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4승98패 NL 서부 5위): 홀수해 실패를 털어내기 위해 가장 큰 약점인 마무리를 보강했다. 아롤디스 채프먼, 켄리 잰슨과 더불어 마무리 빅3로 꼽힌 마크 멜란슨(4년 6200만)을 데려왔다. 2014-16년 최다 세이브 1위(131) 세이브 성공률 2위(92.9%) 평균자책점 3위(1.93)의 멜란슨은 지긋지긋한 마무리 고민을 해결해주는 듯 했다.
하지만 멜란슨이 샌프란시스코 최적화가 되어버리면서 모든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11세이브 4.50). 좌완 윌 스미스의 토미존 수술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던 불펜은 급기야 작년보다 더 나빠졌다(ERA 3.65→4.34). 에이스 없이 전반기를 버틴 선발도 마찬가지(3.71→4.58). 30대 선수들이 중심을 이룬 타선도 성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홈런 리그 15위(128) 득점 14위(639) 타율 13위(.249) ops 15위(.689) 여기에 조정득점창조력(wRC+) 83은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다. 이는 자이언츠 역사상 1902년(77) 2007년(81) 1956년(82) 다음으로 나쁜 기록이다.
지난 시즌 최다블론(30) 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멜란슨이 사고를 쳤다. 첫 19경기 6승13패로 이긴 날보다 진 날이 더 많았다. 다저스와 지구 선두 싸움을 할 줄 알았더니, 샌디에이고와 탈꼴찌를 두고 경쟁했다. 이마저도 후반기부터는 긴장감이 떨어졌다. 팀 역대 두 번째 100패 시즌을 걱정해야 됐는데, 9월30일 샌디에이고전 8-0 승리로 100패 시즌을 간신히 면했다. 승률 .395는 팀 역대 5번째로 나쁜 기록, 1위 팀과 40경기 이상 차이가 벌어진 시즌은 연고지를 옮긴 1958년 이후 처음이다(1위가 라이벌 다저스라는 사실이 더 쓰라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연출했다. 4-4 동점에서 9회말 파블로 산도발의 홈런이 터졌다. 산도발은 베이스를 돌면서 "마치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지는 쪽이 더 좋았을 수 있다. 그래야만 내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승리한 날, 디트로이트가 패하면서 두 팀의 시즌 성적은 동률이 됐다. 그러나 이전 시즌 성적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앞서 디트로이트가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참고로 샌프란시스코는 아직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져본 적이 없다(이전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간 역사도 없었다). 메이저리그 공동 최하위 오명을 쓴 것도 모자라서 내년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까지 뺏긴 억울한 상황.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제대로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던 시즌이었다.
Good : 버스터 포지는 잠시나마 우울한 현실을 잊게 해줬다. 데뷔 후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을 기록하면서 리그 타격 5위에 올랐다(.320 .400 .462). 포지 이전 통산 네 번의 3할 타율 시즌을 만든 내셔널리그 포수는 마이크 피아자(7회) 테드 시몬스(6회) 제이슨 켄달, 야디에르 몰리나(이상 4회) 뿐이다. 홈에서 낯가림이 더 심했던 타자가 홈 타율 4위(.345)에 오른 것도 반가운 일. 30대 첫 시즌에도 강속구 대처 능력이 큰 하락을 보이지 않았다(95마일 이상 타율 .299→.295). 승리기여도(fwar) 4.3은 내셔널리그 포수 1위인 동시에 팀 최고기록. 포지가 2012년 이후 쌓은 승리기여도 31.8은 같은 기간 포수 2위 몰리나(20.4)보다 훨씬 높다.
비록 불운에 시달렸지만 제프 사마자(9승15패 4.42)는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207.2이닝을 책임졌다. 200이닝 선발이 갈수록 희귀해지는 가운데 맥스 슈어저(워싱턴)와 더불어 5년 연속 200이닝을 사수했다. 포심과 커터 비중을 낮추는 대신 싱커, 슬라이더, 스플리터 비중을 높인 것이 변화. 그 결과 삼진이 늘고 볼넷이 줄었다. 탈삼진/볼넷 비율 6.41은 1908년 크리스티 매튜슨, 1966년 후안 마리칼(이상 6.17)을 넘어서는 팀 신기록이다.
올해 사마자는 8월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이적 후 첫 완봉승을 따냈다(3피안타). 그런데 사마자보다 먼저 완봉승을 해낸 이가 있었으니, 늦깎이 신인 타이 블락(27)이었다(8승12패 4.78). 4월말부터 선발로 나선 블락은 6월3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첫 완봉승을 장식했다. 샌프란시스코 신인 완봉승은 2015년 크리스 헤스턴 이후 처음(6월10일 노히터). 이 날 블락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반면 타석에서는 볼넷을 세 개나 골라 화제가 됐다. 홈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투수들이 피홈런에 애를 먹었는데, 블락은 이 고민을 차단시켰다(9이닝 0.93홈런).
크리스 스트래튼(4승4패 3.68)은 블락보다 피홈런에 더 인색했다(9이닝 0.77홈런). 8월부터 나온 9경기 평균자책점 2.42는 내셔널리그 선발 4위(스트라스버그 0.84, 헨드릭스 2.04, 로비 레이 2.28). 스트래튼의 주무기는 커브는 평균 3105회에 달하는 분당 회전수를 기록했다(매컬러스 2874회, 힐 2798회). 포심 평균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91.9마일) 분당 회전수가 높은 포심과 커브 조합은 우완 리치 힐을 연상하게 했다. 척박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선발진은 워싱턴(973.0)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으며(958.2이닝) 메이저리그 선발진 중 네 번째로 많은 8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Bad : 불펜이 작년보다 심각해질 줄은 몰랐다. 오죽했으면 텍사스가 포기한 샘 다이슨에게 손길을 건넸다. 첫 세이브를 올린 이후 18경기 기대 이상의 활약(11세이브 0.90)을 펼친 다이슨은, 그러나 마지막 12경기에서 텍사스 시절로 되돌아갔다(3세이브 9.28). 잰슨, 채프먼과 달리 팀에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 멜란슨은, 야구 선수에겐 생소한 오른 팔뚝 구획 증후군(Compartment syndrome)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이 증상은 풋볼 선수에게 자주 나타난다).
