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꼬리따기 저 달 봤나 나도 봤다 저기 뭐로 예천 산잇다 또 저기 뭐로 종발 산잇다 서울에 내려서 영호루 봤나 나도 봤다 청룡에 황룡에 구부(굽이)를 쳐라 “그리고 빌빌(뱅뱅) 돌아가며 산지(송아지) 따지요” <안동시 신안동 / 1997. 4. / 이희수, 여, 73>
여성들이 꼬리따기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술래가 한 사람 정해지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대장을 앞세우고 뒤로 허리를 잡고 죽- 늘어선다. 술래는 대장과 마주 보고 서서 먼저 앞소리를 부른다. “저 달 봤나?”하고 하늘의 보름달을 가리킨다. 그러면 대장과 허리를 잡고 선 사람들이 뒷소리를 받으면서 “난도 봤다!”하고 대답한다. 이렇게 술래는 놀이꾼들의 관심을 엉뚱하게 쏠리도록 노래를 불러가다가 갑자기 꼬리쪽으로 달려가서 꼬리를 떼어내려고 한다. 그러면 대장은 술래가 움직이는 쪽을 쫓아가며 막고, 놀이꾼들은 술래가 달려오는 반대쪽으로 달아난다. 그러다가 술래에게 꼬리가 떼이면 떼인 사람이 술래가 된다. 이를 송아지 따기 또는 외따기라고도 한다. 꼬리따기 놀이는 노랫말에서 드러난 것처럼 달이 떴을 때 하는 놀이이다. 정월 대보름 전후로 여성들이 마을 빈터에 모여서 이 노래를 부르며 꼬리따기를 했다. 요즘 어린이들도 이 놀이를 하지만 노래도 부르지 않고 주로 낮에 한다. 그러나 옛날 어른들은 평소에 이런 놀이를 즐기지 못했다. 명절이 아닌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함께 부르고 놀이를 하는 일은 아주 드물었다. 정월 대보름과 같은 명절의 달 밝은 밤에 놋다리밟기도 하고 꼬리따기도 했다. 다음 실감기도 같은 때에 했다.
2. 실감기 집실로 감아라 당대실로 감아라 명주실로 감아라 탱탱 감아라 <임하면 금소동/ 1989. 3. / 배분령, 여, 84>
실감기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놀이는 주로 여성들의 놀이들이다. 이런 놀이들은 주로 정월 대보름 밤에 했다. 이날 모처럼 부녀들이 모이면 한 두 가지 놀이만 한 것이 아니라 밤을 새워가며 할 수 있는 놀이들을 다 했다. 정월 대보름과 같은 명절 외에는 놀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안동지역은 호남지역과 달리 8월 추석에는 크게 놀지 않았다. 따라서 모든 놀이가 정월 보름에 집중되어 있다. 실감기 놀이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실감기 놀이는 안동지역의 길쌈문화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안동에는 안동포가 유명한 것처럼 길쌈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같은 놀이라도 길쌈과 관련된 이름을 붙이고 길쌈하는 모습을 놀이화하였다. 실감기는 강강술래 하듯이 원을 이루며 손을 잡고 돌다가 꼬리는 제자리걸음을 하듯 제자리에서 돌면 선두가 계속 이를 감돌아서 마치 실꾸리에 실을 감듯 똘똘 감는다. 그러면 제일 말미에 섰던 사람은 완전히 둘러싸여 꼼짝하기 어렵게 된다. 마치 아름드리 나무를 여러 사람들이 손잡고 겹겹이 감싸안은 상태가 된다. 실감기를 마치면 실풀기를 한다.
