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람]<2011여름사화집 특집>서지월/홍승우/정이랑/정경진/서하/김환식/고안나/김임백/김금란/박혜옥/황태면시인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편)
◆서지월 홍승우 김환식 정이랑 정경진 서하 고안나 김설아 김금란 박혜옥 황태면시인
[시와 사람]<2011사화집>서지월 시-노랑저고리 각시붓꽃
[시와 사람]<2011사화집>홍승우 시-광대
[시와 사람]<2011사화집>김환식 시-흰부리도요새
[시와 사람]<2011사화집>정이랑 시-장마가 시작되다
[시와 사람]<2011사화집>정경진 시-비가 오네
[시와 사람]<2011사화집>서 하 시-새우
[시와 사람]<2011사화집>고안나 시-파도 고안나
[시와 사람]<2011사화집>김임백 시-잎사귀 명상 김설아
[시와 사람]<2011사화집>김금란 시-마음으로 가는 여행
[시와 사람]<2011사화집>박혜옥 시-연꽃 입장에서 보면
[시와 사람]<2011사화집>황태면 시-빌딩숲 속의꽃을 보며
[시와 사람]<여름특집>서지월 시-노랑저고리 각시붓꽃
노랑저고리 각시붓꽃
서 지 월
ㅡ영남일보 이춘호기자께
마당가에 노랑저고리 입은 채 각시붓꽃이
몇날 며칠째 저홀로 피어 사념에 잠겨 있습니다
아무래도 나의 빈 공간 채워주기 위해
온 것 같은데 노랑저고리 초록치마가 연신
북녘처녀 같습니다
혼자 사는 나에게 뜰에 내리면 심심하지 않게
바람도 데려오고 나비도 불러옵나다
변심 많은 여자들은 나를 떠났지만
나는 다산 정약용이나 추사 김정희처럼
유배되어 살아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실지요 산다는게
유배지에서 지붕 너머 흘러가는
흰구름 보는 거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5천년 역사를 돌이켜 보면
나하고 생일이 같은 주몽도 연개소문도
다 갔습니다 내가 존경하는 포은 정몽주도
목은 이색도 이율곡도 송강 정철도
다 가고 없습니다 만주땅을 누비던 안중근도
가고 없고 김소월도 미당 서정주도
다 가고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는게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왜 오래 수 천년을 견디지 못하고 다들
갔을까요 지금 마당가에 피어있는
노랑저고리 초록치마의 각시붓꽃도
언제 떠날지 모르나 그녀가 찾아 온 것은
전생에 나를 사랑할 힘 잃었다가
용기 내어 다시 온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말이 필요없는 그녀에게
나는 그저 눈으로 사랑하는 수밖엔
없나 봅니다 그러한가 봅니다
(2011년 7월 30일 밤, 02시 35분에 쓰다)
<약력>
▲1955년, 대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과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출생.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 되어 등단.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수상.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1988, 나남),『江물과 빨랫줄』(1989, 문학사상사),
『가난한 꽃』(1993, 도서출판 전망),『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시와시학사),
『백도라지꽃의 노래』(白桔梗花之歌, 료녕민족출판사),『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천년의 시작) 등 있음.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위원.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시와 사람]<여름특집>홍승우 시-광대
광대
홍 승 우
잊어버리자
에잇,
꿈속에서처럼 잊어버리자
앞산 뒷산 어울려
어깨춤 추는데
비집고 들어가 훼방 놓을까
둥글게 원을 그려
숫자 놀음을 하며
잊는 날까지 살고 지내자
사는 날까지 잊고 지내자
<약력>
▲1955년 경북 경주 안강 출생. 본명 홍성백.
▲1995년 계간 『동서문학』신인작품상에 시 <새> 외 4편 당선으로 등단.
▲2007년 시집 『식빵 위에 내리는 눈보라』(나남) 간행
▲<낭만시> 동인으로 활동.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위원.
▲송앤포엠 시인회 회원.
▲현재, 대구시인협회 편집국장.
[시와 사람] 여름특집 정이랑 시-장마가 시작되다
장마가 시작되다
정 이 랑
우리 집 담장을 넘보던 호박
기어이 들키고 말았구나
층층나무로 오르고 싶었던 넝쿨손
비에 젖는다
춤추듯 흔들거리는 빗줄기
길 위에서 다시 길 내어가고
버리고 간 길의 꼬리에 매달려
쌀캉쌀캉 잘려나가는 나의 이십대,
무엇 하나 들킬 것 없구나
가끔 해 기운 쪽 돌아볼 때면
넓은 잎속 둥근 방 하나 얻어
신접살림 차려 살고 싶었다
어느 볕 좋은 오후의 한때에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웃음 흘리며
하늘 가까운 지붕에 두 팔 뻗어도 보고……
저벅저벅 생각의 문 열고 들어오는 발자국소리
축축한 앞치마에서 얼른 내려앉는
푸른 호박 한 덩이
끝내 견딜 수 없었던 것일까
어머니 손바닥에 얹혀 부엌으로 간다
이제는 긴 잠 자야겠다
<약력>
▲1969년 경북 의성 출생.
