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목회자들에게 고하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지 500년이 흐른 지금 선교 대국으로 부흥한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영성이 무엇일까. 여호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히 그를 기뻐하며 머리와 가슴과 입술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영적 거장이자 기독교 희락주의 설교가 존 파이퍼 목사가 3,300 명이 넘는 한국 목회자와 신학생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묵직했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새로웠다. 지난달 29~30일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막 오른‘Desiring God’목회자 컨퍼런스에서 존 파이퍼 목사가 한국 교회 갱신을 위하여 목회자에 필요한 영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교한 내용을 단계별로 요약・정리했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1단계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을 설교하라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영광을 위해 창조하셨다. 목자(설교자)가 섬기는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을 위하여 지음 받았다. 우리에게 마음을 허락하신 이유는 하나님을 보배롭게 여기도록 하려는 것이다. 진리를 알게 하려고 정신(생각)을 허락하셨고, 진리를 사랑하게 하려고 마음을 주셨다. 마음은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영역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랑하는 것이 전부이다. 마음은 복음으로 빚어졌다. 그래서 ‘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복음이 없으면 우리의 마음은 죄를 향할 수 밖에 없다. 본래 인간의 마음은 그 무엇보다 하나님을 보배롭게 여기도록 창조되었지만 죄를 지음으로 하나님을 으뜸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의 좋은 것과 맞바꿨다. 이런 상태에서는 하나님이 지으신 목적대로 살 수 없다. 원래 목적대로 살 수 없도록 만드는 두 개의 큰 장애물이 있다. 바로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과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해야만 우리의 마음이 온전히 복음으로 빚어질 수 있다.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은 예수님이 받으신 십자가 심판으로 해결되었다.
“자기 아들을 죄인의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 육신의 죄를 온전히 그의 몸으로 정하사”(롬8:3).
우리의 죄를 예수님의 몸에 입히셨다. 예수님이 받으신 심판이 곧 우리의 죄다. 이것이야 말로 복음의 심장이다. 하나님의 공의로 인한 분노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해결해 주심으로 사라졌다. 우리의 죄도 사라졌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이 해결됐지만 우리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 안에서 온전히 변화되고 거듭나야 해결할 수 있다. 예수님의 죽음이 그 기적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예수님은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마 26:28)라고 말씀 하셨다. 예수님의 피 값으로 우리의 새로운 마음을 사신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두 가지 장애물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거듭난 우리는 진심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 사도 바울은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잃거나 심지어 배설물로 여기는 것은 그리스도를 얻기 위함(빌 3:8)이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복음으로 완전히 거듭난 상태, 복음으로 마음이 빚어진 것을 의미한다. 복음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죄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지 못했을 것이다. 복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로 가는 길을 방해하는 두 가지 장애물이 없어졌다. 거듭난 마음으로 온전히 하나님을 기뻐해야 한다.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없어야 한다. 복음으로 변화되었다면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할 수 있다(빌 4:4). 설교자는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것이 으뜸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가장 중요한 창조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고 영원히 여호와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으뜸으로 여기는 것이 바로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이다. 여호와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이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이다. 설교자는 이것을 설교해야 한다.
2단계
성도들 마음과 정신에 연료를 주입하라
복음으로 빚어진 정신(생각)이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을 섬기고 있다.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것을 가슴으로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자(설교자)는 바른 진리의 연료를 가지고 계속해서 머리를 태워야 한다. 이것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정신이 마음을 돕지만 그 반대로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이 정신을 돕는다. 정신이 하나님의 진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순간 마음에 성령의 기름이 부어지고 자유할 수 있다.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이 심겨지는 순간 정신도 진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 선포와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나눠서 선포하면 안 된다. 복음으로 빚어진 생각으로 성도들에게 계속 연료를 주입하고,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으로 진리를 깨닫도록 도와야 한다. 목회자의 역할은 성도들의 마음과 정신에 계속 연료를 주는 것이다. 신비주의에 빠지거나 성령의 역사를 설명하지 않는 등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
복음으로 빚어진 정신이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에 계속 연료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하나님의 열정(열심)이 있어도 구원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롬 10:1~3).
둘째, 성령을 의지하는 것과 깊이 묵상하는 것을 떼어 생각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모든 지각을 사용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딤후 2:7).
셋째, 좋은 머리로 온갖 생각을 다 하면서 정작 여호와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외식하는 자에 그칠 뿐이다(눅 12:54~57).
넷째, 사도 바울이 “너희는 이것을 알지 못하느냐?”고 서신서를 통해 13번이나 반복한 이유는 이것을 알았더라면 달리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고전3:16, 5:6, 6:3, 6:15).
다섯째, 예수님은 모든 교회(목회자, 장로, 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엡 4:11~12). 가르친다는 것은 성경을 풀어서 생각하고 이해한 다음 잘 설명할 줄 아는 것이다.
여섯째, 성경을 읽을 때 그리스도의 놀라운비밀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엡 3:4).
성경을 통해서만 하나님의 생각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비전과 환상이 아니라 말씀으로 교회를 이끄신다. 온전히 하나님만 바라보기 원하셨기 때문에 우리에게 정신을 주셨고, 하나님을 온전히 사랑하게 하려고 마음을 주셨다. 복음으로 빚어진 정신으로 마음의 용광로에 계속 연료를 쏟아 부어야 한다. 시간을 아끼지 말고 정신과 생각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탐구하는 설교자가 되어야 한다. 올바른 생각을 할 때 마음이 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을 보배롭게 여기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기 때문이다.
3단계
예수 그리스도를 기뻐하고 높여라
복음으로 빚어진 입은 복음으로 빚어진 설교를 의미한다. 복음으로 빚어진 정신은 마음에 있는 용광로를 불태우고,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은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배하게 만든다. 목회자(설교자)가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말씀의 연료를 제공해줘야 용광로가 계속 불탈 수 있다. 설교를 통해 성도들이 여호와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할 때 하나님이 영광 받으신다. 설교자들은 성도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설교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드러나는 설교란 5가지 원리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첫째, 모든 것(온 우주 만물, 모든 설교, 모든역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존재한다. 둘째, 우리 안에 심어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도 예수를 위해 심어졌다. 셋째, 십자가마저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고 있다. 넷째, 거듭남 혹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남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다. 다섯째, 성화(聖化)되고 변화되는 과정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 중심이란 하나님 중심이라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하나님의 영광은 동일한 영광이다. 우리가 예수의 영광을 바라보고 매료될 때 예수님을 더 좋아하게 되고, 예수님을 따라 변하게 된다. 복음으로 빚어진 마음과 입술로 진리를 선포할 때 하나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다. 설교자는 진리를 선포함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높여야 한다. 성도들이 예수 한 분만으로 만족을 느낄 때 비로소 영광받으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