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장,
오여인은 아들이 필요한 소품과 옷을 가방에 넣는다.
이젠 집에서보다 그곳에서 지내게 될 아들을 위해 준비해 가지고 간다.
아들이 일러준 대로 찾아가는 오여인과 지씨는 마음이 행복해진다.
수아가 누구던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도 볼 정도로 한 집안처럼 지내던 아이였다.
지지리도 가난해서 중도에서 학교를 그만 두고 집안을 일으켜 세운 장한 아이다.
스스로 몸을 일으켜 집안을 세우고 남들보다 더욱 커다란 성공을 거두어 자신을 일으켜 세운 아이다.
대단한 집안의 모든 혼처를 다 물리치고 자신의 아들과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이 마냥 흐뭇하고 대견스럽다.
온 세상이 우러러보고 부러워하는 대단한 영화배우 정수아.
그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며느리가 된 것이다.
“여보!
우리 정철이가 수아를 어려서부터 사랑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허허……….
그러게 말이오.
보이지 않는 그 속을 누가 알겠소?”
지씨 역시 흐뭇하고 대견스럽다는 듯이 밝은 얼굴이 되어간다.
“그나저나 며느리를 본다고 해도 우리가 며느리가 해주는 밥을 얻어 먹는 다는 것은 포기해야겠지?”
“며느리 밥을 얻어 먹다니요?
바라보기만 해도 아까운 며느리에게 손에 구정물을 묻히게 할 수는 없지요.
얼마나 대단한 아이인데 그런 일을 하라고 하겠어요?”
오여인은 당치 않다는 듯 말을 한다.
참으로 대단한 며느리였다.
길을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다.
서울에서도 대단한 부호들만 사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 아닌가?
오여인은 어렵지 않게 운전을 하며 아들이 일러준 빌라를 찾는다.
그러나 입구에서부터 완전히 주눅이 든다.
이미 겉모양만으로 대단한 곳임을 보여주는 곳이다.
건물자체 만으로도 웬만한 사람들은 근처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주눅이 들 정도로 겉모양부터가
대리석으로 된 대단한 건물이다.
자신의 중형 승용차로서는 들어가기 민망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문을 통과하려니 마음이 위축이 된다.
정문에서 허락을 받고 나서야 출입이 허락되는 곳이다.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며 알려준 대로 몇 동인가를 확인하며 살피며 운전을 하며 들어간다.
“저기……정철이가 나와있네!”
지씨가 먼저 아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오여인 역시 정철을 보면서 기쁜 마음이 되어 차를 멈춘다.
“찾아오시느라 고생을 하셨습니다.”
정철은 부모님께서 직접 오신 것에 미안함을 나타낸다.
“고생은 무슨?
헌데, 너무 으리으리한 곳이라 조금은 위축이 된다.”
“어머니!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가 가야 되는데 그 사람이 함부로 노출이 되면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어 이렇게 고생을 시켜드렸습니다.”
“아니다!
이래서 이런 근사한 곳에도 와 보지 않니?
뒤에 네 짐을 조금 가져왔다.”
정철은 차에서 가방을 내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안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반짝반짝 광택을 내고 있는 실내를 둘러보느라 눈길을 이리저리 돌린다.
“정말 이런 곳은 처음으로 와 본다.
너무 번쩍거려서 신발을 신은 채로 들어오는 것이 미안할 정도구나!”
그 시간 수아는 주방에서 상차림을 살핀다.
시부모님을 위해 특별한 상차림을 부탁해 놓은 것이다.
언제나 수아를 위해 집안살림과 모든 것을 살펴주는 아주머니가 부지런히 몸을 놀리며 마지막 준비를 한다.
언제나 말없이 수아의 건강을 챙겨주시는 사람이다.
모든 것을 듣고도 못 듣고 알아도 모르고 입이 없는 아주머니다.
수아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운 것이라도 해 내는 사람이다.
음식솜씨 또한 어디를 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아주머니다.
수아의 집안 살림을 맡고 있는 사람이었다.
시부모님의 초대에 정성을 다해서 준비를 해주고 계신 것이다.
“아주머니!
늘 이렇게 수고를 해 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일이 내가 할 일인데 고마울 것이 뭐가 있어요?
언제 특별한 손님이 와 본적도 없이 늘 편안하게 지냈는데 평소보다 조금 신경을 썼을 뿐이지요.”
“아주머니가 계시기에 제가 이렇게 건강할 수가 있습니다.
엄마처럼 다정하고 따뜻하게 보살펴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나도 언제나 마음을 써 주는 수아씨가 정말 좋지요.”
“수아!”
정철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수아는 주방에서 나가 시부모님을 맞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발걸음을 해 주시어 죄송스럽고 고맙습니다.”
“수아야!”
오여인은 수아의 손을 잡는다.
“어머님!
참으로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버님! 이렇게 앉아서 두 분을 뵙게 되어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죄송스러울 것이 뭐가 있냐?
