 다현이가 수술 잘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에서 볼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나 역시 다현이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에 들어갔다. 박선생님과 통화를 하는 중에, 다현이는 현재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으며,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언니와 어머니 셋이서 사는 착한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긍휼한 마음을 주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기도했다.
네가 찾아가 기도하라
“선생님, 다현이가 내일로 수술 날짜가 확정되었어요. 그런데 좀 무서운가 봐요. 전신 마취를 한다고 하니까요.”
점심 시간, 식당에서 만난 박선생님은 자신이 수술하는 것 같은 두려운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제자에 대한 사랑과 염려가 말과 행동에서 묻어나왔다. 나는 성령님께서 내 안에서 강하게 말씀하시는 것을 감지했다.
‘네가 병원으로 찾아가라, 그리고 기도하거라.’
나는 성령님께 순종하며 즉각 박선생님에게 말했다.
“제가 오늘 한 번 찾아가면 좋을 듯한데, 박선생님 같이 가셔도 좋구요. 매일 수술이라면서요. 가서 한 번 기도하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자꾸 기보라는 마음을 주시네요.”
박선생님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
“정말요? 선생님.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죠. 제가 병문안 가서도 기도도 해주지 못했거든요. 잘 안 해 봐서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직접 가셔서 기도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죠.”
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이따가 봐요.”
뀨 선생님요
나는 방과 후에 박선생님과 함께 다현이 병실을 찾았다.
찾아가서 기도해도 좋겠냐는 문의 전화를 이미 드렸던 터라, 다현이와 어머니는 미소로 우리를 반겼다. 다현이는 매우 귀엽고 예쁘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 잘 사용하는 소통의 언어로 말을 시작했다.
“뀨^^”
다현이는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깔깔 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뀨^^’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채팅어로 매우 귀여운 느낌을 주는 언어다. 이 한 글자로 아이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다. 나는 금세 다현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현아, 나 아니?”
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어떻게?”
“뀨~ 선생님요.”
“하하하.”
내가 학교 교실이나 복도를 지날 때마다 ‘뀨!’를 외치며 인사를 해서, 아이들은 나를 일명 ‘뀨!’선생님이라고도 부른다. 다현이도 그렇게 알고 있었던 듯하다.
건강검진 때문에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현이와 어머니 모두 선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현이에게 물었다.
“다현아, 어때? 내일 수술한다면서~, 마음이?”
다현이는 순간 경직되는 듯 했지만,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괜찮아요. 그런데 마취가 아플 것 같아요.”
“하하, 그렇구나. 아플 것 같아서 좀 무서운 거니?”
“네.”
“그래, 그런데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서울대 병원이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하실거니까, 염려하지 마. 너 수술하게 된 것도 감사하고~, 하하, 학교에서 건강 검진하다가 발견된 것이라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다현이와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게시던 다현이의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저는 학교에서 건강 검진하는 것 안 믿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다현이 일 보면서 무조건 신뢰해요. 제 친구들에게도 전화해서 학교 건강 검진 절대 소홀히 보지 말라고 했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네, 그러네요. 어머니. 정말 다행이예요.”
선물과 기도
나는 준비해 간 선물을 다현이에게 건넸다.
“자~ 다현아. 이건 내가 쓴 책이야. ‘울보선생의 울보아이들.’ 병원에 있으면서 읽어보고, 그리고 이건 내가 직접 쓴 격려 엽서, 그리고 요건 수술 잘 마치고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용돈, 하하하. 어때? 기분 좋지?”
다현이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웃으며 말했다.
“자, 선생님이 오늘 왜 왔는지 알고 있지? 다현이 내일 수술 하는데 다현이가 아프지 않고 수술 잘 마치고 빨리 회복될 수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러 온 거거든. 다현이는 어렸을 때 교회 잠깐 나갔었다고 들었는데, 하나님께서 살아계신다는 것을 믿고 있니?”
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선생님이 기도해도 괜찮겠어?”
“네.”
엄마가 기도하고 있을게
나는 다현이와 어머니 그리고 박선생님 모두 손을 붙잡도록 했다. 그리고 다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제자 다현이를 이 땅에 보내주시고, 지금까지 인도하여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다현이 몸속에 안 좋은 것 일찍 발견토록 인도하여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내일 수술에 들어가는데 아프지 않고 수술 잘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의사 되신 예수님께서 친히 만져주시고 수술 후 더욱 강건한 육체와 영적인 축복으로 살아가게 하여주시옵소서.”
기도는 한참 계속되었고, 성령님께서 주시는 감동과 회복의 확신이 기도하는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다현이는 수술에 들어갔다.
오전 8시에 수술하러 들어간 다현이는 오후 4시가 되어도 나오지 않았다. 다소 염려가 되었다. 그러나 더욱 기도하게 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확신을 잊지 않았다.
다현이의 어머니 카톡 프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내 딸 다현아, 잘 견디고 나올거지. 엄마가 기도하고 있을게, 사랑해.”
13시간의 수술을 마치고
밤 9시가 넘어서 다현이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다현이 수술 이제 끝났어요. 결과적으로는 수술이 잘 끝났다네요. 중간에 핏줄이 터질 것 같아서 매우 위태로웠었나 봐요. 수술이 13시간이나 걸렸는데, 그래도 이제 무사하다고 하니 정말 감사해요. 무엇보다 기도해주셔서요.”
나는 다현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도하여 주신 성령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다현이를 위해서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다현이를 찾아가도록 마음 주셔서 발걸음을 인도하시고 또 기도하게 하시며 회복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목도하게 하시니 무척 감사했다. 나는 다현이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드렸다.
“네, 어머니. 얼마나 마음 졸이셨겠어요? 하지만 이제 마음 평안히 가지셔요. 하나님께서 다현이와 항상 함께 하실 거예요. 계속 회복을 위해 기도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학교에 가고 싶어요
그리고 약 일주일 후 나는 다현이와 통화를 하였다. 다현이는 예의 그 순수한 소녀의 목소리로 돌아와 있었다.
“선생님, 저 며칠 후면 퇴원해도 된대요. 그런데 아직 학교에 가면 안 된다고 해요. 빨리 가고 싶은데, 저 빨리 학교 가게 해달라고 기도해주세요. 왠지 선생님 기도는 하나님이 빨리 응답하실 것 같아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다현아. 선생님 기도할게. 그런데 내 생각에는 내 기도보다 다현이 네 기도를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고, 더 빨리 응답 주실 것 같은데. 하하. 우리 같이 기도할까?”
“네, 좋아요. 선생님.”
나는 전화 수화기를 붙들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다현이와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강 그리고 소망을, 기도 가운데 부어주시는 하나님을 마음껏 누리는 시간이었다.
사랑하는 제자 다현이를 위해 신우회 선생님들과 함께 기도하게 하시고, 또한 하나님의 회복의 인도하심을 보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현이의 건강과 믿음, 그리고 다현이 가정의 영적, 육체적 건강, 그리고 물질적인 부분을 위해서도,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 되신 여러분들께 지속적으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샬롬!
영훈고 기독교사 최관하 드림(010-6264-5097)
첫댓글 다현이가 영육간에 강건함을 얻을 수 있게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