3. 실풀기 집실로 풀어라 당대실로 풀어라 명주실로 풀어라 실실 풀어라 <임하면 금소동/ 1989. 3. / 배분령, 여, 84>
실감기는 나선을 이루며 놀이를 이끄는 선두가 계속 원의 바깥쪽으로 돌고 제일 뒷사람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므로 마치 꾸리에 씨실을 감는 것과 흡사하다. 따라서 감기가 끝나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멈추어 서게 된다. 그러면 실풀기를 한다. 실꾸리에서 씨실을 풀어낼 때처럼, 이번에는 실꾸리의 한가운데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아낙이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의 팔 밑으로 뚫고 나오면 그 뒷사람들이 계속 따라나오게 된다. 실감기할 때 후미가 실풀기할 때는 선두가 되는 것이다. 마치 실꾸리의 실마리를 실꾸리 속에서 한 가닥 뽑아내어 베를 짜듯 실풀기는 제일 안쪽 사람부터 차례로 실꾸리에서 빠져 나오므로 안쪽의 원이 점점 커지면서 마지막까지 풀려 나오게 된다.
4. 달넘세 달남세 달남세 워라쿵쿵 달남세 달남세 달남세 워라쿵쿵 달남세 <임동면 중평 / 1997. 10. / 손종조, 여, 82>
정월 대보름에 놋다리밟기를 하기 위해 넓은 빈터에 모여서 여러 가지 여흥놀이를 하는데, 달넘세도 그러한 여흥노래 가운데 하나이다. 꼬리따기나 실감기, 실풀기 등도 모두 이때 하는 여흥놀이이다. 전라도 해남지역에서도 강강술래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놀이를 하는데, 달넘세와 같은 놀이를 해남에서는 ‘고사리 꺾자’라고 한다. 손을 잡고 월월이 청청이나 강강술래처럼 원을 그리며 돌다가 자리에 앉으면 제일 선두가 달넘세 노래를 부르며 일어나서 뒷사람과 손잡은 위를 뛰어넘어 왼쪽으로 돌기 시작한다. 다음사람도 따라 일어나서 돌며 계속해서 뒷사람의 손위로 돌아나간다. 그러면 점점 원이 사라지고 똬리 모양의 나선형을 이루게 된다. 원을 그리고 있는 달을 뛰어넘는다는 뜻에서 ‘달넘세’라고 한다.
5. 동애따기 이 동해는 누 동해로 나라임으 옥동핼세 이 군사는 누 군사로 나라임으 옥군사세 이 터전은 누 터전이요 나라임으 옥터전이야 이 낭그는 누 낭기요 나라임으 옥낭기요 우리 동해 연하이다 우리 동해 찰떡같이 찔그이다(질기다) 우리 동해 순금씨가 깎은 배는 먹기 좋고 연하이다(연하다) 우리동해 찔그이다 <신안동 / 1997. 3. / 이희수, 여, 73>
동애따기는 앉아서 하는데 큰 나무에 여럿이 줄줄이 매달려 있으면 술래가 달려들어 한 명씩 떼내는 놀이다. 동애는 ‘동아’에서 온 말이다. 동아는 박과에 딸린 오이와 같은 열매를 말한다. 동아로 담은 김치가 전통식품으로 전한다. ‘이 동애는 누 동애로’ 노래를 부르며 하는데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순금씨가 깎은 배는 맛도 좋고 연한데, 우리동네 찰떡은 찔기기도 찔기다’고 노래를 부르며 용을 써서 떼어낸다. 힘으로 안될 때는 살짝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간지럼을 태우면 금방 떨어졌다고 한다. 설 보름 등 정월달 농한기에 처녀들도 하고 새댁들도 하고 애들도 구별 없이 했다고 한다.
