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나 휴일인줄 알았습니다. 너무 사람이 많았습니다. 가족단위로 보이는 그룹도 많고 무엇보다 주차장에 대형 버스도 수두룩하니 단체소풍 온 중고등학생들도 바글거립니다. 간만에 에버랜드갔더니 인산인해입니다.
아직 조금은 망설이기는 하지만 거부태도가 말도 못하게 누그러진 완이를 위해 다양하게 놀이기구를 태워보려 했건만 장애인패스 찬스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주차하고 정신없이 아이들 수습해 가느라 태균이 복지카드를 그대로 차에 두고 가는 바람에 복지카드 수가 부족했습니다. 준이 복지카드가 있기는 했지만 리틀준이 것이 사진으로만 되어있다고 거절...
사람도 많고 발권하려는데 리틀준이는 매표소 앞에서 그대로 바지내리고 쉬를 해버리고 완이는 반대편으로 뛰어가버리고, 오늘의 전쟁이 심상치 않겠다 싶었는데, 이 와중에 매표소 직원은 앱을 다운받아서 예약한 후 발권하라니... 이런 상황에서 언제 앱을 다운받아 로그인하고, 지금 상황에 맞게 표를 고르고하나... 못된 직원같으니라고...
가끔 어떤 젊은이들은 가학적 성향이 있기도 합니다. 장애친구들을 4명이나 데리고 온 초로의 여인에 대한 '댁이 이런거 할 수 있겠소?'라는 보이지않은 조롱도 담겨있죠. 제가 제시한 할인가능방법(현대M포인트 50%할인)으로도 얼마든지 창구에서 발권이 가능한데도 뒤늦게서야 나이든 사람 무시하고픈 설명을 굳이 붙여가며 할 이유가 참... 에버랜드 들락달락거린 세월이 당신 나이만큼 되겠다 싶은데 말이죠.
암튼 초장부터 오늘의 고생을 예고하는 듯 했고 예정했던 동물보기도 못하고... 다소 맥빠진 놀이동산행이 아닐까 싶을 순간, 신나게 걷고 태균이 좋아하는 중국식당에서 짬뽕도 먹고 (사실 식당에서의 혼절수준 서빙은 괜한 저의 심리적 부담이기도 했습니다) 꽃광장을 위시해서 장미농원까지 아이들 데리고 많이 걸으면서 환경적응을 마친 두 녀석들이 옆길 새지않고 충실히 놀이공원을 즐겨주었으니 감사할 노릇이죠.
피터팬과 회전목마와 같은 놀이기구는 끝난 후 더 타고싶은 제스츄어도 있었으나 그래도 순순히 내려주고, 마음같아서는 너무 좋아하니 피터팬과 같이 빠르게 돌아가는 기구는 열번쯤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사람적은 다음에 시도해봐야 되겠습니다.
그렇게그렇게 시간을 기다리며 저녁 8시반이나 되서야 만난 퍼레이드의 화려한 불빛들, 아마도 생에 첫번째 경험이지 싶은 완이가 호기심가득한 여러가지 표정들이 흥미롭습니다. 제주도의 힘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퍼레이드 분위기에 맞춰 격렬하게 몸을 흔드는 태균이 모습은 좀 민망하네요 ㅋ
이렇게 화려한 불빛가득 퍼레이드가 무지하게 큰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데도 이걸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는 리틀준이, 밑에만 바라보다가 겨우 고개를 들게해서 보라고 해야 가능할 정도니 정말 눈문제가 너무 심각합니다.
그런 리틀준이가 불꽃놀이에는 엄청난 반응을... 보며 리틀준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얻어내게 되었네요. 펑펑 터지며 하늘가득 화려하게 퍼지는 불꽃향연을 이리 잘 볼 줄이야... 녀석이 원하는 자극정도가 이 정도는 되어야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부러 여러 개의 분수도 지나다니면서 물자극도 테스트해보았지만 예전같이 불나방처럼 달려들지는 않습니다.
에버랜드와 같은 놀이공원은 감각자극 해소장소이자 그것을 위해 어떤 정도의 자극이 필요한지 평가해 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비록 시작은 미미한 정도가 아니라 한 걱정에서 시작되었으나 끝에는 창대했노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녀석들 어찌나 신나고 즐거웠는지 밤 10시가 넘어버린 시간인데도 돌아오는 차 속에서 눈을 반짝이며 완이는 연실 노래를 불러대고 리틀준이는 중간중간 화음을 넣어줍니다. 영흥도 갈 필요없이 용인숙소로 향하면서 녀석들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온 몸으로 느낀 오후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결말이 좋으니 덩달아 즐겁습니다. 그래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태균씨 흥에 겨워 하는 모습 아주 보기 좋아보여요. 즐길줄 아네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