▲1989년 다인중·종합고등학교 졸업.
▲1997년『문학사상』신인발굴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1998년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수혜시인으로 선정됨.
▲2005년 첫시집, 『떡갈나무 잎들이 길을 흔들고(황금알)』발간.
▲2011년 두번째시집,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문학의전당)』발간.
▲2011년 현재, 대구시인학교 <사림시>및 <시원> 동인으로 활동.
[시와 사람]<여름특집>정경진 시-비가 오네
비가 오네
정 경 진
찾아와도 달갑지 않은
소식 미리 띄운
나그네 비, 눈치없이 오네
어디서 오는 누구인지
물어보지 않아도
푸르른 솔방울에 송송송
맺히는 투명한 땀방울
목련 라일락 활짝 펼쳐든
꽃잎 우산 위에
툭툭 기침하는 소리
어디서 오는 누구인지 말하고 있네
비가 오네, 세수대야에
흘러가는 목소리 담아
가만가만 가라 앉히면
그대 마음 읽을 수 있을까
반가운 그림자 될까
<약력>
▲1954년 부산 출생
▲동아대학교 원예학과 졸업
▲2001년 계간『시현실 』 봄호로 등단
▲2003년 제4회 「적벽강시문학상」 수상.
▲2005년, 중앙일보 주관 제1회「미당문학제」시부문 대상 수상.
▲중국 길림성「장백산」문예잡지 조선족문학인대회 및
일본 도쿄 아시아환태평양시인대회 참가.
▲한국시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시인.
▲현재, 대구시인학교 회장.
[시와 사람]<여름특집>서하 시-새우
새우
서 하(徐 河)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잠수해버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가 정말 사라졌다
세상을 안으로만 껴안은 탓인지
구부정하게 허리 펴지 못한 저녁놀
몸이 한쪽으로 굽었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마을 앞길도
굽을 데가 아닌 곳에서 슬며시 굽었다
생의 마디마디 펴지지 않는 토막들을 쓸어보는지
파도소리가 부르르르 마당에 깔린다
경북 영천 출생
1997년 『향장문예공모』우수상 수상
1997년 『포스코 문예공모』시부문 우수상 수상
1997년 『하나은행 여성문예 』우수상 수상
1998년 『대구문학 』신인상 수상
1998년 『한국한의문학상』시부문 수상
1999년 『동서문학상』동상 수상
1999년 『강원일보 김유정 문예상』수상
1999년 계간시전문지『시안』신인상 수상
2002년 제1회『반월문학상 』대상 수상
2003년 『우정사업본부 전국민 편지 쓰기』 은상 수상
2001년 『광역일보』문화춘추( 3~5월)집필
2010년 <매일신문> 매일춘추 집필
시집 『아주 작은 아침』시안 출간
현재, 한국시인협회, 시안시회, 대구문인협회, 솔뫼문학회, 현대불교문인협회 회원
대구시인협회 재무간사, 대구문학관 건립 추진위 사무간사
[시와 사람]<여름특집>김환식 시-흰부리도요새
흰부리도요새
김 환 식
물안개
내린 새벽
개펄에 서서
더벅머리
허옇게 긁고 있는 갈대밭을 봅니다
개펄 위엔
누군가
잠시
이승에서 쉬고 간
흔적
밤새 쓰고
또 草書로 흘려 쓴
기나긴 遺書들
흰부리도요새
한 마리
날이 샌 줄도 모르고
또박또박
유서를 받아쓰는 것입니다
<약력>
▲1958년 경북 영천 출생.
▲계간『시와 반시』에 「歸鄕」을 발표하며 文壇에 나옴.
▲시집, 『산다는 것』,『낯선 손바닥 하나를 뒤집어 놓고』,
『烙印』,『물결무늬』등.
▲칼럼집 "매일춘추-영남CEO칼럼" 등 있음.
▲(사)중소기업이업종대구경북연합회장 역임
▲대구경북산학연계망구축사업단장 역임
▲(재)대구경북디자인센타 이사
▲주식회사 韓中 대표이사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시와 사람]<여름특집>고안나 시-파도
파도
고 안 나
얼굴없는 바람이
제 맘대로 열어주는 길
우우 앞 다투며 달려와서
패잔병처럼 박살나는 파도
먼 길 나설 때 알았을까
그들의 末尾를
재대로 수습하지 못한 채
되돌아서는 아득한 길
보석처럼 튕기는 물보라
모두 상처투성이
달려오는 또 한 무리 파도떼
<약력>
▲시인. 시낭송가.
▲1958년 경남 고성 출생.
▲2010년, 부산시인협회『부산시인』봄호 신인상 시 당선.
▲중국『장백산 』, 연변시총서『시향만리 』로 작품 활동.
▲호미곶문화예술제 시부문 장원,산문부문 장원 수상.
