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토요일.
어제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정확한 날씨 결과를 알지 못했으나 짐작으로 족히 100mm는 온 것 같다. 밭에 물대기가 가장 애로 사항인 우리 밭은 비소식 만큼 반가운 것이 없다. 어찌 샘물 농장인데 샘물은 고사하고 도랑물도 바로 대지 못하는지.
어제 오늘 비가 안 왔으면 비닐 호스를 장만하려던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고 아내와 함께 만화리로 달렸다. 전에 예초기로 풀 베어 준 안노인에게 인사차 건넬 소주 대병 하나와 족발을 준비하고....
간밤의 많은 비가 ??어 내린 맑은 하늘은 너무나 깨끗하게 다가 오고, 짙어 가는 녹음이 여름을 재촉한다. 만화리에 도착하니 아래집 할머니가 우리를 반긴다. '오늘은 신랑 각시 같이 오네' 30여년 전에 서방님과 이별하고 1남 1녀를 홀로 키우느라 고생하신 할머니는 인정이 많고, 사람을 그리워 한다.
할머니집 아래 밭에 있는 보리수 열매가 하도 탐스럽게 익어 감탄사를 띄우니 얼마든지 따 가라고 한다. 보리수 열매가 빨갛게 잘 익어 새콤한 맛을 느껴 보니 고교 시절 '홍도의 자연'이란 글에서 말없이 보리수 열매를 던져 주는 젊은이의 순정까지 앗아 가며 홍도에 서울의 종로를 옮기고 싶지 않다고 표현한 구절이 떠 오른다. 왜 이러한 낭만의 보리수를 아내는 보리똥이라 부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보리수 나무 한 그루에 엄청난 양의 보리수가 열린다. 족히 한 말은 넘는다. 보리수는 삽목으로 잘 번식한다고 하니 내년에는 꼭 한번 삽목해 보리라. 라면 한 봉지 정도 따서 채운 후 인사를 드리고 밭으로 올라 왔다.
비 온 후라 다소 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배수가 잘 되어 별 불편을 못 느끼었고, 잘 깎아 놓은 밭둑이 말쑥하기만 하다. 오이와 토마토는 여전히 순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지난 월요일에 10cm쯤 자랐던 오이가 이제는 한 자 가까이 자라 허리가 아주 굵어져 있다.
오이 모종을 얻어 심다 보니 겨우 4 개밖에 못심은 것이 새삼 안타깝기만 하다. 이렇게 잘 자랄 줄 알았더라면 석대에서 모종이라도 많이 구입해 볼 것을 .....오이는 오늘 겨우 3개만 수확하였다. 그래도 열매가 달리고 꽃이 핀 것이 십여 개 이상 되니 다음 주에는 제법 반찬 거리가 있을 것 같다.
토마토는 석대에서 모종을 사서 제법 심었는데 줄기만 무성하고 아직 열매가 몇 개 보이지 아니한다. 꽃송이가 여러 군데 벌어져 있으니 언젠가는 많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겨드랑이 가지를 솎아 주긴 하였으나 캠프장님은 아예 그냥 두어도 상관이 없다 하셨으니 다음부터는 그냥 두고 바라보기만 할까나....
토마토 밭 옆에는 산딸기가 아주 빨갛게 익어 미각을 유혹한다. 비바람 탓인지 바닥에 제법 많은 산딸기가 떨어져 있다. 다소 높게 달려 있지만 길게 손을 뻗어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가시에 손을 찔려 가면서도 어린 아이들 마냥 산딸기를 따는 중년은 즐겁기만 하다.
첫댓글 보리수는 술을 담그면 좋은 술이 된다구 합니다... 사랑방도 지난주 보리수 나무 있는 곳을 알아두었는데..내년 봄에 삽목을 해볼가요?? 근데 모든 과실 나무는 삽목이나 실생을 하면 열매가 제대로 맺혀지지 않는다구합니다...여튼 내년엔 함 시도를... 사랑방도 어제는 농장에 오후 늦게나 들러 오이 두개 호박 네개...
풋고추 조금... 열무에 알타리 무우..상추..등 등....이것저것 수확을 한보따리 했습니다....그저께 비온뒤라 상추며 열무가 부더러워... 벌써 입맛을 돋굽니다....^^
보리똥과 산딸기가 다 탐이 납니다. 내년에 보리똥 심을 때 한 가지 부탁합시다. 그리고 사모님 소매 짧은 옷 입고 산딸기 따시면 풀독 오르게 됩니다. 저는 팔과 옆구리가 풀독이 올라 엉망이었습니다.저번 주에. 일 주일 고생 몹시 했네요. 내일 학교 가면 풀독 구경한 번 시켜 드려야 겠네요.
보리수는요 한가지만 말뚝처럼 박아놓으면 뿌리가나고 열매가맺는답니다 보리수씨앗으로 지금심으면 내년에 싹이터고4.5년후에나 먹을수있다고하네요 보리수가지 하나 저도 부탁할께요*^^*
샘물님과 저의 밭이 있는 동네는 보리수가 집집마다 제법 많이 보입디다. 지금이라도 삽목이 가능하다면 꽂아 놓을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여기에 대해서 아시는 분은 없으신지요? 비와바람님, 보리수 한 가지 심으시려면 먼 길 행차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힘 드실 텐데.....
삽목은 봄철에 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하면 뿌리가 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삽목은 봄에 눈잎이 트기 전에 하고 수분 공급이 충분해야 합니다, 그늘에서 하고....
저의 보리수는(원두막 옆에 있던)은 첫해라 몇개 안달려서 다 따먹었고요 올해 열매수확이 가능한것은 앵두. 황도복숭 동오감1그루씩 밖에 없어요 수령이 아직 어려서.... 그리고 식물의 번식에 대해서 제가 약간 지식이 있읍니다. 삼목의 요령과 관리에 대해 기회가 되면 설명 해 드릴께요
풀독에 조심해야겠네요 긴 옷은 기본적으로 입고 일을 하지만 더울 땐 자신도 모르게 벗으니..보리수 열매가 약간 떫기에 맛은 없어도 열매 달린 모습은 너무 아름답습니다..바라만 봐도 이쁘기에 농장에 한 그루는 심어서 익어갈 때쯤 감상하며 삼겹살 파티라도 하면 .... 꿀꺽 ㅎ~~ 횐님들 농장에 필수적으로 심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