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고 매력적인 여성,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오늘 예수의 성녀 데레사, 혹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축일입니다. 데레사 성녀는 관상기도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입니다. 그녀는 자신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연인관계로 설정했습니다. 하느님과 비밀스럽게 주고받은 연서(戀書), 연애편지가 바로 ‘천주 자비의 글’입니다.
그녀의 인생에서 깊은 묵상기도와 황홀한 관상 생활은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영적 생활의 기쁨과 행복, 감미로움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깊은 우물에서 건져 올린 하느님 사랑의 체험을 이웃들과 연결시켰습니다. 백척간두의 위기에 서 있던 수도회와 교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은 그녀를 용감한 수도회의 개혁가이자 투사로 변모시켰습니다.
우리가 절실히 체험하는 바처럼 인간 존재는 대체로 한결같지 못합니다. 바깥에서는 천사, 법 없이도 살 사람, 성인군자가 따로 없지만 귀가(歸家)즉시 폭군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타인으로부터 받는 평가 중에서 가장 정확한 평가이자 신빙성 있는 평가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알고 있는 가족, 이웃, 동료들로부터 받는 평가입니다.
이런 면에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크게 칭송받을 만합니다. 그녀는 교회 역사 상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 영성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평가들보다 훨씬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녀와 동고동락했던 동료 수도자들의 평가입니다. “이토록 거룩하고 신비로운 분, 이토록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성녀를 저희에게 보내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영성생활과 관련된 그녀의 가르침은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는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렇게 영성생활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바가 없었습니다.
“좋은 벗과 함께 있기를 원하는 것, 하느님과 단둘이 우정을 나누기를 원하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여러분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성(理性)만으로 그분에 대해 생각하지 마십시오. 많은 개념들도 끄집어내지 마십시오. 대단하고 복잡한 명상도 하지 마십시오. 그분을 바라보는 것 외에 나는 아무것도 청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탁월하고 매력적인 인물이요 성인 가운데서도 대성인인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였지만 자신의 생애 안에 방황하던 청소년기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지난 시절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한때 연애 소설에 심취해서 밤낮없이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또한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예쁜 옷, 값비싼 향수, 화려한 장신구를 구하는 데 혈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래 여자 친구들과 수다 떠느라 하루해가 짧았습니다.”
지금은 만인이 존경하고 흠모하는 대성인께서도 한때 이런 ‘흑역사’가 있었다는 것 오늘 우리에게는 큰 위안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개혁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험난한 생애 내내 그녀를 동반한 분이 있었는데, 곧 성모님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주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저는 자신을 성모님께 의탁했습니다. 그때 마다 여왕이신 성모님께서는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녀는 천신만고 끝에 소박한 개혁 수녀회(맨발의 가르멜회) 하나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수녀회(신발의 가르멜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작고 초라한 수녀회였지만 그녀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동료 수녀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 영광에 가득 차 계신 하얀 망토의 성모님께서 당신의 아름다운 망토로 우리 수녀님들을 감싸주고 계십니다. 나의 사랑하는 딸들이신 수녀님들,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좋으신 어머님을 모시고 있으니 감사하십시오. 수녀님들, 성모님의 위대한 겸손을 본받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스스로 그분의 수녀라고 불리는 것에 큰 감사를 드립시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첫댓글 아멘
아멘
아빌라로 가는 동안 배가 아플 만큼 기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위대한 성녀 한 분 덕분에 지금도 그 도시는 온 세계인이 찾는 순례지가
되었더군요. 성벽 아래를 걸으며 성녀께서 실존하셨음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아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아 멘 !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