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의정부 녹양동본당, 투표로 본당 일꾼 결정
 | ▲ 9월 28일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본당에서 교중미사 후 사목회장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신자들이 후보자 명단을 보며 차기 사목회장으로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고 있다. |
“OOO 형제님이 누구지?”
“그분 있잖아. 키는 자그맣고 행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제일 먼저와 봉사하시는 분.”
9월 28일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본당. 교중미사 후 이어진 사목회장 투표에서 신자들이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있다. 52명의 후보 명단을 보는 신자들의 눈빛이 진지하다.
녹양동본당은 이날 신자들이 제11대 사목회장을 직접 뽑는 투표를 했다. 이진원 주임신부는 “신자들이 직접 사목회장을 선출하면 본당 운영에 더 관심을 두게 되고, 사목회장 자신도 더욱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투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녹양동본당은 다른 본당과 마찬가지로 주임신부가 사목회장을 지명해왔다.
투표는 말씀 예식과 함께 진행됐다. △시작 성가 △1독서 후 1차 투표 △주임 신부 말씀 및 기도 △2독서 후 2차 투표 순이었다.
후보 명단에는 본당 1~10대 사목회 위원 중 전임 사목회장과 전출 교우를 제외한 교우들의 이름이 올라왔다. 본당 사목회 경험이 있는 모든 이에게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는 최소한의 자격을 가진 후보 중 민심을 가장 많이 얻은 이에게 사목회장직을 맡기겠다는 주임 신부의 뜻이 담겨 있다.
1차 투표 후 다수 득표자를 가리는 동안 이 신부는 투표의 취지를 설명하고 신자들과 함께 기도를 바쳤다. 그는 “기도 안에서 뽑는다면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전례 안에서 투표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차 투표는 마티아를 열두 번째 사도로 뽑은 사도행전(1, 23~26) 말씀을 봉독한 후 이어졌다. 다수표를 받은 3명의 후보 중 한 명의 이름을 쓰는 것으로 투표가 마무리됐다.
투표에 참여한 정향자(안젤라)씨는 “후보명단을 보고 얼굴이 금방 떠오르지 않아 마음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도 “신자들의 손으로 직접 사목회장을 뽑는 새로운 시도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에는 교중미사에 참례한 신자 300명 중 150명이 참여했다. 결과는 후보자가 사목회장직을 승낙할 때까지 비공개다. 2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얻었다고 해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뽑힌 것이기에 후보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최종 결과는 득표순대로 주임 신부와 면담 후 이번 주 내로 결정된다.
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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