▲백산여성문예상 시부문 장원 수상.
▲한국낭송가협회 시낭송가로 활동.
▲한중공동시전문지『 두견화(杜鵑花)』,「해란강여울소리」편집위원.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위원.
▲한국오페라교육문화진흥원 추진위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모닥불문학회 부회장.
▲대구시인학교 문화부장. <사림시> 동인으로 활동.
[시와 사람] 여름특집 김임백 시-잎사귀 명상
잎사귀 명상
김 임 백
잎사귀 하나
엽록소 다 주어버리고
뭇 별들의 눈초리 차가워도
움켜쥔 손아귀 놓지 못한다
바람에 가슴 찢기고
벌레들에게 살갗 뜯기면서도
푸른 잎맥 남아 있어
완강히 버티고 있다
내가 진정
당신에게 그러하리라
<약력>
▲1962년 경주 출생. 필명 김설아(金雪娥).
▲시인,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전문시낭송가.
▲『 대구문학』및 중국 연변시총서『 시향만리』로 작품 활동.
▲시집 『 햇살 비치는 날에』외 공저 다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회원.
▲ 모닥불문학회 회원. 한중 북방문학회 회원.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시인.
▲「사림시」동인으로 활동.
[시와 사람]<여름특집>김금란 시-마음으로 가는 여행
마음으로 가는 여행
김 금 란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잔잔한 호수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수면 위에
나룻배 하나 띄워 놓고
한가로이 누워 하늘 보는 것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수려한 산자락 한 모퉁이
햇살 가득한 절벽 난간 위에
초라하게 가라앉은 암자에서
한가로이 누워 마음 비우는 것
내가 가고 싶은곳은
어둠이 살짝 내려 앉은
풀벌레 소리 가득한 풀밭
반짝이는 별들의 향연 즐기는 것
내가 진실로 바라는 것은
사랑하고 그립고 외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으로 편하게 여행하는 것
<약력>
▲1937년 안동 풍산 출생.
▲ 의성여고 졸업.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서지월시인 강의) 문예창작 전공 수료.
▲2010년 연변시총서『시향만리 』로 작품 활동.
▲2010년 달구벌 전국백일장 시부문 장원, 최우수상 수상.
▲2011년 포항 전국호미백일장 시부문 장원, 최우수상 수상.
▲2010년 시전문지 『심상 』신인상 시 당선,
▲시집 『돌이 되고 싶었네』출간.
▲대구시인학교 사림시 동인.
▲심상문학회, 모닥불문학회 한민족사링문화인협회 회원.
[시와 사람] 여름특집 박혜옥 시=연꽃 입장에서 보면
연꽃 입장에서 보면
박 혜 옥
물이 거꾸로 치솟거나
쓸데없이 또 흘러 내리거나
흘러 내리다가 화난듯이
다시 솟아 오르거나
연꽃 입장에서 보면
별반 다른 일은 아니다
뿌리를 내려
죽을둥 살둥 흙을 붙잡아
꽃을 피워 보였고
벌써 여러송이 피워 보였고
때로 잠잠하여 물이 탁해져도
연꽃 입장에서 보면 슬퍼할 일도 아니다
자체 정화시스템을 풀 가동하여
꽃을 피우면 되고,피우면 되고.
<약력>
▲1951년 광주 출생
▲광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졸업
▲1986년 <현대시학>에 전봉건 홍윤숙시인 추천으로 등단
▲시집『 내 가슴은 셀로판지 』, 『 너무 순결한 것을보면 나는 죽고싶다』,
『 비담, 당신의향기 』등 있음.
▲광주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한민족사랑 문화인회 회원
▲모닥불문학회, 원탁시, 기픈시 동인
[시와 사람]<여름특집>황태면 시-빌딩숲 속의꽃을 보며
빌딩숲 속의꽃을 보며
황 태 면
어쩌면 꽃들은 기억할까
살아야 한다는
또렷한 의식으로 감당 못할
가장 멀리 떠나보낸 자궁 속
차라리
천 근의 무게로 깔아 뭉개는 어둠 속에서
삽질소리 요란하게 붉은 울음 토하고 있다.
거기
오만한 강물로 농무를 즐기는 누이는
그래 죽어 버릴 지도 몰라
그래 죽어 버릴 지도 모를
낯익은 삶이기에 꿈틀거려야 하는
어딘가에
우리의 안주하는 마음과 마음은
만났다가 헤어지고
헤어졌다 만나는
아찔한 힘에 그냥 따라갈 뿐
그냥 따라갈 뿐
아무 의미없이
지난 수십 년의 밤을 다져 놓았다.
오늘 하루 빌딩 숲속으로 어둠이 걸어오고
지친 삶 저 멀리
멋 모르는 아이들 물을 주고 있다.
<약력>
▲1956년 대구 출생.
▲「대구문학」,연변시총서「시향만리」로 작품 활동
▲<글샘문학> 동인.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시인.
▲대구문인협회 회원.
▲대구 자율형 계성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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