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는데 한 접시 나누어 먹는 게 대수랴. 게다가 이렇게 푸짐한걸. 2~3인분을 한 접시에 내는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 나누어 먹어서 더 다정해지는 곳들.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면, 우리나라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은 일명 ‘서가앤쿡 스타일’이다. 2006년 대구에서 시작한 서가앤쿡은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의 원조이자 대명사이다. 처음 작은 규모로 시작해, 고객에게 더 주고 싶었던 인심이 지금의 2~3인분을 한 접시에 제공하는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 형태로 굳어졌다. 서가앤쿡의 특징인, 거의 모든 메뉴마다 올라가 있는 달걀 프라이도 이러한 넉넉한 인심의 결과다. 대표 메뉴는 목살 스테이크 샐러드. 숯불 향이 나는 목살 스테이크와 독특한 마늘 드레싱의 신선한 샐러드가 입안에서 잘 어우러진다. 한입 먹으면 ‘역시’ 하고 감탄하게 되는 맛. 전국에 70여 개 매장이 있어 어느 지역에서든 쉽게 이 맛을 볼 수 있다.
목살 스테이크 샐러드 1만9800원, 새콤한 스트로베리 에이드 4400원.
친구와 단둘이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에 갔다가 스테이크와 파스타 사이에서 고민해본 경험이 있다면 한번쯤 이런 메뉴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엘킨 더 블랙은 중식당의 ‘짬짜면’ 같은 메뉴를 선보인다. 까르보나라와 샐러드 파스타 위에 각각 스테이크를 더한 것. 파스타와 스테이크 사이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양도 더 푸짐해졌다. 물론, 가격은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먹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격이다.
스테이크와 파스타, 샐러드를 한 접시에 담은 크림 스테이크 파스타 2만5300원.
앨리스 키친은 새롭게 생겨나는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들 중 가장 많은 변주를 시도하는 곳이다.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인 스테이크 샐러드를 삼겹살과 통오징어 같은 색다른 재료를 이용해 선보이기도 하고, 고객의 요청에 따라 와인 리스트를 메뉴에 추가하기도 하는 등 곳곳에서 이러한 노력이 엿보인다. 모두가 모던을 외칠 때 당당히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인테리어 콘셉트로 잡은 것 또한 색다르다. 대학가에 위치한 특성상 주변 대학교의 학생들에게는 더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한다. 올해 6월 말에 오픈했으며, 두 번째 매장인 종로점을 12월에 초에 오픈할 예정이다. 아, 그리고 [싱글즈]를 보고 찾아왔다고 말하면 무엇이든 꼭 서비스를 주겠다고 직원분이 약속했다.
마카오 소스 통오징어 스테이크 샐러드 1만7000원.
스테이크, 필라프, 스파게티, 리조토, 샐러드 등 음료를 제외한 모든 메뉴를 1만8000원에 맛볼 수 있는 손쿡은 양과 가격에서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의 기본을 갖춘 곳이다. 대전 본점을 포함해 총 11개의 매장이 있는데 서울은 홍대점이 유일하다. 매장 콘셉트는 오리지널 빈티지 레스토랑. 한쪽 벽면의 책장을 채운 빈티지 소품들과 반대편 벽에 그려진 얼굴 일러스트가 눈에 띈다. 특이한 점은 없지만 두통약과 소화제, 밴드 같은 상비약과 여성 고객을 위해 머리끈을 준비해놓은 홍대점의 서비스만은 참신하다.
홍합과 새우, 조개가 들어간 해물 올리브 스파게티 1만8000원, 레몬에이드 4000원.
비스트로 허디거디는 즐거운 대화가 오가는 따뜻한 공간을 지향하는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이다. 이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곳이 올해 5월에 오픈한 강남역CGV점이 아닐까 싶은데, 가정집을 개조해 모던한 인테리어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또한 전면 창을 통해 보이는 정원이 교외로 나온 것 같은 편안함을 준다. 맛에서도 긴장을 놓지 않은 듯, 크림소스를 베이스로 하고 특제 소스의 매콤함을 더한 허디거디 크림 파스타는 느끼함이 덜해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메뉴를 주문하면 나오는 식전 빵 또한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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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디거디 특제 소스로 맛을 낸 허디거디 크림 파스타 1만9800원. |
‘먹고 마시고 즐기자’가 모토로, 다른 어느 곳보다 젊음이 느껴지는 원 플레이트 레스토랑 빅플라토. 빅플라토는 모든 소스를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대표 메뉴인 목살 BBQ 플레이트의 갈릭소스는 일반 갈릭소스보다 덜 느끼하고 더 상큼한 게 매력적이다. 사이드 메뉴 또한 알차게 채웠으며, 이탈리아 요리를 공부한 오너 셰프 덕분에 파스타의 맛도 탄탄하다. 2층에 위치한 장점을 그대로 살린 테라스 테이블이 인기석이지만, 복층 구조라 2층 또한 아늑해서 좋다. 장점이자 단점은 매장이 전국에 단 하나라는 것.
목살 BBQ 플레이트 1만9800원. 목살 스테이크 네 덩어리와 샐러드, 웨지 감자가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