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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품어가장(必咨稟於家長)
모든 일은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쭤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경험을 중시하라는 말이다.
必: 반드시 필(心/1)
咨: 물을 자(口/6)
稟: 여쭐 품(禾/8)
於: 어조사 어(方/4)
家: 집 가(宀/7)
長: 어른 장(長/0)
출전 :
명심보감(明心寶鑑) 치가편(治家篇)
소학(小學) 가언(嘉言)
명심보감(明心寶鑑) 15 치가편(治家篇)
(집안을 다스리는 글)
우리에게 익숙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글이 실려 있는 이 편은 모든 것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집단으로서 가정을 꾸려가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손님을 접대하는 법, 아내에 대한 남편의 태도, 결혼에 임하는 방법 등에 대해 이 글은 논의하고 있는데, '혼인하고 장가드는 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도리이다' 라는 글은 매사에 재물만을 추구하는 우리를 나무라고 있다.
司馬溫公曰 : 凡諸卑幼, 事無大小, 毋得專行, 必咨稟於家長.
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무릇 모든 아래 사람과 나이 어린 이는, 일의 크고 작음이 없이 제 마음대로 행동하지 말고, 반드시 가장에게 말씀드리고 할지니라." 이 글은 경험이 많은 집안의 어른과 의논하여 일을 결정하라는 말이다.
'고개 숙인 남자'라는 유행어가 있더니 요즘은 '간 큰 남자'라는 해학적인 말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하고 있다. 모두 가장(家長)의 유약(柔弱)한 모습을 해학적(諧謔的)으로 풍자(諷刺)한 것들이다.
본문(本文)은 가부장(家父長) 중심 사회에서 가장(家長)의 권위(權威)를 높여 가문(家門)의 기강(紀綱)과 법도(法度)를 세우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 핵가족 중심의 현대 사회는 가장(家長)의 권위(權威)로 가정(家庭)을 다스리는 시대가 아니다. 남녀의 사회적 지위(地位)가 동등(同等)하고 하는 일도 내외(內外)가 따로 없다.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가 많고 결혼을 해도 자녀를 두지 않으려는 이들도 점차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부부 중심 핵가족에서 가장(家長)이란 어휘는 어울리지 않는다. 법률적으로도 이미 호주제도(戶主制度)가 폐지되어 가장(家長)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여성운동 단체들은 여권(女權) 신장(伸張)을 아직도 주장하고 있지만, 아내가 직장에 다니는 집에 남자 전업(專業) 주부(主婦)는 이제 생소(生疎)한 이야기가 아니며, 매 맞는 아내 못지않게 매 맞는 남편도 있다는 것이 가정문제 상담 전화의 통계 보고에 나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사정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아래 사람이나 나이 어린 사람들이 집안의 어른에게 상의 한 마디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명령과 복종의 관계에서 대화와 의논의 관계로 그 역할이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은 이해와 협력,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대화를 통한 새로운 의미의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가꾸어야 할 때다.
소학(小學) 가언(嘉言)에 동일한 내용이 보인다. 소학은 8세 전후의 어린아이들이 유학 교육의 필수 과정으로서 배우던 수신서(修身書)이다. 송(宋)나라 주희(朱熹)의 지시로 제자인 유자징(劉子澄)이 편찬하였는데, 총 6편으로 내편 4권은 입교(入敎), 명륜(明倫), 경신(敬信), 계고(稽古)이며, 외편 2권은 가언(嘉言), 선행(善行)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학(小學) 제5편 가언(嘉言) 2 광명륜(廣明倫)
(아름다운 말 : 인륜을 밝히고 그 뜻을 넓힌다)
부모의 명을 따르라
1. 반드시 묻고 여쭈어서 행하라
司馬溫公曰 : 凡諸卑幼, 事無大小, 毋得專行, 必咨稟於家長.
사마온공(司馬光)이 이르기를, "무릇 여러 나이 어린 사람은, 일의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제 마음대로 전행하지 말고, 반드시 집안의 어른에게 여쭈어 물어보아야 한다."고 했다.
사마온공(司馬溫公)이 말했다. "항렬이 낮거나 나이가 어린 모든 사람은 일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반드시 집안 어른에게 묻고 여쭈어서 행해야 한다."
2. 자신의 뜻을 굽히고 부모의 명을 따르라.
凡子, 愛父母之命, 必籍記而佩之, 時省而速行之, 事畢則返命焉.
