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없는 게 취미"라는 사람은 왠지 밍밍하다
취미가 없는 인생은
뭐랄까 의미가 없다고나 할까, MSG가 빠진 쏘스같은 그런 맛?
오지랖이 태평양이어서 한때는 취미도 참 많았다
승마,스킨스쿠버,클레이사격 이런 건 돈이 많이 들어 못하고
서바이벌게임이나 래프팅이 스릴감넘쳐 좋더라만, 그것도 어쩌다 동호회 따라가서 맛보기나 했지 무시로 즐길만한 취미는 못된다
그 밖에 매니아적으로 깊이를 따지는 극한성격은 아니어서 말하자면 남들 하는 거 그냥 대충 묻어서 즐기며 사는 편이다
커피면 다 같은 커피지 뭐 별난 게 있겠냐만~
큐그레이더 Q-grader라는 직업도 있다
커피원두 감정도 하고 바리스타대회의 심판으도도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나같은 사람에겐 커피는 그냥 다 같은 커피다
루왁은 엄두도 못내고 블루마운틴,코나,세인트헬레나도 말만 들었지 굳이 생각해보지 않았고
니맛도내맛도 모르면서 그냥 남들 마시니까 따라 마신다
그래도 주제파악은 잘해서
스타벅스,할리스,투썸플레이스,엔젤리너스는?
비쌍께 안간다
깜냥에 입맛은 살아서 믹스커피의 느끼한 프림향은 끔찍히 싫고
"설탕은 마약이다~" 생각하고 살아서
그냥 가루커피에 물만 타서 마신다
이렇게 마신 게 꽤 오랜 세월인데 물조절만 잘하면 오히려 왠만한 드립보다 깊은 맛이 난다
기호식품이던 커피가 스타벅스의 등장으로 하나의 취향을 나타내는 트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커피이상의 경험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판매전략으로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스타벅스가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두값이 내려도 커피값은 오른다
며칠전에도 아이스커피 11종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배짱도 부려보지만
자신감이 지나치면 항상 오만이 된다
지난해 여름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맨하탄 매장이 경영난으로 문닫은데 이어
중국에서도 토종인 루이싱과 쿠디에 밀리고
한국에서도 이마트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후부터 매출이 떨어지는 추세다
커피말고 분위기를 파는 가게는 스타벅스 말고도 많다
사실 스타벅스는 여간 번거롭다
앱으로 선택하는 옵션이 백 종류가 넘으니 대기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고
사이렌오더의 퍼스널옵션에 들어가면
일반,디카페인,하프디카페인,블런드까지 종류도 많다
게다가 우유에 시럽,휘핑,드리즐까지 선택하려면 공부를 따로 해야할 지경이다
긍지를 가진 젊은 바리스타들의 개성넘치는 메뉴와 친절한 서비스도 스타벅스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메가/컴포즈/빽다방/커피빈 같은 저가커피도 맛만 좋다
한남동에 가면 토종맥심과 스벅 리저브매장이 있는데
맥심이 이태원로 250번지, 스벅이 252번지니까 거의 붙어있다시피 나란히 있다
스타벅스 옆에 보란듯이 플랜트매장을 오픈한 동서식품의 배짱도 두둑하다
시설이나 규모, 품질면에서 오히려 앞선다
🔻오른쪽 맥심플란트, 왼쪽 스타벅스 리저브 / 한남동
발등에 불이 떨어진 스타벅스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새로 영입한 CEO 브라이언 니콜이
"Back to the Starbucks"를 외치고 있다
살아남으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