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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12월 둘째주입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것 같습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이동장터의 유종의미는 무엇으로 거둘지 고민해봐야겠다 싶습니다.
9시 15분,
지난번 어르신께서 선사하신다고 카스 미니 작은거 2박스를 외상하셨었습니다.
장터차량을 보고 외상값 갚으러 와주시는 어르신.
애간장 하나 더 사시며 가십니다.
어르신들께서 선사하는 대상을보며, 사회 관계를 확인합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마을에 몇 없는 세대이지만, 돕고사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어 살만한 동네일수도 있습니다.
9시 30분,
오늘도 어르신 집에 끌차가 없습니다.
어디 가셨나 싶은 생각이 들던차, 윗집 어르신 차끌고 내려오십니다.
"락스 하나랑, 콩나물 하나 주쇼." 하시는 어르신.
앞집 어르신이 어디 가셨는지 여쭤보니,
"아 아마, 딸네 갔을거야. 원래 겨울에 추우면 딸이 모셔가거든. 저기 저수지 쪽에 살아~" 하십니다.
작년에도 왠지 그랬던듯 싶은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이렇게 어르신 근황을 확인합니다. 다행입니다.
9시 45분,
윗집에서 나오시는 어르신.
방긋웃으며
"내꺼도 두줄 갖고 왔지?" 하십니다.
지난번 일이 기억나 오늘은 불가리스 4줄 챙겼습니다.
어르신꺼 두줄 드리고, 아랫집 어르신도 두줄 드렸습니다.
윗집 어르신은 고추장을 담그시려는지,
"메주가루 하나랑, 물엿하나, 그리고 된장 하나 주쇼." 하십니다.
당장 차에 없는 물건은 매장 선생님께 전화하여 구입 여부 확인후 바로 진행해드립니다.
어르신께 오후에 갖다드리겠다고 말씀드리며 나섭니다.
10시,
어르신 마당에 배추가 한창입니다. 따님이 오셔서 함께 하고 계십니다.
'날이 추워서 그렇지, 늦게하는 김장이 최고맛난겨" 하시는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요놈 하나 갖고가서 해먹어, 큰놈으로 갖고가." 하십니다.
어르신께서 직접 기르고 수확하신 배추 큰거 2포 받았습니다.
그 사이 아랫집 어르신께서는
"하이타이 있지? 그거랑 화장지 한 통 주쇼." 하십니다.
"나 울집에가서 돈 갖고올랑께, 기다리쇼." 하며 화장지 한 통 들고가십니다.
저는 그 뒤로 하이타이 들고 따라갑니다.
종종 걸음으로 가시던 어르신 화장지 들어드리니,
"아고메~ 요놈도 무거워서 못갖고 다니겠네." 하십니다.
화장지 30롤 하나도 어르신들은 무겁다고 느끼셨습니다.
어르신집에 가니, 집 주변이 비닐로 다 쳐져있습니다.
"울 사우가 매년 이렇게 해준다니깐. 사우가 영광 살잔어~" 하시며 흐뭇해하십니다.
"울 집으로 눈이 들이닥치니깐 그래~"
사위 덕분에 집에 눈 걱정이 없어지신 어르신. 장모님 사랑 듬뿍받으실 사위 시겠구나 싶습니다.
10시 10분,
집에서부터 찬찬히 밀고 오시는 어르신.
"콩나물 두개랑, 코다리 하나, 그리고 과자 요놈 하나 주쇼."
어르신께서는 걷는것이 어려워 항상 보조 장치를 들고 걸으십니다.
"마당까지와서 이렇게 팔아주니, 얼마나 고맙소." 하시는 어르신.
"나 비니리에 좀 넣어주쇼. 못들고가니깐."
걸음이 힘들어도, 몸이 힘드어도 내가 필요한거 내가 고르고 사니, 좋아라 하십니다.
뒷집 어르신도 오십니다.
"오늘 꽈리고추 있어?" 하시는 어르신.
2주째 물어보십니다. 확실히 산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셔서 안갖고왔습니다.
어르신께 구입을 확실히 하실지 의사를 여쭤보니,
"그러면, 내가 담주에 꼭 살테니, 담주에는 꽈리고추랑 메추리알 꼭 갖고 와~" 하십니다.
어르신께 감사 인사드리며 나섭니다.
10시 20분,
어르신 마당에 차가 많습니다.
오늘도 잔치를 하신가보다 싶습니다.
