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시대적 과제 – 탈핵(2)
강원대학교 교수/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 성원기 토마스모어
삼척은 핵발전소 예정부지로 고시되었다가 해제되고 또다시 고시되는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겪었다. 또한 현재도 예정부지로 고시된 상황에서 해제시키기 위하여 피눈물 흘려가며 싸우고 있는 중이다.
인구 7만의 작은 해안가 도시가 어찌하여 핵과 32년째 싸우고 있는지 살펴보자.
삼척이 처음으로 핵발전소 예정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1982년의 일이다.
당시 5공 정부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지정 고시되었다.
1992년 정부가 핵발전소 공사 절차를 밟기 시작하자 근덕면민이 중심이 되어 원전 백지화 투쟁에 돌입하였다.
이장단 전원이 사퇴하고 1993년 8월 29일에는 근덕초등학교에 7000여 전체 근덕면민이 총집결하여 결사항쟁을 선포하고 이후 6년간 대 정부 항쟁을 통하여 1998년 정부로부터 원전백지화를 이끌어 내었다. 원전예정지역 정부고시가 해제된 것이다. 전국 최초의 일로 자랑스러운 반핵의 역사를 기념하여 근덕 덕산에 원전백지화 기념탑을 세웠다.
2005년 핵폐기장도 시의회 부결로 막아내었다.
그러나, 2010년 12월 당시 삼척시장이 주민의 동의 없이 시의회 동의만으로 또다시 핵발전소를 유치 신청함으로서 핵과의 세 번째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 세 번째 싸움은 천주교가 중심이 되었다.
2010년 10월 삼척 핵발전소 반대투쟁위원회 상임대표를 당시 도계본당 박홍표 주임신부님이 맡아 삼척 핵발전소 유치 철회에 앞장 선 것이다.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에 눌려 일반인이 반핵투쟁에 앞장을 설 수 없는 상황에서 사제로서 십자가를 지고 탈핵의 기치를 높이 든 것이다.
원전백지화 기념탑 앞에서 미사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핵없는 세상, 핵없는 삼척을 위한 수요미사와 촛불집회, 주민투표 촉구 시민궐기대회, 시장주민소환 운동이 이어졌다.
지난 4년간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매주 수요 탈핵미사는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원주교구 정평위 신부님과 지역신부님이 번갈아 가며 수요탈핵미사 제단을 지켰으며 성내동 본당에서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2013년 10월 17일 한국 천주교가 탈핵을 공식 선언하면서 펴낸 소책자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핵의 위험성과 탈핵의 필요성에 대하여 사회교리 교육을 실시하였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62.4% 반핵시장 당선, 10월 9일 주민자율투표관리로 실시된 원전유치 찬반주민투표에서 투표율 68%, 85%의 압도적 핵발전소 유치반대는 어떻게 하든지 핵발전소를 막아내야겠다는 절박함속에서 교회와 뜻을 함께하는 많은 분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며 사람을 통하여 일하시는 주님의 승리이자 삼척 시민의 승리이다.
“주님께서 이루신 일 저희 눈에는 놀랍게만 보이나이다.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삼척은 많은 고통을 당하였지만 이제 한국 탈핵의 희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