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넷째주 키워드] 보수정권 어김없는 특이현상
이선균·남현희 기사량, 이태원 추모 기사량과 비슷
SNS·커뮤니티 '국정감사''이선균''참사' 언급량 증가
주류 언론, 여전히 희생자 이름 부르지 않고 침묵
이른바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 나타나는 특이한 여론 현상이 하나 있다. 갑자기 북한발 기사나 연예인·유명 스포츠 스타 스캔들 뉴스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정권의 악재가 터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할 때면 ‘공교롭게도’ 연예인·스포츠 스타의 애정행각, 결혼, 마약복용 뉴스가 언론과 포털을 장식한다.
마치 검찰, 국정원, 경찰 같은 정보·수사당국이 감춰두고 있던 연예인·스포츠 스타 스캔들을 때맞춰 언론에 흘리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아니라고 잡아떼면 어쩔 수 없지만, 번번이 이 ‘공교로움’이 발생하는 데 대해 이제 시민들도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폭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직후, 그리고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언론이 쏟아낸 영화배우 이선균 씨 마약복용 혐의와 스포츠 스타 남현희씨 스캔들은 정말 ‘공교롭지 않은’ 뉴스일까?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지난 16일부터 2주간 집중추모기간을 정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야당은 참사 1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어느 하나도 이뤄진 것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여전히 희생자 159명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억해야 할 희생자들의 이름을 공개한 데 대해 ‘패륜’ '2차 가해' ‘사생활 침해’라며 비난했던 일부 주류언론들은, 그것이 결국 참사의 원인과 기억을 덮으려는 파렴치하고 잔인한 정치적 수사(레토릭)였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희생자의 이름을 불러 기억해주길 원했다. 추모는 기억하는 것이며, 기억은 이름을 부르는 것에서 시작된다. 참사 직후 유가족들은 정부가 벌인 이름도, 사진도 없는 추도식에 분노한 바 있다. 사회적 참사 희생자의 이름을 불러 추모하는 것이 과거와는 달리 갑자기 ‘패륜’이고 ‘2차 가해'라며 입을 닫았던 일부 주류 언론들은 그 이후에도 이와 관련해 단 한번의 공론의 장을 열어본 적이 없다.
유가족과 시민들이 집중추모기간으로 정한 10월16일부터 29일까지 뉴스검색 사이트인 빅카인즈에서 ‘참사&이태원’ 키워드로 22개 주요 언론(10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8개 경제지·3개 지상파 방송과 YTN)을 검색한 결과 총 1290여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같은 기간, 같은 매체에서 ‘이선균’ 과 ‘남현희’ 키워드를 넣으면 각각 1020여건, 570여건의 기사가 검색된다. 이 정도라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덮고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1주기 추모를 앞두고 언론에 터진(혹은 터뜨려진) 이선균과 남현희 스캔들은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이태원 참사와 ‘마약’을 연결지으려 했던 윤석열 정부에게 이선균씨 마약 스캔들은 참사 추모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기에도 좋은 소재였다.
10월 넷째주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지난주에 이어 ‘이스라엘’(1위)과 ‘하마스’ ‘가자지구’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녀온 ‘사우디’는 211단계 급상승해 10위권에 올랐고 ‘럼피스킨병’도 새로 등장해 순위가 급상승했다. .
반면 SNS와 커뮤니티,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자주 언급된 10위권 내 키워드는 ‘국정감사’ ‘이준석’ ‘이선균’ ‘사우디’ ‘마약’ ‘남현희’ ‘인요한’ 등이었다. 커뮤니티에서는 ‘참사’가 731단계나 상승해 관심키워드에 올랐다.
언론이 뿌려댄 이선균·남현희 스캔들 뉴스가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자주 언급되었으니, 이 정도면 이태원 참사 추모나 정권 스캔들 관련한 다른 여론을 상당 부분 덮는데 적지 않게 기여한 것으로 볼 만한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볼 때 이선균과 남현희 스캔들 관련 뉴스는, 그것으로 인해 덮인 더 중요한 이슈가 언론에서 사라질 때쯤이면 언론에서도 우리 기억에서도 솜사탕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빅데이터 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스피치로그>의 ‘주간 키워드 분석’을 매주 게재합니다. ‘주간 키워드 분석’은 한 주 동안 보도된 뉴스,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언론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전체 여론의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개인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이고 활발히 소통하며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SNS,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분석은 민심의 동향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첫댓글 참으로 무능하고 파렴치하고 비겁한 정권..
공교롭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