대체로 자식이 부모의 명령을 받으면, 반드시 기록장에 기록하고 그것을 휴대하여, 때때로 살펴보아 속히 실행하고, 일이 끝나면 반드시 복명할 것이다.
자식이 부모의 명을 받을 때는 반드시 책자에 기록하고, 그것을 몸에 지니고 때때로 살펴보고 속히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돌아와서 아뢰어야 한다.
或所命有不可行者, 則和色柔聲, 具是非利害而白之, 待父母之許.
혹 부모의 명령한 일이 실행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 말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옳고 그르고 이롭고 해로운 점을 갖추어 아뢰어, 부모의 허락을 기다렸다가 허락을 받는다.
혹시 명을 받은 것 중에 실행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온화한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옳고 그름과 이해관계를 모두 갖추어 말해야 한다.
然後改之, 若不許, 苟於事無大害者, 亦當曲從.
그러한 후에 고치고, 만일 허락하지 않으시면, 진실로 일에 큰 해가 없으면, 또한 마땅히 자신의 의사를 굽혀서 따라야 한다.
부모의 허락을 기다린 다음에 명을 고치고, 만약 허락하지 않는 경우에도 일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마땅히 자신의 뜻을 굽히고 부모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若以父母之命, 爲非而直行己志, 雖所執皆是, 猶爲不順之子, 況未必是乎.
만일 부모의 명령으로, 그르다고 생각하여 바로 자기의 뜻대로 실행한다면, 비록 자기의 의견이 다 옳다 하더라도, 오히려 불순한 자식이 될 것인데, 하물며 아직 반드시 자신의 의견이 옳지 않을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만약 부모의 명이 그르다고 하여 곧장 자신의 뜻대로 행한다면 비록 자신의 생각이 모두 옳다고 해도 오히려 불순한 자식이 될 것이다. 하물며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지 않는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 필자품어가장(必咨稟於家長)
노인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최근 노인 상대 범죄가 늘면서 노인들이 보호대상이기도 하지만, 노인이 가해자가 되는 강력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의 어두운 그늘이다.
최근 사건은 단적인 사례다. 21명의 사망자를 낸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원인은 82세 노인의 방화로 확인됐다. 그가 요양병원에 (강제)입원한 것이나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에게 불만이 많았던 것이 방화 동기로 알려졌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 도곡역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발생한 화재 역시 71세 노인의 방화가 원인이었다.
노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각별한 배려가 시급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실 노인들은 경제와 건강 문제, 역할 상실, 고독과 소외감 등 4중고(苦)에 시달리고 있다. 노인들의 경륜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존재감을 살려주는 데 힘써야 함이다.
중국 북송 때의 학자로서 황제의 정치학으로 불리는 자치통감(資治通鑑)을 편찬한 사마온공(司馬溫公)의 말이 가슴에 닿는다.
凡諸卑幼, 事無大小, 毋得專行. 必咨稟於家長.
무릇 손아랫사람들은 일의 크고 작음을 가릴 것 없이 제멋대로 행동해선 안 된다.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쭤 보아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돈이 없다는 이유로 부모님 등 노인들에게 무관심해 소외감을 느끼게 해선 안 된다. 혼정신성(昏定晨省), 아침 저녁으로 부모의 안부를 물어 살피지는 못하더라도 그러한 마음 기준으로 어른들을 대해야만 노인범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을 요양원에 입원시킨 뒤 돈 몇 푼 보내드리고, 얼굴 한 번 제때 보여주지 않는 인정머리 없는 젊은이의 행태가 지속되는 한 노인들의 일탈행동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그래서 소학은 '물품은 소박해도 정은 두텁게 해야 한다(物薄而情厚)'고 강조했던 것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소홀하고 있진 않은지, 바쁘다는 이유로 소중한 그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경로효친! 우리가 지켜야 할 귀한 가치다.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일컫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이나 패멸을 면할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일컫는 말을 필욕감심(必欲甘心),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아내는 반드시 남편의 뜻을 좇아야 한다는 말을 여필종부(女必從夫),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헤어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게 된다는 말을 거자필반(去者必返),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으로 결국은 본뜻대로 됨을 이르는 말 또는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말을 만절필동(萬折必東) 등에 쓰인다.
