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일까? 문도원일까? 한국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채영의 4연승 행진이 끝나기 무섭게 중국 위즈잉의 연승 행진에 4단 가속이 붙었다. 4월 6일 중국 장쑤성 장옌시 전후(溱湖) 후양지에서 열린 제3회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 최강전 2차전 제8국에서 중국의 위즈잉이 일본의 무카이 치아키를 96수만에 백불계로 이겨 4연승에 성공했다. 위즈잉은 지난 2월말 열린 이 대회 1차전에서 한국의 김채영의 연승행진을 저지하며 1승을 거둔 다음, 일본의 오쿠다 아야, 한국의 김혜림을 연거푸 패퇴시켰었다.
제8국은 일본 여류 삼관왕 셰이민에 이어 여류 2인자인 '무카이'가 나섰기 때문에 끈끈한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과 달리 96수만의 단명국으로 끝나 버렸다. 상변과 중앙부근에서의 급전에서 무카이가 대마를 헌납했기 때문이다. 일본 2인자가 나선 대결치곤 다소 어이없는 결말이다. 이로써 일본은 셰이민 한 명 만이 남게 됐다. 셰이민은 작년 대회에서 왕천싱의 8연승을 저지했던 선수다.
승자인 위즈잉은 대국이 끝나자 패자보다 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대국에 집중했기 때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방안이 더웠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한국의 선택은? 4월 7일의 선수는? 한국 선수들이 지난 1차전에서 김채영 대국의 복기에 함께 참여하는 모습. 왼쪽부터 문도원, 김채영(4연승, 탈락), 김혜림(탈락), 박지은, 최정
한편 4월 7일 열리는 제9국엔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한국의 남은 선택지는 3장, 이중 박지은이 주장을 맡는다면 문도원과 최정중 1인이 내일의 대국자가 된다. 작년 대회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5명이 모조리 패했던 한국은 그 패인을 '최정'의 조기 출전에서 찾기도 했다. 따라서 위즈잉의 5연승을 막아낼 주자로 오뚜기 문도원을 내세울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문도원은 한국이 주최한 여자삼국지 정관장배에서 7연승을 해낸 바 있는 괴력의 소유자다.
위즈잉은 한국의 누가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에 "누가 나오든 한 판 한 판 두어갈 뿐이다. 문도원과는 일전에 교류전을 가진 바 있다. 그땐 내가 이겼었다."라고 답했다.
황룡사쌍등배는 농심신라면배처럼 출전자가 질 때까지 계속해서 출전하는 연승전으로 대회를 치른다. 한,중,일 바둑삼국의 정예기사 5명이 팀을 이뤄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도 동일하다. 제한시간은 1시간. 다른 점은 '연승상금'이 없다는 점이다.
[사진출처 | 시나바둑]
▲ 돌을 가린 후, 일본의 '무카이 치아키'가 착수하고 있다.
▲ 일본 무카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장고하고 있다
▲ 위즈잉의 자신만만한 표정, 야무져 보인다.
▲ '무카이 잘해 줘', 일본팀의 주장 셰이민이 물끄러미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 한국팀의 검토장면, 왼쪽부터 나종훈 단장, 최정, 박지은, 문도원이 보인다.
▲ 내일은 문도원?
▲ 전기 대회 8연승의 대기록을 세운 왕천싱(왼쪽), 여유가 넘친다.
▲ 초반이 느슨해.. 위빈 중국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이 한 손으로 머리를 싸맨 채 검토에 임하고 있다.
○●... 제3회 황룡사 쌍등배 한중일 대표 선수
한국 : 박지은 9단(30) 최정 3단(17) 문도원 2단(22) 김혜림 2단(21) 김채영 초단(17)
중국 : 왕천싱 5단(22) 리허 5단(21) 위즈잉 2단(16) 쑹룽후이 5단(21) 천이밍 2단(21)
일본 : 씨에이민 6단(24) 무카이 치아키 5단(26) , 오사와 나루미 4단(37) 오쿠다 아야 3단(25) 이시이 아카네 2단(31)
제3회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대항전은 중국기원과 장옌시 인민정부가 공동주최하며, 장옌시 체육국과 황룡사연구회가 주관, 쌍등그룹, 태평양정밀단조가 후원했다. 대회는 농심신라면배와 같은 연승전방식으로 한중일 삼국의 여자대표기사가 5명씩 팀을 이뤄 출전한 선수가 질 때까지 계속 둔다. 우승상금은 45만 위안(한화 약 8000만원).
특히 중국은 지난 대회에서 왕천싱이 파죽의 8연승을 거둬 중국 우승을 견인했으며, 한국은 그 와중에서 1승도 건지지 못하고 탈락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중국은 1,2회 모두 이 대회를 우승했다. 중국은 한국의 여자바둑 세계대회였던 정관장배가 운영을 멈추자 황룡사 쌍등배를 통해 그 방식을 그대로 본받아 대회를 치르고 있다.
장쑤성 정옌시는 청대(淸代)의 국수(國手) '황룡사(黃龍士)'의 고향으로 강북바둑의 중심지였다. 2009년 황룡사 연구회 만들고 2011년에는 황룡사 기념관을 건립한 장옌시는 중국갑조리그, 전국여자명인전, 황룡사가원배등 바둑대회를 활발히 개최했고 '황룡사'를 테마로 '흑백도(黑白道)'라는 바둑영화를 제작중이고 '바둑고향'이라는 신문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