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9급 출관직에 합격한 30대 여자사람입니다.
많은 30대 수험생이 그렇듯 저도 회사를 다니다 이 길로 들어선 경우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공무원 시험을 위해 퇴사한 것은 아니고 극심한 스트레스로(그땐 병원을 4군데나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무작정 사표를 내고 1년 가까이 쉬었습니다. 배낭여행도 가고 만화책도 실컷 보고~(이때 얼마나 잘 쉬었던지 지금은 시간이 나도 별 감흥이 없네요^^;) 쉬는 동안 미래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했구요, 그때 출관직 공무원으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두둥~ 친구들에게는 지방에 취직해서 내려간다고 하고 SNS, 카톡 다 탈퇴했습니다. 문득 친구들 소식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잠깐만 참으면 다시 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컴백을 꿈꾸며 그렇게 칩거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수험기간: 2012년 10월~2013년 7월 (10개월)
전체적인 공부: 모든 과목- 심화이론강의 수강, 기출문제집 독학,
국어,영어- 예상문제집 추가
공부장소: 주로 집, 시험 한 달 전부터 독서실
국어: 배미진 알찬국어 + 재정기출문제집 + 선재1000제
배미진쌤의 꼼꼼한 강의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수업이 타이트해서 힘들기도 한데 그 과정을 한번 거치고 나면 확실히 남는게 많았습니다. 하루에 3~4강 정도 듣고 복습하는데 2달 가량 걸렸습니다. 그 후에 어려운 부분(고전문법 등)은 강의를 한번 더 들었습니다. 기출문제집은 하루에 일정 분량씩 풀면서 모르는 부분은 기본서에 표시하고 암기했습니다. 고유어와 한자성어는 온라인스터디를 했는데 별로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아서 2회독 후에는 저녁먹고 책상에 앉았을 때 기분전환용으로 훑어보았습니다.
기출문제집이 지겨워질 쯤에 선재국어1000제를 사서 풀었습니다. 예상 문제집은 새로운 유형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도록 연습삼아 풀어보는 정도로만 활용하시고 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기출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허민 보카바이블3.0 + 신성일 패스통합영어1,2권 + 패스최신기출문제집 + 줄리아 고난도독해
영어는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어서 독학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신성일쌤이 워낙 유명하시길래 뭔가 특별한게 있는 줄 알고 수강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저랑은 맞지 않아서 나중에는 배속을 높여서 선생님이 "별표"하시는 부분만 체크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중요부분, 17년에 한번 나오는 부분 이런걸 잘 찍어 주셔서 혼자 공부할 때 수월하긴 했습니다.
문법은 별표 위주로 공부하였고 독해는 인문학이나 추상적인 내용의 글이 나오면 헤매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지문만 모아 놓은 독해집(줄리아 고난도)을 풀었습니다. 어려운 문장은 색연필로 표시했다가 버리기(?) 전에 한번 더 읽어보았습니다. 어휘는 허민쌤의 보카바이블3.0으로 매일 8시에 온라인으로 기상스터디겸 단어스터디를 했습니다. 하루에 2챕터씩 색깔 어휘를 무한 회독하였습니다. 유사어휘만 보거나 심화학습만 보는 등 회독 방식을 바꾸면 같은 책인데도 매번 새롭게 느껴져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어휘책은 abc 순보다 빈출순서나 관련 어휘별로 정리된 것이 연상효과가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시험 한 달 전부터 연도별 기출문제집을 사서 모의고사 치듯 하루에 20문제씩 시간을 재며 풀었습니다.
국사: 최진우 독한국사 + 강의노트+ 탐구문제집
국사도 인강을 두 번 들었습니다. 최진우 선생님의 강의 스타일이 잘 맞아서 재미있었고 어떤 긴 주제도 도식화해주시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듯 암기가 되었습니다. 강의노트는 그런 필기들을 모아 놓았고 저만의 정리를 여백에 해두었기 때문에 시험장에 들고 갈 정도로 마지막까지 보았던 교재입니다. 기출문제집은 탐구를 풀었습니다. 양이 어마어마하지만 회독을 거듭할수록 중복되는 문제, 쉬운 문제들을 지우고 자주 틀리는 지문은 형광펜으로 표시해서 그것만 집중적으로 보았습니다. 지겨울 때에는 근현대사부터 거꾸로 공부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순서대로 공부하면 근현대사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사료가 많이 나오고 수능 경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탐구문제집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국제법: 이상구 통합국제법 이론편+ 통합기출문제집
가장 무색무취의 과목이었습니다. 딱히 재미있지도 어렵지도 않은.. 그래서 할 말도 별로 없는 과목입니다. 나오는 부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론 강의 후에 기출문제집 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온라인 스터디로 기출문제를 ox 10개씩 매일 풀었습니다. 뒷부분에 나오는 국제경제법은 어렵고 외울 것이 많아서 자꾸 미뤘다가 결국 시험장에서 된통 당했습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파트를 자꾸 미루다보면 나중에 저처럼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미리미리 공부해두세요^^ 그리고 법 과목은 조문을 바꿔서 지문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서에 있는 조문만이라도 자꾸 읽어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 카리스마팀 사회 + 문제바이블 1000제
솔직히 사회에 경제가 포함된 줄 모르고 선택했습니다.ㅠ 학교 때 경제 D인가 F인가 받고 재수강했던 트라우마가 있는지라..
다행히 이병철 선생님 경제 강의는 참 명쾌해서 잘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쉬웠던 건 아니구요, 들을 때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가 안풀려서 경제만 인강을 2-3번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강의로 개념을 확실히 잡은 뒤에 문제집을 계속 풀었습니다. 문제집이 난이도가 있어서 기본서 위주로 볼까 고민했지만 그냥 꼼꼼히 다 풀었는데 난이도 있는 문제를 푼 것이 시험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다들 사회가 첫 해라 쉽게 나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국가직이 수능식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국어, 국사가 쉽게 나와서 시간이 30분 넘게 남았었는데 사회에서 시간이 부족할 뻔 했습니다. 사회도 영어처럼 평소에 시간관리를 하면서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2년 전의 저는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출근했고 제 능력보다 높은 급여를 받았지만 소비로 스트레스를 푸는 식으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수험생활을 하면서 옷 한 벌, 머리핀 하나 사지 않았습니다.(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시험이 끝나고 생각을 해보니 제가 그렇게 1년을 보냈더라구요.) 그런데도 어느 날 밤에 독서실에서 집에 갈 때 문득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 한 푼 벌지 못해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을 하기위해 하루 종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서 감사하다는 생각이요.
물론 이대로 사회낙오자가 되는 건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숨쉬기 어려울 만큼 심장이 두근댄 적도 있었습니다. 수험생이라면 저처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떨어지면 어쩌지’ 불안한 생각이 들 때마다 ‘아, 내가 이만큼 절실하구나. 이토록 간절히 원하는구나.’하면서 불안을 절실함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했습니다. 저는 경력이 2년 공백이 있는 이렇다 할 기술도 없는 30대 여자.. 채용시장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고 일 년에 한 번 밖에 없는 이 시험이 아니면 돌아갈 곳이 없었습니다.
절실한 마음으로 공부하셔서 올해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절실함이 모든 것을 이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