▶️ 咨(물을 자)는 형성문자로 谘(자), 諮(자)는 동자(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次(차, 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①묻다 ②상의(相議)하다 ③꾀하다 ④탄식(歎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을 문(問), 물을 신(訊), 물을 순(詢), 물을 추(諏)이다. 용례로는 아끼고 가엾게 여겨서 탄식함 또는 그러한 탄식을 자탄(咨歎), 애석하게 여겨 탄식함을 자차(咨嗟), 신하에게 임금이 자문을 구함을 하자(下咨), 회답하는 자문을 회자(回咨), 모든 일은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쭤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경험을 중시하라는 말을 필자품어가장(必咨稟於家長) 등에 쓰인다.
▶️ 稟(여쭐 품, 곳집 름/늠)은 형성문자로 禀(품)은 통자(通字), 禀(품)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①여쭈다 ②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보고(報告)하다 ③주다, 내려 주다 ④받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⑥천품(天稟: 타고난 기품) ⑦바탕 ⑧녹미(祿米: 녹봉으로 받는 쌀) 그리고 ⓐ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름) ⓑ양식(養殖)(름) ⓒ공경하다(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타고난 성품을 품성(稟性), 임금이나 상관에게 여쭈어서 처리하여 마침을 품감(稟勘), 선천적으로 타고나서 지님을 품득(稟得), 웃어른 또는 상사에 아뢰어 처결함을 품결(稟決), 웃어른이나 또는 상사에게 아뢰어 여쭘을 품고(稟告), 명령을 받음을 품명(稟命), 상관에게 여쭙는 글을 품목(稟目), 윗사람에게 여쭈어 아룀을 품신(稟申), 웃어른이나 또는 상사에게 글이나 말로 여쭈어 의논함을 품의(稟議), 여쭈어 의논하여 결정함을 품정(稟定), 웃어른에게 아뢰고 처치함을 품처(稟處), 웃어른에게 여쭈어 청함을 품청(稟請),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기품(氣稟), 타고난 기품을 천품(天稟), 사람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을 자품(姿稟), 다시 여쭘을 갱품(更稟), 웃어른이나 웃기관에 서면으로 여쭈어 아룀을 간품(簡稟), 옳고 그름을 따져 보고 웃어른에게 여쭘을 재품(裁稟), 하관이 상관에게 어떤 사실의 내용을 서면으로 알림을 관품(關稟), 뛰어나게 훌륭한 품성 또는 그런 품성을 지닌 사람을 묘품(妙稟), 존경하는 사람에게 공손히 여쭘을 배품(拜稟), 음식을 먹는 태도를 식품(食稟), 유달리 뛰어나게 다른 성품을 이품(異稟), 어른께 여주어서 그 의견을 기다림을 취품(取稟), 웃어른에게 일의 내용과 까닭을 갖추어 아룀을 구품(具稟), 격식을 갖추지 않고 넌지시 아룀을 미품(微稟), 이러니저러니 하여 번거롭게 상사에게 여쭘을 번품(煩稟), 인간의 성질을 본연지성과 기품지성의 두 가지로 나눈 중에서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일컫는 말을 기품지성(氣稟之性), 속됨을 벗어난 인간의 고상한 기질과 성품을 일컫는 말을 운상기품(雲上氣稟) 등에 쓰인다.
