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신규 육성 시나리오 아오하루배를 업데이트했다. 스토리 테마는 ‘올바른 육성법’을 두고 벌어지는 신념 경쟁이다. 이사장이 해외 출장을 간 사이 신규 캐릭터 ‘카시모토 리코’가 이사장 대리로 취임했다. 그리고 리코의 숨 막히는 운영 정책이 갈등의 도화선이 된다. 이번 주 스토리보드는 아오하루배의 중심에 선 카시모토 리코 이사장 대리에 초점을 맞췄다.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철저한 관리주의’를 주장하게 된 걸까? 그녀의 복잡한 과거사를 들어보자.
오늘의 키 퍼슨: 혜성처럼 등장한 이사장 대리 ‘카시모토 리코’
국내 서버만 즐긴 트레이너라면 그녀의 이름보다 ‘이대리’라는 명칭이 더 익숙할 것이다. ’19일 업데이트하면 이대리 꼭 뽑아요!’라는 말이다. 당연히 그녀가 이씨라서 그런 건 아니다. 직책인 트레센 학원 이사장 대리를 줄이다 보니 이런 구수한 별명이 됐다.
리코는 이사장 아키카와 야요이가 해외 출장으로 트레센 학원을 비우면서 등장한다. 해외 서버에서는 이 설정 때문에 큰 오해를 샀다고 한다. 리코가 워낙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이라 ‘음모로 우리 이사장을 몰아내고 트레센 학원을 장악하려는 빌런’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게다가 자매 게임인 아이돌 마스터즈 신데렐라 걸즈에서 비슷한 분위기의 캐릭터가 등장한 바 있고, PV에서 빌런 분위기를 풍긴 것도 한몫했다.
다행히 오해는 금방 풀렸다. 이사장은 정말 해외 일로 바빠 몇 년간 출장을 간 것이다. 리코는 그런 이사장의 대리로 취임한 게 전부다. 첫인상이 반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싶다. 지금은 오히려 팬덤의 인기 캐릭터로 호감을 사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알아보자.
비터 글라세와 리틀 코콘은 그녀의 담당 우마무스메다. URA 파이널스의 키류인 아오이와 해피 미쿠를 떠올리면 된다. 다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스토리 주역인 라이스 샤워, 타이키 셔틀 일행과 두 우마무스메의 첫 만남이 좋지 않았으며, 학원 내 리코의 이미지도 딱 빌런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리코와 비터 글라세, 리틀 코콘의 관계는 정말 좋다. 리코는 우수한 베테랑 트레이너이며, 그녀들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오하루배 스토리 후반부에 갈등을 빚긴 하지만, 이것도 그녀를 존경해 일어난 일이다. 종합하면 리코는 여러 모습이 혼재한 복잡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숨 막히는 학원 생활은 처음이야!
우마무스메 학생들: 그동안 잘 했잖아요. 갑자기 왜 이래요?
이쯤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트레센 학원의 분위기를 돌아보자. 하루가 멀다고 온갖 말썽과 소동이 끊이질 않는 왁자지껄한 풍경이 떠오른다. 학생회장 심볼리 루돌프와 이사장이 이런 분위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학생들이 무슨 일을 꾸미든 대부분 OK 해주는 타입이다. 덕분에 학생들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고, 이런 기조는 트레이닝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묘사한 주인공 팀도 이런 분위기가 강했다. 게임의 팀 시리우스, 애니메이션의 팀 스피카 모두 각 선수가 자유롭게 절차탁마하며 자신에게 꼭 맞는 훈련법을 수행했다. 특히 팀 스피카의 골드 쉽이 딱 이런 스타일이다. 남들이 터프를 뛸 때 혼자 언덕에 말뚝을 박거나 바둑을 두는 기행을 한다. 아무리 봐도 제대로 된 훈련법은 아니지만, 어쨌든 성과는 좋았다. 로데오 트롤링만큼은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말이다.
아오하루배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와르르 무너진다. 당연히 새로 취임한 카시모토 리코 이사장 대리 때문이다. 그녀의 방침은 SSR 서포트 카드의 이름대로 ‘철저한 관리주의’다. 우마무스메의 트레이닝은 물론 사생활까지 관리 대상이다. 레이스 성적이 나쁘면 벌칙을 받으며, 외출도 군대 휴가 가듯 보고서 작성 및 결재를 받아야 한다.
우마무스메가 준프로 운동선수임을 고려하면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오히려 알고 보면 무한 경쟁 체제인 트레센 학원에 어울리는 건 그녀의 방침일지도 모른다. 몇몇 트레이너는 담당 선수의 성적을 높일 기회라며 좋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우마무스메의 입장은 어떨까? 그녀들은 준프로 운동선수이긴 해도 풋풋한 소녀 감성이 남아있다. 오히려 리코가 바랄만한 타입인 질주광 사일런스 스즈카가 게임 내외적으로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수긍보다 ‘그동안 자유로운 훈련과 사생활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냈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앞서는 게 자연스럽다.
타이키 셔틀: 아오하루배 시나리오에서 아오하루배를 폐지하면 뭐가 남습니까!
시나리오의 중심인 아오하루배도 학생들의 반발 이유가 됐다. 일단 아오하루배는 URA 파이널스와 달리 이사장이 주최한 대회가 아니다. 학생들이 자료를 조사해 ‘이거 열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당연히 이사장은 쿨하게 OK 사인을 내렸다. 아쉽게도 개최 선언 후 갑작스레 해외 출장이 결정됐지만 말이다.