패스트볼 의존도를 낮추면서 제구가 흔들린 헌터 스트릭랜드(68경기 2.64)는 5월말 하퍼와 주먹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그 보복구는 팀 동료들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불펜은 10월1일 맷 케인의 마지막 승리도 기어이 날렸다(레예스 모론타 블론). 보치 감독이 가장 중용한 투수가 코리 기어린(68경기 1.99)이었다는 것이 올해 샌프란시스코 불펜의 현실이다.
매디슨 범가너는 4월말 오토바이 사고로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공을 던지는 왼 어깨를 다치면서 전반기를 날렸다. 후반기 13경기(4승6패 3.43)에서는 불운을 경험. 9이닝 득점지원이 64명 중 60위에 해당하는 3.54점이었다. 범가너 역시 홈런에 발목을 붙잡혔는데(9이닝 1.61개) 지난해 하나도 없었던 커브 피홈런이 4개나 됐다. 맷 무어는 건강한 상태가 민폐였으며(6승15패 5.52) 자니 쿠에토(8승8패 4.52)는 4년만에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했다(147.1이닝).
샌프란시스코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 부분은 수비다. 2016년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올랐던 디펜시브런세이브(DRS) +50이 반토막을 넘어 -42까지 떨어졌다(ML 26위). 밑바닥을 친 외야진(-45)이 문제였는데, 데너드 스팬(-27)은 더이상 중견수를 맡아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심어줬다. 수비에 대한 걱정은 포지에게도 나타났다. 디펜시브런세이브에서 -1을 남긴 데 이어(지난해 +12) 전체 1위였던 프레이밍 지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26.8→1.6). 포지는 "일부 낮은 공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낮은 쪽 걸친 공의 포구는 손목 근력이 중요하다. 이로 인해 포지의 포수로서 미래에 서서히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시즌을 망친 주범은 부상도 있다. 팀 주축들이 번갈아가면서 부상자 명단에 다녀왔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23명은 다저스(27명) 토론토(25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샌프란시스코로선 든 자리보다 난 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크리스천 아로요(.192 .244 .304) 라이더 존스(.173 .244 .273) 같은 유망주들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베이스볼아메리카>는 미드시즌 구단 팜 랭킹에서 샌프란시스코를 27위에 뒀다.
전망 :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데려올 수 있을까. 배리 본즈 이후 이렇다 할 홈런 타자가 없는 샌프란시스코는 타선의 파괴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 그런 측면에서 스탠튼은 안성맞춤. 출루율이 높은 포지와 함께라면 생산력은 더 증대할 수 있다. 다만 스탠튼의 대가가 만만치 않은 점, 여기에 2027년까지 묶여 있는 어마어마한 잔여 계약(10년 2억8500만)은 대단히 부담스럽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연장 계약으로 묶여 있는 선수가 있으며(포지 쿠에토 크로포드 벨트) 당장 연장 계약 협상을 진행해야 할 범가너도 있다. FA 시장에서 스탠튼의 차선책을 찾는다면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기대해 볼 만하다. 샌프란시스코는 8명이 들락날락한 3루수 wRC+가 메이저리그 가장 나쁜 64에 불과했다(황재균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무스타커스는 최소한 이보다는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로, 샌프란시스코는 주전들의 평균 연령을 낮춰야 하는 과제도 있다.
충격적인 시즌을 뒤로한 샌프란시스코는 대대적인 코치진 개편에 나섰다. 18년간 투수코치를 맡은 데이브 리게티가 일선에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타격코치 헨슬리 뮬렌이 벤치코치, 론 우터스 벤치코치는 3루코치로 이동했다(리게티는 단장 특별 보좌관). 커트 영과 알론조 파웰이 투수코치와 타격코치로 선임됐으며, 맷 허지스가 새롭게 불펜코치를 맡는다. 이 행보는 보치 감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보치는 2019년까지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리빌딩에 돌입하기는 애매한 샌프란시스코는 내년에도 승부수를 던질 것이다. 그러나 곳간을 채우면서 성적까지 노려야 하는 리툴링은 리빌딩보다 힘든 업무다(화이트삭스를 보라). 그렇다고 또 한 번 마냥 짝수해 기적을 바라기에는 NL 서부지구 경쟁력이 이제 만만치 않아졌다.
야수 fwar 순위
4.3 - 버스터 포지
2.3 - 브랜든 벨트
2.0 - 조 패닉
2.0 - 브랜든 크로포드
1.2 - 데너드 스팬
1.1 - 에두아르도 누녜스
0.7 - 헌터 펜스
0.4 - 닉 헌들리
0.4 - 고키스 에르난데스
0.3 - 켈비 톰린슨
투수 fwar 순위
3.8 - 제프 사마자
1.7 - 매디슨 범가너
1.2 - 타이 블락
1.2 - 자니 쿠에토
1.0 - 맷 무어
0.8 - 헌터 스트릭랜드
0.6 - 크리스 스트래튼
0.4 - 마크 멜란슨
0.3 - 코리 기어린
0.3 - 맷 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