6. 기와밟기 이 지애는 누 지애로 나라임의 옥지앨세 이 터어는 누 터이로 나라임의 옥터일세 이 군사는 누 군사로 이 군사는 옥군살세 손이 왔네 손이 왔네 기 어디서 손이 왔노 경상도서 손이 왔네 무슨 말을 타고 왔도 백대말을 타고 왔네 무슨 도포 입고 왔도 직녕도포 입고 왔네 무슨 갓을 쓰고 왔도 통녕갓을 쓰고 왔다 무슨 풍잠 달고 왔도 호박풍맛 달고 왔다 무슨 보선 신고 왔도 삼승보선 신고 왔다 무슨 미툴 신고 왔도 육날미툴 신고 왔다 <임하면 금소동/ 1989. 3. 20./ 박봉금, 여, 60>
기와밟기는 놋다리밟기의 일환으로 하는 놀이 가운데 가장 비중 높은 놀이이다. 지역에 따라서 이를 놋다리밟기라 하기도 한다. 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이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구부리면 맨 뒤에 있는 사람이 허리를 밟고 지나간다.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좌우에서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부축을 해주기도 한다. 안동시내에서 놋다리밟기를 할 때에는 공주를 한 사람 뽑아서 공주만 밟고 가도록 한다. 그러나 다른 마을에서는 아이들 놀이로서 널리 했을 뿐 아니라, 공주를 뽑지 않고 모든 사람이 밟기를 했다. 먼저 밟고 간 사람이 끝에 가서 엎드리면 뒤의 사람들이 차례로 밟아나가기 때문에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다. 노랫말이 재미있다. 여성들이 늠름한 남성을 맞이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엎드려서 밟히는 사람이 무슨 말을 타고 왔는가 하고 앞소리를 하면, 밟고 가는 사람이 백대말을 타고 왔다고 뒷소리를 받는다. 백대말은 훌륭한 백말을 일컫는다. 이런 식으로 옷치레에 관해서 두루 묻고 답한 다음 갓에서 풍잠, 도포, 버선, 신발에 이르기까지 물으면, 차례로 통녕갓, 호박풍잠, 직령도포, 삼승보선, 육날미투리를 답한다. 이들 갓이나 풍잠, 도포 등은 가장 최고의 품질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 놀이는 여성들이 최고로 잘 생기고 잘 차려 입은 남성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했다고 할 수 있다.
7. 고추 먹고 맴맴 꼬치 먹고 뱅뱅 찔레 먹고 뱅뱅 앵두 먹고 뱅뱅 고치 먹고 뱅뱅 마늘 먹고 뱅뱅 담배 먹고 뱅뱅 <평화동 / 1997. 7. / 권점녀, 여, 80>
고추 먹고 맴맴은 어린이들이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맴을 돌며 부르는 노래이다. 맴을 돌면 어지러워서 비틀거리다가 자빠진다. 어지러움을 즐기는 놀이인데, 앞의 놀이들과 달리 개별적으로 하는 놀이이므로 노래도 독창으로 부른다. 아이들에게 고추나 담배나 마늘은 너무 매운 것들이어서 어지럽게 돌고, 찔레는 달지만 꺾다가 가시에 찔리면 아프기 때문에 뱅뱅 돈다고 한다.
8. 그네 노래 앞산아 땡겨라 뒷산아 밀어라 앞산아 밀어라 뒷산아 땡겨라 워 군디야 올라간다 우히우~ <태화동 / 1997. 8. / 손을님, 여, 73>
우리 고장에서는 그네를 군디라고 했다. 군디(그네) 뛰는 것을 한자말로 추천(鞦韆)이라고 하는데 군디를 뛰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군디가 앞으로 갈 때는 ‘앞산아 땡겨라, 뒷산아 밀어라’하고 그네가 뒤로 갈 때는 ‘앞산아 밀어라, 뒷산아 땡겨라’ 한다.
9. 널뛰기 노래 아가리 딱딱 벌리라 열무김치 들어간다 아가리 딱딱 벌리라 열무김치 들어간다 아가리 딱딱 벌리라 열무김치 들어간다 <신안동 / 1997. 5. / 이희수, 여, 73>
널 뛸 때도 부르는 노래이다. 한쪽 편의 동무가 ‘아가리 딱딱 벌려라’를 메기며 양쪽으로 다리를 쫙 벌려 뛰면, 맞은편 동무는 ‘열무김치 들어간다’로 받으며 공중에서 앞뒤로 다리를 쫙 벌리며 뛴다. 노랫말도 재미있지만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행동이 노랫말과 딱 어울려 더욱 재미있다. 널뛸 때 꽃주머니에 십원짜리 몇 낱을 넣고 뛰면 그 쩔렁거리는 소리가 아주 듣기 좋았다고 한다. 고기를 잡아 풀로 끈을 만들어 고기 입을 하나씩 꿰면서도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고기가 입을 있는 대로 크게 벌려야 꿰기가 쉽기 때문에 이렇게 노래했다고 한다.
한양조씨 병참공파 카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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