하우스 들어가 인사드리니 여럿 모이셔서 함께 음식 나누고 계셨습니다.
"어이, 자네 왔는가, 어서 와서 앉아 먹어~" 하시는 어르신.
파는것보다 일단 먹습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이게 말이여, 유기농배추로 담은 김장이여. 이건 멧돼지 고기고."
멧돼지 고기라는 말도 잘 들리지도 않고,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10점을 먹었네요.
옆에 계시던 어르신, "아녀, 이거 삼겹살이여~ 많이 먹어~" 하시며 웃습니다.
못보던 젊은 어르신께서는
"아니, 우리 축사 옆으로 매번 차가 지나가더니만, 이렇게 젊은 친구가 이걸 하고 있었어? 하시며
"내가 요거 누룽지 향나는 쌀도 파는데, 함 팔아볼텨?" 하시며 밥 을 주십니다.
누릉지 향나는 밥에, 김치에, 고기 함께 먹으니 최고였습니다.
너무 잘먹어서 그런지, 앞에 계시던 어르신은
"저짝에 술 두짝내려놓고 와~" 하시며 술 팔아주십니다.
어르신들은 제가 잘먹는 모습보며,
더 많이 먹으라고 하시더니 김치 한쪽 내어 주십니다.
"이거 남 주지말고, 꼭 자네 집갖고가서 먹어~"
10시 40분,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우리 어르신. 집에서 나오시다 다시 들어가십니다.
오늘도 우유2개, 요구르트 3줄 사십니다.
집으로 따라가니 어르신 집에서도 걷는게 힘들어보이십니다. 그 전에는 그래도 걷는게 괜찮으셨는데, 그새 건강이 더 안좋아지셨던듯싶습니다.
지팡이가 있어야 걷는것이 수월한 어르신. 일상 생활이 괜찮은지 심히 걱정되었습니다.
방문요양을 받는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상의 거동이 어려워진 상태라면 다른 조취가 필요한것이 아닌지, 점검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오늘도 회관 물건 주문을 해주시는 회장님.
어르신들 드실 두유를 비롯해서 계란과 각종 찬류들 주문해주십니다.
동네에 쌀 농사짓는 사람이 없다보니 쌀이 귀하다고 이야기해주시는 회장님.
농촌이라고 어디나 쌀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회장님 말씀으로 느껴봅니다.
11시 10분,
왠일로 회관에 어르신들이 많이 모여 계십니다.
"우리 이제 일 끝났어~ 이제 회관서 자주 모여~" 하시는 어르신들.
점심 드시는지 여쭤보니, 해드신다고 하여 아까 받은 김치 꺼내드렸습니다.
"울 반장님께는 절대 비밀로 하고, 어르신들 점심에 맛나게 드셔요~" 했습니다.
주는 사람 성의 무시하고 다른 사람 준다하면 그 마음도 서운하기 마련입니다. 어르신들 고맙다며 새김치기 식사하겠다고 하십니다.
11시 20분,
시정에 잠시 기다리니, 지난번 암 수술받고 퇴원하신 어르신이 공병 한 박스 주십니다.
성대수술을 한지라, 발음이 안나와 어르신께서는 손짓으로 하고 바로 가십니다.
일상생활 활동은 가능한것으로 보여 다행입니다. 아내분께서 돌봄하고 계시는 어르신.
나중에 공병값으로 뭐라도 드려야겠다 싶습니다.
13시 30분,
뒷집 어르신 나오십니다.
"울 신랑 아는가, 전 이장이었는데." 하시는 어르신.
"울 신랑 앞으로 물건 올려주시게." 하며 댓병, 간장, 잎새주 사십니다.
어르신도 고추장 담그시는구나 싶습니다. 큰 피티에 담겨져있는 술을 사시는분들은 대부분 요리에 쓰시려고 사는경우가 많습니다.
13시 45분,
지난주도 어르신이 안보여 이번주 어르신댁에 한 번 들려봤습니다.
집안에 계시지 않는 어르신. 읍에 일을보러가신가 싶었습니다. 돌아나가는 길 어르신 마당에 있는 나무 뿌리.
나무가 잘리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큰 나무로 여기에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뿌리 한 줄기가 박카스 병 10개는 둘러쌓야 가능한 둘레.
어르신의 삶과 함께 한 나무일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14시,
지난번 주문한 2리터 물 3묶음 집으로 배달해드리러 방문했습니다.