▶️ 於(어조사 어, 탄식할 오)는 ❶상형문자로 扵(어)의 본자(本字), 于(어)는 간자(簡字)이고, 烏(까마귀 오)의 옛 글자의 약자이다. 까마귀의 모양을 본떠, 음을 빌어 감탄사, 관계, 비교를 나타내는 어조사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於자는 '~에'나 '~에서'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於자는 方(모 방)자와 仒(구결자 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仒자는 한문 문장에 구두점을 찍는 용도로 쓰이는 글자로 아무 의미도 지니지 않았다. 게다가 於자는 方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於자의 금문을 보면 烏(까마귀 오)자에 仒자가 결합하여 있었기 때문이다. 於자는 본래 까마귀가 내는 소리에 빗대어 '아아'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였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얼마 쓰이지 않은 채 지금은 다양한 '어조사'로만 쓰이고 있다. 烏자는 해서에서부터 方자로 바뀌었다. 그래서 於(어)는 (1)한문 투의 문장에서 장소를 표시하는 말이 얹히어에서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조사(~에, ~에서) ②기대다, 의지하다 ③따르다 ④가다 ⑤있다, 존재하다 그리고 ⓐ탄식하다(오) ⓑ아아(감탄사)(오) ⓒ까마귀(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까마귀 오(烏)이다. 용례로는 이제야 또는 여기에 있어라는 어시호(於是乎), 마음속 또는 주로 ∼에 꼴로 쓰이는 어심(於心), 벌써나 어느새는 어언(於焉), 가운데가 되는 정도라는 어중(於中), 바둑판에서 배꼽점을 중심으로 한 부분을 어복(於腹), 거의 중간쯤 되는 데를 일컫는 말을 어중간(於中間), 부인이 예장할 때 머리에 얹는 다리로 만든 커다란 머리를 일컫는 말을 어유미(於由味),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뜻으로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말하기에 따라 사뭇 달라짐을 일컫는 말을 어이아이(於異阿異),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어쨌든을 일컫는 말을 어차어피(於此於彼), 어느 사이인지도 모르는 동안에를 일컫는 말을 어사지간(於斯之間), 썩 흡족함을 일컫는 말을 어량족의(於良足矣), 자기 분수에 만족함을 일컫는 말을 어분족의(於分足矣), 온갖 일을 일컫는 말을 어천만사(於千萬事), 그때를 한창으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어사위성(於斯爲盛), 그것으로 만족함을 일컫는 말을 어사족의(於斯足矣), 알지 못하는 동안에 어느덧을 일컫는 말을 어언지간(於焉之間), 푸른 색이 쪽에서 나왔으나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말을 청출어람(靑出於藍),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가마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어부중(游於釜中), 지극히 선한 경지에 이르러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은 최고의 선에 도달하여 그 상태를 유지함을 이상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어지선(止於至善), 즐거움은 언제나 걱정하는데서 나온다는 말을 낙생어우(樂生於憂),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혀가 칼보다 날카롭다는 뜻으로 논봉의 날카로움을 이르는 말을 설망어검(舌芒於劍), 백성은 신의가 있을 때에 안정된다는 뜻으로 백성은 신의에 의해서만 잘 다스려진다는 말을 민보어신(民保於信), 먼저 곽외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스스로 목매어 도랑에 익사한다는 뜻으로 개죽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경어구독(經於溝瀆) 등에 쓰인다.
▶️ 家(집 가, 여자 고)는 ❶회의문자로 宊(가)와 동자(同字)이고, 姑(시어미 고)와 통한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안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을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家자는 '집'이나 '가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家자는 宀(집 면)자와 豕(돼지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예로부터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은 집안의 귀중한 재산이었다. 그러니 도둑이 훔쳐가지 못하도록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돼지우리를 반지하에 두고 그 위로는 사람이 함께 사는 특이한 구조의 집을 지었었다. 아직도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중국의 일부 소수민족은 집안에 돼지를 기르고 있다. 家자는 그러한 가옥의 형태가 반영된 글자이다. 그래서 家(가)는 (1)일부 한자어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그 방면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일에 능하거나 또는 지식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 (4)성 다음에 붙어, 그 집안을 나타내는 말 (5)호적상, 한 가(家)로 등록된 친족의 단체 등의 뜻으로 ①집 ②자기(自己) 집 ③가족(家族) ④집안 ⑤문벌(門閥) ⑥지체(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⑦조정 ⑧도성(都城) ⑨전문가 ⑩정통한 사람 ⑪용한이 ⑫학자(學者) ⑬학파(學派) ⑭남편(男便) ⑮아내 ⑯마나님(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 ⑰살림살이 ⑱집을 장만하여 살다 그리고 ⓐ여자(女子)(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궁(宮) 등이 있다. 