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560) – 광덕계곡 모데미풀 외
모데미풀
봄바람이 불어오면
봄꽃이 피어나네
꽃이 피면 봄이 한창 좋았다가도
꽃이 지면 봄이 도로 꺾여 버리지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사람은 쉬 늙으니
그대와 주야장창 꽃 밑에서 술 마시리
春風來
春花開
花開春正好
花落春還摧
春來春去人易老
與君花下長含杯
ⓒ 한국고전번역원 | 조순희 (역) | 2012
―― 허백당 성현(虛白堂 成俔, 1439~1504), 「삼오칠언 2수(三五七言 二首)」 중 제1수, 허백당 풍아록 제2권,
악부잡체(樂府雜體),
▶ 일 시 : 2026년 4월 2일(목) 맑음, 미세먼지 보통
▶ 장 소 : 광덕산 광덕계곡
▶ 산행거리 : 4.1km
▶ 소요시간 : 3시간 39분(08 : 48 ~ 12 : 33)
▶ 교 통 편 :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창리 가는 시외버스 타고 광덕산을 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05 – 동서울터미널
08 : 48 – 광덕산 버스정류장
09 : 09 – 광덕계곡 진입, 탐화( ~ 12 : 07)
12 : 33 – 광덕산 버스정류장, 동서울 버스(13 : 37)
15 : 15 – 동서울터미널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광덕계곡)
(광덕계곡)
모데미풀 신명이 지폈나 보다. 더 기다릴 수는 없었다. 광덕계곡에 모데미풀을 보러 가고 싶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07시 05분 첫 버스를 타고 갔다. 그 다음 버스는 09시 50분에 있다. 꽃들의 외출시간을 감안하면
두 번째 버스가 적당하지만, 밤새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모데미풀을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가고 싶었다.
사창리 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광덕고개’가 아닌 ‘광덕산’ 정류장에서 내려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지명과 버스정류
장 이름이 다르다. 광덕고개에서 내렸다가는 한참을 다시 올라야 한다. 시외버스가 정류하는 ‘광덕산’은 광덕현
(664m, 캐러멜고개, 한북정맥 백운산 갈림길) 고갯마루에서 약간 내린 (광덕산과 조경철 천문대를 오르는 임도가
시작되는) 산모롱이다.
오늘 아침 광덕계곡 대기는 차디차다. 내내 겉옷을 입어야 했다. 어느 정도 임도를 오르자 몸이 훈훈해진다. 맨 처음
에 만나는 (계곡으로 내리는) 인적을 따라간다. 계곡을 몇 번이고 오르내릴 작정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모데미풀
이 꽃을 피었을까? 살금살금 걷는다. 계류 징검다리로 건너고 마른 사초로 다가갔다. 사초 바로 옆 양지쪽에 한 무더
기 모데미풀이 일제히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데미풀 모양을 한 환희였다.
얼굴에 새벽 찬이슬을 맞아 창백한 모습이다. 시간을 보내면서 세 번을 보았는데 그래도 이때가 가장 예뻤다.
나 혼자 보고 또 본다. 다른 풀꽃들은 어떠한가? 노루귀,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얼레지, 큰괭이밥 등은 오밤중이
다. 그러나 중의무릇, 현호색, 복수초 등은 일찍 일어났다. 그들의 얼굴도 보아야 하니 계곡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시간을 보낸다. 늦게 출사객들이 몰려든다. 대부분 자가용으로 왔다.
전에 국립수목원장을 지낸 이유미 박사가 주간동아에 기고한 “깊은 계곡에 흰 별들 쏟아졌네, 모데미풀”(2014.1.6.)
을 인용한다.
(…) 모데미풀은 우리에게 다소 낯설지만 뭔가 특별함이 있는 식물이다. 그 특별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모데
미풀은 이 너른 지구상에서 오직 우리나라 땅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종(種)뿐 아니라 집안 전체가 특산속(特
産屬)인 참 귀한 존재다. 그 아름다움도 특별하다. 봄 냄새가 한창 몰려오는 아름다운 숲 속에서, 또는 졸졸 맑은 물
소리가 들리는 깊은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모데미풀의 자태는 순결한 흰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자리 잡은 듯 더
없이 곱고 아름답다.
모데미풀은 낯설다. 산림보호법에 희귀식물로 정해두고 보호할 정도로 드문 풀이다. 우리나라 한라산, 지리산, 태백
산, 설악산, 소백산, 점봉산 등에 분포하는데 워낙 이른 봄에 꽃이 피고, 깊은 숲 속 물가 혹은 습한 지역에서 피어나
는 진짜 우리 꽃 가운데 하나다. 오염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깊은 산골에서 아주 드물게 모습을 보인다.
모데미란 이름 또한 그 유래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낯설다. 지리산 자락인 남원군 운봉면 모데미 마을 개울가에
서 처음 발견해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동네 이름도, 이 동네에 살았던 모데미풀도 지금은 찾기 어려워졌다.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모데미풀은 긴 잎자루 끝에서 잎이 3개로 완전히 갈라진 후 다시 2~3개
로 뻗어나간다. 잎 자체는 또다시 톱니모양을 이루거나 잎 가장자리가 깊이 패어 들어가는 결각이 생기는 매우 독특
한 모양을 가진다. 봄에 피는 꽃은 꽃자루가 다 올라오면 그 높이가 한 뼘쯤 된다. 줄기 끝에 백색 꽃잎(꽃받침잎)
5장과 노란 수술을 가진 꽃송이가 달리고, 이 꽃이 지면 열매가 골돌(여러 개 씨방으로 이뤄져 익으면 벌어짐)처럼
달리는데, 별빛 같은 조각들이 방사상으로 매달린 모습이 마치 우주 신비를 담은 듯 특별하다. 이 부지런한 식물은
벌어진 열매 사이로 튀어나온 종자를 멀리 보내고 다른 식물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할 무렵, 벌써 한해살이를
마무리하곤 한다.
꽃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뽑아다 관상용으로 키우려 하지만 까다로운 재배방법을 습득한 이가 드물어 죽이는
경우가 흔하고, 이는 모데미풀의 전체 개체수가 적어지는 더 큰 이유가 된다. 그러나 높은 고산지대 녹화용 지피식
물이나 고산식물원(alpine garden)에는 꼭 필요한 식물이라 고급 분화로 키워볼 만하다. 일반인이 쉽게 키우려면
적합한 재배방법이나 개체선발 같은 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잘 만나기조차 어려운 작은 꽃이지만 모데미풀은 참 아름답고 의미 있는 꽃이다. 그냥 놓아두면 사라질 수 있는
만큼 잘 찾아내 보전해야 하는 그런 꽃이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 더 리얼하다)
첫댓글 모데미풀은 볼수록 더 아름답습니다
광덕계곡은 작년보다 더 많이 보여 다행입니다.
즐겨 가던 곳이 산불방지로 입산금지라 광덕고개에 유혹되는군요. 싱그러운 모데미 너무 이뻐요.
청태산휴양림에게 가서 보게 해줄 수 없겠느냐고 사정했는데,
산림청 일이고, 저얼대 불가하다고 하네요.
@악수 전례없이 갑자기 산불방지를 핑계로 내세우니... ㅠㅠ
@벽하 몰래 가면 안 되겠느냐고 했더니,
산불감시요원이 상주하다시피 돌아다닐 거라고 하네요.
보면 볼수록 예쁩니다...
이제 소백산 개화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