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지리산이 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현실을 생각하니 꿈만같아 거절을 했죠. 그런데도 자꾸만 저를 불렀습니다.
자나 깨나 지리산이 저를 따라 다녔습니다.
그래 17년 전, 12월에 지리산을 종주를 했었지. 그땐 아무것도 모르고,어설픈 장비에다
운동화를신고.... ( 과 친구2명과 화엄사에서 중산리로)
가고 싶은 열망에 컴을 돌아다니다가 이 카페을 알게 되었고 바로 가입을 했죠.
그땐 당장 지리산으로 갈것만 같았습니다.
이십여일을 카페에서 정보와 님들의 조언을 메모하면서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대피소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비박을 하고 싶었거든요.
마침 친구의 도움으로 준비가 잘 되어갔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친구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배낭, 코펠,버너,우의,썬 크림,압박붕대,칼,라이터,랜턴.....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저에게 많은 용기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들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화엄사까지 동행을 해 주었습니다. (차를 태워 주었죠.)
친구를 보내고 노고단으로 04:44 출발을 했습니다.
05:16 - 어전교통과
05:45 - 참샘터에서 물한모금
배낭이 많이 무거워 보였는지 지나가는 님들이 " 그래가지고는 종주를 못하는데"하며
배낭을 바꾸어서 메자고 합니다. 사실 친구한테는 11kg정도의 무게라고 했는데 20kg에
육박한 무게였습니다. (이 무게가 끝날때까지도 변동이 없었구요.)
중재 - 휴식 노고단3.0km 이정표가 보임
많은 돌 계단을 오르면서 건강한 몸이 있음에 감사함으로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랐습니다.
06;40 - 중재 도착
08;13 - 눈썹 바위 도착
08;58 - 노고단 대피고 도착 친구와 신랑한테 문자메세지를 보냈습니다.
09;30 - 쇠고기 비빔밥으로 아침식사 (물만 부어면 되는것 있죠.)
10;30 - 노고단 대피소 출발
노고재 올라가는 것이 노고단 올라오는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두세걸음 가고 쉬기를 얼마나 했는지.....
12:12 - 임걸령 샘터에서 물 한모금
12:50 - 반야봉 가는 길 (노루목)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 맨소래담 로션으로 다리 맛사지.
( 그 전에도 쥐가 자주 나 맛사지를 계속 하였습니다.)
13:32 - 삼도봉 도착
13:48 - 끝 없이 내려가는 나무계단들.... ( 몇개인지 세어보는 것인데 아쉽네요.)
14:20 - 뱀사골 대피소 입구 도착
토끼봉을 다 올라갈 무렵 준비한 행동양식을 먹는데.... 갑자기 비가......
얼른 우의를 꺼내어 입고 덮고 했는데..... 비가 아니라 푹우가 쏱아 지는것이였습니다.
토끼봉에서 만난 폭우..... 다 괜찮은데 등산화는 물을 먹어 그 무게가 만만치 않았죠.
1박 예정인 연하천으로 발길을 제촉하면서 열심히 갔습니다. 가다가 저와 같은 신세인
두 분의 일행을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든지...
17:03 - 연하쳔 대피소 도착
사람은 많고 비박할 장소도 없고 조금전 같이 온 일행중 한 분이 벽소령으로 가자고 하신다.
전 못간다고 버티고 또 비가 올것 같고 ..... 실랑이를 하다가 벽소령으로출발
가는 도중에 다리에 쥐가 나서 한 분의 도움으로 종아리를 맛사지를 했습니다.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말을 안 듣은것 아시죠?
1시간30분을 빗속에 걸어서
19:50 - 벽소령 도착 라면으로 저녁식사 처마 밑에서 비박준비해서 잠을.....
준비한 비닐을 깔고 그 위에 롤 메트리스를 깔고 판초우의안에다 침낭을.....
다 카페의 님들이 지시한대로 비박준비를 하여 따뜻하게 잤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밤 하늘의 많은 별들과 은하수에게 인사를 하고 잠이 안 올 알았는데 편하게 잤습니다.
다음날 06:00 일어나 식수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내려가는 길이 그리 고통스러운줄 몰랐습니다. 차리리 올라갔으면... 했죠.
준비한 소금으로 고양이 세수 양치를 했죠.