참으로 좋은 곳에 와 보게 되어 우리가 오히려 고맙다.”
수아는 두 분을 안으로 모신다.
“아버님, 어머님!
자식으로 받아주십시오.”
수아는 큰 절로 인사를 드린다.
“암!
받아주고 말고 여부가 있겠니?
네가 이렇게 우리 자식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참으로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더냐?”
“어머님!
그냥 수아일 뿐입니다.
어려서 어머님이 보아오셨던 수아일 뿐이지요.”
“아니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고 네가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해하고 기뻐하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런 네가 우리 자식이 된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오여인은 다시 수아의 두 손을 잡는다.
참으로 이렇게 가까이 보는 정수아라는 여배우의 모습이 너무나 곱고 아름답다.
“어머니, 아버지 저희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정철은 두 분을 보면서 말을 한다.
“뭐냐?”
지씨는 얼굴 전체에 웃음을 거두지 않고 아들을 본다.
“저희들 부모가 되었습니다.”
“뭐?
부모라고 하면 지금 수아가 임신을 했다는 말이냐?”
“네!”
“이런, 이런 이런 경사가 있나?
어찌 이런 경사가 다 있더냐?”
오여인과 지씨는 일어나 춤이라도 덩실 추고 싶은 마음이다.
“그 말이 정말이더냐?
정말 너희들이 아기를 가졌다는 말이냐?”
두 사람은 동시에 묻는다.
“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둘?
둘이라면?
설마 쌍둥이?”
“맞습니다.
지금 이 사람은 쌍둥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허허허………..
조상님의 은덕이 계셨구나!
이렇게 좋을 수가?”
지씨는 정말 일어나 춤이라도 출 기세였다.
오여인은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잡은 수아의 손에 힘을 준다.
“어찌 그리도 장한 일을 했니?
어찌 그리도 예쁜 일을 했니?"
“아버님, 어머님!
기뻐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은 우리가 하는 것이다.
그나 저나 초산이 너무 늦었는데 쌍둥이를 가졌으니 그 고생이 얼마나 심하겠니?
하나도 힘들고 지치는데 어떻게 하겠니?”
오여인은 수아가 첫 임신이라는 것을 믿는다.
지금까지 아무런 스켄들도 없이 깨끗하고 야무지기로 소문이 난 정수아라는 여배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누구하고도 다른 염문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대단하다는 재벌집안의 청혼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깨끗하게 거절을 한 수아라는 것을 오여인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머니!
의사 말로는 산모가 건강상태가 좋아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니다!
그래도 각별하게 조심 또 조심을 해야 한다.
여자가 아기를 가지고 출산을 한다는 것이 내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게다가 늦은 나이에 그것도 초산인데 얼마나 힘들게 어렵겠니?
정철아!
네가 산부인과 의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명색이 의사니까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보살펴주어야 한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참, 네 부모님께서도 알고 계시냐?”
“네!
어제 말씀을 드렸습니다.”
“얼마나 걱정을 많이 하실까?
아마 아기들이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고 한번에 나오고 싶어하는 모양이구나!”
그들은 서로 마주 보며 큰 소리를 내어 웃는다.
그리고 식탁에 둘러 앉는다.
오여인은 상차림을 보고 칭찬을 한다.
“참으로 많은 신경을 썼구나?
그냥 대충 먹어도 되는 것을 수고를 많이 했어!”
“어머니!
제 손으로 모든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위해서 늘 고생을 하시고 수고를 해 주시는 아주머니가 모두 하신 것입니다.”
오여인은 당연하다는 듯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치하를 한다.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우리 수아를 이렇게 보살펴주시니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별 말씀을요!
맛있게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아주머니는 인사를 하고 식당에서 나간다.
가족들만의 식사시간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배려였다.
오여인은 식사를 하면서 수아를 챙겨주기 바쁘다.
“참, 입덧은 하지 않니?”
“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냥 피곤하고 잠이 오는 것 외에는 먹는 것은 그럭저럭 먹고 있습니다.”
“다행이구나!
아마 네 어머니를 닮았으면 입덧이 심하지 않을게다.
난 우리 정철이를 가졌을 때 입덧이 얼마나 심했는지 없는 살림에 참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네 어머닌 곁에서 보기에도 부러울 정도로 아기를 가졌는지도 모르게 수월하게 잘 넘어가더구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그러지 싶다.
딸들은 대게 어머니를 많이 닮는다고 하더라만 그래도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되니 어디 수월할 수가 있겠니?”
수아는 자상하게 보살펴주는 시어머니의 배려가 고마웠다.
생각보다 정철의 부모님은 참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 것이다.
자신이 복이 많아서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수아는 행복하다.
정철의 마음이 따뜻하고 자상한 것이 모두 부모님을 닮아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모처럼 가족들과의 식사시간이 즐겁다.
이제 모든 것은 걱정할 일이 없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