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내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마지막 방학을 맞았다.
역시 짐을 꾸린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여행이다.
지금까지는 나혼자 배낭하나 달랑메고 나갔으나 이번에는 집사람, 큰 딸래미와 손주까지 대동한 메머드급 출발이다.
거기다가 가는곳도 아들놈이 공부하고 있는 호주.
큰 딸래미가 지난 6월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가서 직장을 쉬고 있는데다가
큰 사위가 미국 장기 출장이 잡혀 있는 틈새를 노렸다.
이번에 아들놈이 졸업을 한다.
대학 졸업때는 참석을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집사람과 참석하려고 나가는 길에 큰 딸래미와 손주가 따라 붙었다.
그래서
나의 마지막 방학여행은 가족봉사로 정해졌다.
하기사 그동안 나혼자 잘 다녔으니
공항에 들어가니 어디선가 정겨운 소리가 들려 가보니 국악공연이었다.
그런데 듣다보니
정통이 아닌 요새 젊은 친구들이 많이 하는 퓨전공연이었다.
듣기는 편했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다.
저 연주자들이 처음 우리 소리를
배울 때는 정통 우리 소리를 해서
누구나 인간 문화재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접해 본 현실세계는 녹녹치 못해서 결국은
짧은 치마로 갈아입고 나왔다.
국립국악원 예약당이 아닌 길거리로
인천공항에서 밤새 달린 우리의 날개는 9시간 반을 달려 겨울 새벽에 우리를 호주땅에 내려 놓는다.
우리 식구들이 들어갈 집을 미리 예약해 두었다.
식구가 많다보니 호텔보다는 편할것 같아서 였다.
우리나라 같으면 귀곡산장같은 분위기가 묻어나는 아주 늙은 집이었다.
비록 집은 늙었지만 위치는 좋아 시티에 위치해 있으며 5분만 걸어나오면
브리즈 강을 만날 수있다.
오후에 브리즈강을 나와본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휴일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많다.
공원에는 공자님도 계신다.
공자님이 태어난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 예의법도가 땅에 떨어진 나라가 되었으니 그 한탄을 여기에서 하려는 것일까?
계절상으로는 겨울이지만 날씨가 그리 매섭지는 않아 우리나라 늦가을의 기온을 보이고 있으며 한낮은 약간 더운 느낌도 든다.
나무가 콘크리트로 만든 조각같이 보여 자세히 보니 진짜 나무였다.
요새는 가짜같은 진짜도 많고
진짜같은 가짜도 많으니
당췌
여기서 가까운 골드코스트 모래를 퍼서 수영장을 만들었다.
겨울에도 수영을 하고 있으니
이 도시와 대전이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석이다.
염홍철 대전시장의 이름이 적혀있다.
사람은 가고 없어도 이름은 남는다.
그래서 정치가는 역사를 무서워해야 한다.
호주와 일본의 친선 기념비.
제 2차 세계대전때는 서로 적국으로 총을 겨눈 나라이나
지금은 그런 쓰잘데 없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돈이 되면 뭉치고
필요하면 손을 잡는다.
네팔사원도 보인다.
히말라야라는 자연이 주는 큰 선물을 받은 나라이고 자연의 위대함앞에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것을 알기에 일찍 신을 섬기고 신이 인간을 지배하는 나라이다.
시티에 있는 힐튼호텔에 가서 커피 한잔을 한다.
건물위에 톱 라이트를 두어 건물을 밝고 명랑하게 만들었다.
여기도 빈곤은 어찌할 수 없는지 재기를 꿈꾸는 홈리스들이 거리에서 '이슈'라는 잡지를 팔고있다.
도시 가운데를 흐르는 브리즈 강위에 떠있는 하얀 요트가 평화로운
여기는
호주입니다.
첫댓글 박교수님 -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멀리 떠나셨군요 - 손주녀석도 함께 -
손주들이 할아버지한테는 그렇게 애교 덩어리라고 하는데 - 부럽답니다... 그것도 여러명으로 -
저는 쌍둥이 손녀들이 모두 멀리 미국에 살아서 매일 톡으로만 본답니다...
오랬만에 교수님의 해외 일지를 보니 아주 반갑습니다 . 감사합니다 . .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좋은 여행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