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촌명소2- 낮춤과 버림의 고택 영월 주천 “조견당”
강원도 영월군 주천읍은 한자로는 ‘술주 샘천’으로 쓰는 酒泉 곧 ‘술샘’이 있는 동네다.
마을을 내려서면 낮게 느껴지는 ‘조견당’ 이라는 고택이 하나 고즈녘하게 서 있다. 대청에 앉아있으면 마당에 서 있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는다. 마당은 매우 넓고 잔디도 깔리지 않고 징검돌도 없이 그냥 맨땅이다.
“배고픈 양반보다 배부를 중인이 낫다”고 판단하여 양반 신분을 스스로 내려놓았다는 2백여년전 10대조 ‘김낙배’ 할아버지가 이 고택을 지었다. 그렇게 ‘낮춤과 버림’이 바로 이 조견당으로 탄생한 것이다. 주춧돌을 낮게 쓰고 마당을 훤칠하게 한 것이며 안채를 대문 가까이에다 둔 공간 배치에서도 중인들의 실용성을 엿볼 수 있다. 중인 신분으로 낮춘 후 무역업에 뛰어 들었다. 인삼 모피 등을 확보해 황해도 의주로 올라가 서양 물건과 맞바꾸었다. 부산 동래로 진출해서는 일본을 통해 건너온 물건들을 사들여 유통시키면서 부를 축적했다.
1827년 완공된 이 조견당은 건물 8채에 120칸이었던 대규모 공사였다. 1800년대 초반 조선사회는 극도의 혼란으로 민란이 일고 유랑민이 크게 늘어났다. 김 부잣집 큰 집짓기는 유민들의 구휼차원에서 그 규모를 키우는 것으로 작정하여 많은 유민들이 모여 들었다. 둥글게 휘어진 대들보가 800년 된 소나무로 제천에서 30여명의 장정이 붙어 한달여를 운송하여 왔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당초 3년에 걸쳐 40칸 집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9년에 걸쳐 120칸의 커다란 집으로 늘려 갈 수밖에 없었던 소이였을 게다.
한국전쟁으로 조견당이 인민군 연대본부로 쓰여 지는 수단을 겪는다. 조견당 밤나무에 걸린 인공기를 보고 미군 폭격기의 공습을 받았다. 안채만 남기고 모두 불탔다. 이제 사랑채와 행랑채를 복원하고 고택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500년 된 밤나무 두 그루가 지금도 대문을 호위하고 있다.
집주인 김주태님이 미래촌 정기강좌 제101강(2007.2.15)에서 ‘종가고택’에 대하여 강의해 주었고, 제186강(2008.1.3)째에는 조견당 고택체험행사에 우리 미래촌 가족을 초청해 주었다.
(미래촌 동장 김만수)
*** 미래촌에서 2008.11.11발행한 미래지혜 제6권 ‘고택, 옛집에서 배우는 미래지혜’(이경수 지음) 제7장 ‘낮춤과 비움 주천 조견당’에서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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