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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따뜻하고 즐거운 이중주를 연주하는 시
다정한 눈길로 세상을 포근하게 바라보는 시
『콩나물 학교』는 언제나 섬세한 시선으로 세상을 다정히 바라보는
김현숙 동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입니다.
사소하지만 따뜻하고 즐거운 이중주를 연주하는 동시 57편을 엮었습니다.
유쾌한 상상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시, 발랄한 어린이 일상을 재치 넘치는 시어로 그려 낸 시,따뜻한 눈길로 이웃을 보듬는 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존중하는 시 등 어린이와 이웃, 자연의 만물을 애정하는 김현숙 동시인의 다정한 시선이 동시 곳곳에 가득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사물과 자연을 대하는 마음, 가볍고 소박한 배려와 존중의 감정이 동시 속에 묻어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에게 보내는 시인의 커다란 응원이 담겨 있습니다.
장은희 화가의 명랑하고 생기 넘치는 그림체는 따뜻하고 즐거운 이중주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여 동시집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함께 읽는 이들에게 조화로운 즐거움과 봄 햇살 같은 다정함을 선물하는 동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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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따뜻하고 즐거운 이중주를 연주하는 시
김현숙 시인은 새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각기 다른 두 개의 소재를 동시 속에 함께 녹여내는 것이지요. 얼핏 보기에는 서로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소재들이지만 공통의 특징 아래에 하나의 시로 연결됩니다. 한 작품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높이가 다른 음들이 함께 울리며 화음을 만드는 것처럼 색다른 이중주를 연주합니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이 바뀌기도 합니다.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도 울그락붉그락 화를 내기도 하지요. 김현숙 시인은 이런 사춘기 청소년의 모습을 보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압력밥솥을 떠올렸습니다. 동시 「사춘기 형」 속 “맹렬하게 추를 흔들며/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압력밥솥” 시구는 ‘압력밥솥’을 설명하는 말이지만 시의 제목인 「사춘기 형」에게도 꼭 들어맞습니다. 시 속에서 ‘사춘기 형’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지만 독자들은 제목 「사춘기 형」을 통해 이들을 동일시하며 공감의 웃음을 짓게 됩니다. ‘사춘기 형’과 ‘압력밭솥’은 이전에 함께 어울려 본 적이 없는 서로 다른 소재였지만 김현숙 시인의 재치 넘치는 관찰력으로 하나의 동시로 어우러지게 되었습니다.
동시 「반딧불이」에서도 전혀 다른 소재들의 훌륭한 조화가 이뤄집니다. 어두운 밤 반짝이며 빛을 내는 “반딧불이”도 김현숙 시인에게는 조금 색다르게 보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짝사랑의 감정으로 말이지요. “네 이름만 들어도 깜빡/ 네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깜빡/ 네가 다니는 학원 간판만 봐도 깜빡” 시구에 이러한 설렘의 감정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였던 ‘반딧불이’라는 자연물과 ‘설렘’같은 감정이 동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것이지요. 또 좋아하는 마음을 반딧불이 불빛으로 그려낸 감정의 시각화를 통해 설렘의 감정이 더욱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김현숙 시인의 새롭고 재미있게 말하기 기법으로 탄생한 뜻밖의 만남은 독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다정한 눈길로 세상을 포근히 안아주는 시
김현숙 동시집에는 가볍고 소박한 연결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타인을 향한 작은 도움과 배려들이 모여서 서로를 하나의 세계로 연결시키는 것이지요. 김현숙 시인은 우리 주변 속 도움의 순간들을 눈여겨보며 친절한 연민의 마음들을 동시 속에 담았습니다. 서로를 향한 소박한 연결이 계속해서 이뤄지기를 꿈꾸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때로는 소소한 베풂이 세상 그 무엇보다 따뜻한 봄볕이 되기도 합니다. 동시 「34초」는 화자가 서울역 광장에서 목격한 도움의 현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한겨울, 커피 한 잔을 사달라고 요청한 노숙자에게 한 아저씨가 말없이 외투와 목도리, 장갑, 지갑을 탈탈 털어주고 떠납니다. 아저씨가 자신의 것을 나누던 ‘34초’ 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의 한 가운데에 따스한 봄볕이 내리쪼입니다. 34초 동안 데워진 온기 어린 친절은 아저씨와 노숙자를, 그리고 노숙자와 세상을 연결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의무감이나 강요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작은 도움으로 따뜻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랐던 아저씨의 소소한 연민의 마음이었지요. 