지난주와 동일하게 야채 호빵을 사시곤, 어머님의 다른 필요물품을 여쭤보시더니 꽁치 한캔 하나 사십니다.
윗집 어르신도 내려와선
"쌈장 하나, 두부 하나, 초고추장 하나 주쇼." 하십니다.
지난주 자식들이 왔었는데, 다 먹었다며 또 사놔야한다고 하십니다.
어르신은 지난주에 김장을 하셨구나 싶습니다.
14시 15분,
오늘도 어르신 집 안쪽 밥그릇엔 3천원이 놓여져있습니다.
오늘은 두부2모 놓고갑니다.
14시 30분,
어르신 집 문이 잠겨져있습니다.
지난번에도 어르신이 문이 잠겨있어도 안에 있었다는 말씀에 곳곳을 다니며 불러보았지만 안계셨습니다.
그래서 내려가던 찰나, 아랫집 어르신이 손짓하십니다.
"지난번에도 물건 사려고했는데, 그냥 가더라고~" 하시는 어르신.
집을 살펴보며 갔지만, 인기척이 없어보이는 경우 지나가는 일이 있습니다.
어르신은 집안에 계신다며, 들려달라고 하십니다.
화장지 하나랑 댓병 하나 달라는 어르신. 지난주 받았던 매실값 여쭤보시길래 공병으로 모두 처리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 알겠다며 조심히 다니라고 하십니다.
15시,
정류장에서 어르신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회관에 안가시고 집에 소주 하나만 갖고가신다고 합니다.
회관에 들어가니 어르신들 함께 모여계시네요.
지난주 공병 수거해갔다고하니, 어르신께서
"울집에도 엄청 많은데, 갖고가야하지 않는가?" 라고 하십니다.
너무 늦었던 시간이라, 말씀못드리고 갔다고 하니, 담에 갖고가라고 하십니다.
그러곤 어르신들께서 공병으로 6병 하나 갖다달라고 하십니다.
추가로 두부 2모씩 사시는 어르신들.
남자 어르신께서
"이보게, 김치 좀 썰어와볼란가." 하십니다.
"하나만 먹을꺼면 먹지도 마쇼." 하시는 어르신.
"입이 몇갠대, 하나만 먹겠소." 하십니다.
그걸 보던 옆에 어르신.
"내 두부 하나 갖고가쇼." 하니 두모가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나서는 여자 어르신. 김치 썰러가십니다.
함께 계시던 어르신들도 웃으시며 젓가락 한 번 뜨십니다.
종이컵에 가득 따라 반 병 비우고, 두부 한 조각에 김치 한 점으로 여유를 누리십니다.
15시 20분,
기다리고 있던 찰나, 어르신 차 한 대 올라옵니다.
"어이, 김선생 나 공병 값 줘야하네~" 하십니다.
어르신의 사모님 내리셔서
"잡곡 있어?" 하십니다.
공병으로 잡곡을 모두 바꾸시려나 봅니다. 어르신 2만원어치 혼합잡곡, 수수, 찰보리로 맞춰드립니다.
어르신 고맙다고 인사하며 올라가십니다.
15시 40분,
못보던 젊은 여성분이 집에서 청소하고 계십니다
매주 들린다고 말씀드리니, 방문요양으로 새로오셨다고합니다.
어르신 집 안쪽에서 계시다가 저 보시곤 나오셔서 참치 캔하고 콩나물 주문하십니다.
이동장터가 집까지 오는 모습에 대다수 요양보호사들은 좋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필요한 물건 집에서 장볼 수 있으니 좋으시겠지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농촌에 배달은 기본으로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장터 이용이 더 늘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늘 고민입니다.
16시,
어르신댁에 오늘도 많이 모여계십니다.
회관에 아까 들렸을 때도 여럿계쎴는데, 여기서도 모여계십니다.
우리 어르신도 방문요양 서비스 신청을 하신것 같았습니다.
한쪽에서는 서비스 제공기록지를 작성하는 분이 계십니다.
"울 손자 왔는가, 나 요플레랑, 요구르트 돈에 맞춰 주게." 하시는 어르신.
요플레 한 묶음 요구르트 5줄, 그리고 나머지 천원은 화투 돈으로 쓰실수 있도록 100원짜리 10개 드렸습니다.
"이거 한 줄씩 먹고 가야하네~" 라고 이야기하시는 어르신.
받은 요구르트 바로 손님들에게 다 나눠주십니다.
어르신 덕분에 목 한 번 축이고 장사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