누룽지로 아침을 대신하며
09:20 - 출발 거북이처럼 가야지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지리산은 음미하면서.....
산의 날씨는 정말예측 하지 힘들다. 높디 높은 하늘과 파란 물이 쏱아 질것만 파아란 하늘....
그리고 운해..... 몸은 아프고 무겁지만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11:08 - 선비샘 도착
12:52 - 칠선봉 도착
14: 32 - 세석 대피소 도착 점심식사 (카레밥으로)
여전히 단체로 온 팀들이 많아 북적거린다. 화엄사에서 만난 마산아저씨와 대구에 사는
미소년 같이 생긴 학생을 만났다. 간간히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만난 사람들이
반가웠습니다.
물을 보충하고 발도 씻고 맛사지와 붕대로 완전 무장을 하고 출발을.....
등 뒤로 보이는 세석대피소를 한컷.... 참으로 아름다운 세석이였습니다.
17:05 - 촛대봉 도착. 저 멀리보이는 천왕봉을 바라보며 사진과 휴식을.....
여유를 가지면서 산행을 하니까 지리산들의 아름다움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18:36 - 연화봉 통과
18:55 - 장터목 도착 후 바로 메세지를 보내고 저녁준비와 비박준비를 했습니다.
대피소가 시골의 장터처럼 붐볐습니다. 저 멀리 뉘엿 뉘엿거리면 사라지는 해를 보면서
한컷.... 저녁은 야채 비빔밥으로.... 대피소 앞의 시베리아 벌판같은 넓은 벌판 한 곳을
정해 비박을 준비하면서 옆의 분과 맥주 한 잔을 했습니다. 마산에서 살며 거림으로 해서
장터목에서 1박하고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대원사로 하산을 하신다고 하면서 준비해온
언 맥주 (켄)를 같이 마셨는데 와 ~ 그 맛을어떻게 표현 할까요.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는 처음입니다. 지금도 그 맥주가 그립네요. 이번에는 비닐 주머니를 만들어 배낭을 넣고
( 발 밑으로) 메트리스와 침낭 순으로 비박준비를 했습니다. 구름이 지나가는 길몰이라
이슬이 많이 맺혔습니다. 11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주위는 너무 고요해 코 고는 소리로
진동을 했습니다. 몇시간위 두 다리가 많이 아파서 잠에서 깼는데 하늘의 많은 별들과 은하수
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별들과 은하수는 처음입니다. 비박 준비를 참 잘
했구나 혼자서 대견스러워했구요. 그 때부터 선잠은 잤죠. 새벽 3시경 옆의 분이 일어나는
소리에 같이 일어나 짐을꾸렸습니다. 따뜻한 쌍화차를 주시기에 정말 따뜻하게, 감사하게
마셨습니다.
03:50~55 - 출발
04:48 - 통천문 통과 이슬을 잔뜩 먹은 구절초가 양 옆에서 반겨 주었습니다.
05:10 - 천왕봉 도착 옆의 분의 도움으로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05:40 - 일출을 보았습니다. 처음이며 약 300 여명되는 사람들이 와~~ 하면 지르는 소리에
천왕봉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래서 여기에 오는구나 산행에 도움을 준 친구와
이 기쁨을 함께 나누며 대원사로 하산을...... 관절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귓가에 맴 돌았
습니다. 사실은 정말 내려가기 싫어었습니다. 저멀리서 " 대구 아줌마 ! 안가요?"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
첫댓글 대구아줌마 힘! 입니다 7월에 다녀온 지리가 눈에 선합니다 하산때 올매나 고생하셨을까나... 수고하셨습니다 힘!!
종주시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저도 비를 맞으며 갔습니다 넘 고생하셨겠네요 종주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도 지리산이 자꾸만 저를 부르는데... 현실을 생각하니 꿈만 같네요. 그저 언제나 떠나볼까 고민중이랍니다. 종주 축하드려요~
축하합니다~ 수고하셨네요..^^
비를 한번 만나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날씨에 좋은 길 다녀오셨네요.. 전 종주 3일 내내 비와 함께 해서..그래도 다행히 오를때 내릴때 빼곤 주능선 걸을땐 비를 맞지 않았지만요.. 호우로 하산길을 대원사에서 중산리로 돌렸는데 대원사 하산길이 기다려집니다.
내일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지는걸요? *^^*
산행중 대구 사람 많이 만나는데.....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