일련의 과정을 준비한 타이키 셔틀 일행이 얼마나 기대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아오하루배라는 큰 대회를 여는데 중책을 맡았으니 자존감이 쭉쭉 올라갔을 것이다. 친구들 앞에서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이사장 대리라는 사람이 아오하루배 폐지를 주장했다. 이사장의 결정을 번복한 셈이다.
물론, 리코가 아무런 근거 없이 폐지를 주장한 건 아니다. 육성 시나리오를 즐겨보면 알겠지만, 아오하루배는 URA 파이널스 일정 중 팀 레이스를 뛰는 구조다. 덕분에 담당마와 팀원을 함께 육성하느라 육성 난도가 더 높다. 그녀는 이를 고려해 오버 트레이닝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불만이 폭발한 타이키 셔틀이 리코를 쫓아간다. 아오하루배의 핵심 갈등 요소는 여기서 비롯한다. 기존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타이키 셔틀과 주인공 팀, 철저한 관리주의를 주장하는 리코와 팀 퍼스트의 신념 대립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우마무스메들이 저마다 지지하는 팀에 합류하고 후반부에 격돌한다.
여기서 알수 있듯 리코의 관리주의는 무조건적인 부정 대상이 아니다. 과정은 괴로워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 지지하는 우마무스메도 많다. 리코가 악역이 아닌 사상이 다른 대립자이자 우수한 트레이너라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다.
제가 여러분 생각을 무시하고 이러는 것 같죠?
▲ 이런 포스를 뿜어놓고 빌런이 아니라고 하면 솔직히 누가 믿겠는가?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이렇게 보면 카시모토 리코가 낙하산 발령을 받아 학원 풍조를 어지럽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오하루배를 관통하는 갈등 구조도 그녀의 정책이 원인이니 말이다. 하지만, 주인공 팀과 몇 차례 격돌했을 때에는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담담하고 냉정 침착한 반응을 보인다. 그녀의 팀 퍼스트가 간발의 차로 승리해 관리주의 육성론에 경종을 울렸을 때에도 말이다.
그런 리코의 냉정함을 무너뜨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담당 우마무스메들이다. 둘은 주인공 팀 일행과 싸우면서 ‘리코의 육성론은 안전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넘어서는 데에는 부족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리코 몰래 추가 트레이닝을 시작했으며, 뒤늦게 이를 알아챈 리코와 충돌해 말다툼으로 이어진다.
리코가 이처럼 독하게 관리주의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금세 밝혀진다. 사실 리코도 옛날에는 기존 트레센 학원 방침대로 우마무스메의 개성을 존중하는 트레이너였다. 아오하루배에 참가한 경력도 있다. 그런데 대회 참가 전 담당마의 오버 워크를 허용했고, 피로 골절로 인한 선수 생활 종료 및 트레센 학원 중퇴라는 배드 엔딩을 맞았다. 이에 트레이너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껴 지금의 스타일로 변한 것이다.
모든 내막을 알게된 팀 퍼스트 일동은 여기서 폭탄을 터뜨린다. 리코의 관리주의 트레이닝을 보이콧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훈련하기로 말이다. 당연히 리코는 트라우마가 떠올라 좌절한다. 그래도 팀원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건 그녀에게 반발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존경심을 담아 그녀의 방법론에 새로운 연구 성과를 더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또 우마무스메는 보호의 대상이 아닌 트레이너와 대등한 파트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아오하루배 스토리는 이사장이 준비한 리코의 PTSD 치료 겸 성장의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서사는 해외 서버에서 아오하루배 업데이트 후 무척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진심으로 학생을 생각하는 좋은 교사인 건 물론, 이해할만한 방법론과 서사를 묘사했다는 점이 그 요인이다. 앞서 언급한 자매 게임의 등장인물과 비교해 반사 이익을 본 건 덤이다.
이사장이 귀엽지, 다들 좋아해
지금까지 살펴본 카시모토 리코는 아픈 과거를 품은 비장미 넘치는 인물이다. 하지만, 팬덤의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날카로운 철의 여인 탈을 쓴 허당으로 유명하다. 어디서 나온 밈이냐고? 놀랍게도 순도 100% 공식 이미지다. 아오하루배를 즐기다 보면 이런 이미지가 자주 나와 웃음을 선사한다.
허당 이미지의 근원은 절망적인 운동 신경이다. 서포트 카드 이벤트 ‘의외의 일면’에서 고백하길 마라톤 대회 꼴찌, 날아오는 공은 모두 놓치고 뜀틀은 추가 시험을 봤다. 어디 그뿐이랴? 주인공이 오락실에서 그녀를 발견했을 때에는 리듬 게임 0콤보라는 대기록을 달성 중이었다.
주인공 트레이너와 엮이면 더 화려하게 망가진다. 떡 만들기 행사에서는 절굿공이를 들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예상대로 젖 먹던 힘을 쥐어짜는 모습이 일품이다. 그 밖에도 몰래 담당마를 미행하다가 빨리 복귀해야 할 때 탈진해버려 주인공이 부축해 줘야만 했다.
그 결과 팬덤에서 ‘카시모토 리코 = 보호가 필요한 나약한 생물’ 이미지가 자리했다. 첫인상인 철의 여인을 비튼 얇은 알루미늄이나 은박지 또는 툭하면 어딘가 다치고 부러지는 쿠크다스로 비유하기 일쑤다. 사실 그녀의 지지 비결에는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면모도 있는 것 아닐까?
※ 따끈따끈 신규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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