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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사랑 여행 스크랩 단재 신채호 선생님과 나의 중국 답사
天風道人 추천 1 조회 14 14.08.15 00: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문화재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단재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선생님께서 중국으로 망명을 가실 때 고구려의 유적들을 보곤 ‘집안현의 고구려 유적을 한 번 보는 것이 김부식의 고구려사를 만 번 읽은 것보다 낫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나는 그 말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작년 12월 17일 단재해외유적답사단으로 중국을 가게 되었다.

나의 첫 정식 해외 답사였기 때문에 남다른 각오도 있었다. 단재 선생님께서 활동하고 생활했던 무대를 내가 직접 보고 체험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단재 선생님께서 무슨 생각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했을지, 중국에 있는 고구려의 유적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함께 느껴 보고 싶었다.

중국 답사 중 가장 기억에 남았고,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 곳은 단재 선생님께서 순국하신 뤼순감옥, 집안현의 고구려 유적지, 그리고 후퉁 거리다. 뤼순감옥은 단재 선생님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가 처형 당한 곳이다. 고문기구와 감방이 빽빽이 있는 뤼순감옥을 둘러보는 나의 마음은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단재 선생님이 순국하신 감방과 안중근 의사의 교수형이 처해졌던 곳에서 답사단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희생하신 분들을 생각하며 모두 묵념을 했다.

 

 

답사 둘째 날은 고구려의 유적들을 보기 위해 집안으로 갔다. 평소 문화재는 선조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가장 큰 매개체라고 생각해서 유적지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기회에 쉽게 볼 수 없는 고구려 유적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대가 컸다.

집안에서는 국사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오회분오호묘에서 벽화들도 보고, 광개토대왕릉비, 장수왕릉(장군총)도 보았다. 광개토대왕릉비 앞에 서자 ‘집안현의 고구려 유적을 한 번 보는 것이 김부식의 고구려사를 만 번 읽은 것보다 낫다’라는 단재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었다. 정말 국사 교과서 백번을 읽는 것보다 더 큰 감동과 그 시대의 역사와 그때의 사람들의 지혜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단재 선생님께서 중국 망명 중 짧지만 가장 행복한 생활을 하셨던 곳인 후퉁 거리인데, 후퉁 거리를 가기 전, 원래 계획대로라면 ‘진스팡지에’라는 단재 선생님이 생활하셨던 거리를 들렀어야 했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하여 재건축이 된 상황이여서 아쉽게도 진스팡지에는 가지 못하였다.

 


후퉁 거리를 가기로 한 넷째 날은 단재 선생님의 며느님인 이덕남 여사님을 뵌 날이기도 했다. 이덕남 여사님이 답사단에게 해주신 말들도 가슴이 많이 아팠지만 아직 며느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 단재 선생님의 역사가 오래된 일이 아니라는 것이 더 슬프고 꼭 기억해야하는 우리의 역사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기회였다. 후퉁 거리를 걸으면서 지금까지 이론적으로 공부했던 단재 선생님이 아닌 가장으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선생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혼자가 아닌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어려운 생활을 가족들과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의 막막함과 아내와 자식에 대한 미안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삭막한 시대에 단재 선생님이 계속 독립운동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도 가족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만약 내가 나라가 기우는 그 시대에 사는 사람이었다면 ‘친일파들이 넘치는 상황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망명을 가고, 단재 선생님처럼 국가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여러 사람들이 변절하는 그 시대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한 평생을 바친 단재 선생님에 대한 경외심이 마음속 깊이 번졌다.

유적답사를 하면서 단재 선생님의 정신, 고구려의 유적들을 본 것도 공부가 많이 되었지만, 교과서에선 짐작도 할 수 없었던 독립운동가로서의 치열하고 고독했던 삶을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문득문득 중국에서의 추억이 생각날 때가 있는데 이렇게 나의 중국답사를 쓰게 되어서 좋다.


 

글·사진·유진영 청주산남고등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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