김현숙 시인이 꿈꾸는 가볍고 소박한 연결처럼 동시를 읽는 우리도 누군가에게 따스한 34초의 봄볕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어린이의 명랑하고 친절한 배려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낯선 동네에서 길을 찾는 한 사람이 지나가던 어린이에게 길을 묻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친구 ‘도현이 집’에서부터 출발해 목적지로 가는 길을 열심히 설명해 주었지만 정작 낯선 이는 ‘도현이 집’을 알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동시 「답답해요」는 아이의 순수한 친절 속에 숨은 귀여운 오류를 재미있게 그려낸 동시입니다. 아이는 ‘도현이 집’에서 시작해 ‘맨날 서 있는 자전거’로 길 설명을 이어가는데 이 모든 장소가 자신에게만 익숙한 곳이라는 점이 웃음을 불러옵니다. 비록 완벽하지 못했지만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아이의 선한 마음과 그 마음이 불러오는 감동의 가치는 삭막해진 요즘 시대에서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를 돕고 연결해 나가며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해지길 바라봅니다.
어린이와 함께 보는 시 해설을 담다
열린어린이 동시집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삶과 함께하며 따뜻하고 너른 눈으로 어린이들의 삶과 꿈을 담습니다.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내면을 껴안고 어린이들의 넘치는 상상력을 북돋우는 어린이문학으로서 동시들을 담으려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껴안고 삶을 껴안는 동시집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린이들이 즐거이 감상하는 동시집, 시문학으로 시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이끄는 동시집, 시 감상의 길을 열어 주는 동시집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동시집 안에 아이들이 읽기 어려운 해설이 담겨 있었습니다. 열린어린이 동시집은 ‘어린이와 함께 보는 시 해설’로 어른만이 아니라 동시의 중심 독자인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시 해설을 실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담 없이 해설을 읽으며 시 감상의 힘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열린어린이 동시집이 동시를 시문학으로 온전히 감상하는 즐거운 동시집, 진정 어린이를 위한 동시집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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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요 / 김현숙
꼬마야, 비봉초등학교가 어디니?
도현이 집에서 올라가면 피시방이 나오는데요 피시방에서 쭉 올라가면요 분식집이 나오고요 좀만 더 올라가면 미용실 바로 위에 둘리 문구점이 있거든요 그 옆에 맨날 서 있는 자전거가 있고요 자전거를 발견했다면 바로 거기서 잘 보일 거예요 걸으면 5분 정도 걸려요 아주 가까워요 근데요 빨리 가면 1분만에도 갈 수 있어요
도현이 집은 어딘데?
휴,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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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은 날 / 김현숙
딸깍!
전등 스위치를 끕니다
딸깍!
이제 그만
생각 스위치도 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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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은 모기도 좋아해 / 김현숙
되게 웃긴다!
웃음 폭탄이 터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화에 푹 빠져 있던
모기 한 마리
책장 덮이는 것도 몰랐나 보다
만화책 사이에
납작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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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형 / 김현숙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칙
칙
칙
맹렬하게 추를 흔들며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압력밥솥
언제 멈추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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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 김현숙
박. 선. 우!
네 이름만 들어도 깜빡
네 곁을 스쳐 지나기만 해도 깜빡
네가 다니는 학원 간판만 봐도 깜빡
내 몸에
깜빡깜빡
불이 켜졌다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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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현숙
경북 상주의 농촌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2005년 「아동문예」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콩나물 학교〉 〈2024 여름 우리나라 좋은 동시〉 〈2022 여름 우리나라 좋은 동시〉 〈아기 새를 품었으니〉 〈빵점 아빠 백점 엄마〉 〈특별한 숙제〉 등을 냈습니다. 푸른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김성도문학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