용례로는 부부를 기초로 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을 가족(家族), 한 가족으로서의 집안을 가정(家庭),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집에서 나가 돌아오지 않음을 가출(家出),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집안 식구를 가구(家口),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친(家親),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집안 살림의 수입과 지출의 상태를 가계(家計), 한 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하여 지은 집을 가옥(家屋), 집안이나 문중을 가문(家門),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집안 어른이 그 자녀들에게 주는 교훈을 가훈(家訓),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에게 길들여져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가축(家畜), 집안 살림에 관한 일을 가사(家事), 한 집안의 대대로 이어 온 계통을 가계(家系),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집마다 또는 모든 집을 일컫는 말을 가가호호(家家戶戶), 빈한한 집안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네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살림이 심히 구차함을 이르는 말을 가도벽립(家徒壁立), 집안이 네 벽 뿐이라는 뜻으로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도사벽(家徒四壁), 석은 한 항아리고 담은 두 항아리의 뜻으로 집에 조금도 없다는 말로 집에 재물의 여유가 조금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가무담석(家無擔石), 한 집안에 주인이 둘이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군신의 다름을 이르는 말을 가무이주(家無二主), 집에서 먹는 평소의 식사라는 뜻으로 일상사나 당연지사를 이르는 말을 가상다반(家常茶飯), 타국이나 타향에 살 때는 고향 가족의 편지가 더없이 반갑고 그 소식의 값이 황금 만 냥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가서만금(家書萬金), 집집마다 알려주어 알아듣게 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다 아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유호효(家喩戶曉),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물오리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일상 흔한 것을 피하고 새로운 것 진기한 것을 존중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계야목(家鷄野鶩), 집의 닭을 미워하고 들의 꿩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아내를 소박하고 첩을 좋아함 또는 흔한 것을 멀리하고 언제나 새롭고 진귀한 것을 중히 여김을 이르는 말을 가계야치(家鷄野雉), 집집마다 살림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해 살기 좋음을 이르는 말을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안이 가난하여 혼백이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뜻을 얻지 못하고 실의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가빈낙탁(家貧落魄), 집이 가난하고 부모가 늙었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벼슬자리라도 얻어서 어버이를 봉양해야 한다는 말을 가빈친로(家貧親老) 등에 쓰인다.
▶️ 長(길 장/어른 장)은 ❶상형문자로 仧(장),兏(장)은 동자(同字), 长(장)은 약자(略字)이다. 長(장)은 머리털이 긴 노인이 단장을 짚고 서 있는 모양으로, 나중에 노인이 전(轉)하여 나이가 위인 사람으로 관리(官吏)의 長(장), 또한 성장하다, 길게 자라다, 길다 따위의 뜻에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長자는 '길다'나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長자는 머리칼이 긴 노인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길다’였다. 長자는 백발이 휘날리는 노인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후에 '어른', '우두머리'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長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張(베풀 장)자나 帳(휘장 장)자에 長자가 쓰이기는 했지만, 長자가 부수로 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長(장)은 (1)어떤 조직체(組織體)나 또는 부서 단위의 우두머리(책임자) (2)긴 기다란의 뜻을 나타내는 말 (3)오랜의 뜻을 나타내는 말 (4)길이 (5)늘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다 ②낫다 ③나아가다 ④자라다 ⑤맏 ⑥어른 ⑦길이 ⑧우두머리 ⑨처음 ⑩늘 ⑪항상(恒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랠 구(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릴 유(幼), 짧을 단(短), 늙을 노/로(老)이다. 용례로는 좋은 점을 장점(長點), 긴 것과 짧은 것을 장단(長短), 목숨이 긺을 장수(長壽), 맏 아들을 장남(長男), 한 관청의 으뜸 벼슬을 장관(長官), 오랜 기간을 장기(長期), 장편으로 된 노래를 장가(長歌), 길게 내는 소리를 장음(長音), 어른과 어린이를 장유(長幼), 나이가 많고 덕이 많은 사람의 존칭을 장로(長老), 통나무를 길쭉하게 잘라서 쪼갠 땔나무를 장작(長斫),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을 장고(長考), 아주 능한 재주를 장기(長技), 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짐을 성장(成長), 모임을 대표하는 사람을 회장(會長), 집안의 어른을 가장(家長), 도와서 자라나게 한다는 조장(助長), 시간이나 물건의 길이 따위를 처음에 정한 것보다 늘이어 길게 함을 연장(延長), 위에 서서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 통솔하는 사람을 수장(首長), 특별히 뛰어난 장점을 특장(特長), 오륜의 하나로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유유서(長幼有序), 길다란 목에 까마귀 부리 같이 뾰족한 입이라는 뜻으로 관상에서 목이 길고 입이 뾰족한 상을 이르는 말을 장경오훼(長頸烏喙), 오래 서서 분부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권문세가에 빌붙어 이익을 얻고자하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장립대명(長立待命), 긴 눈과 날아다니는 귀라는 뜻으로 옛일이나 먼 곳의 일을 앉은 채로 보고들을 수 있는 눈이나 귀 곧 서적을 이름 또는 사물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널리 정보를 모아 잘 알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목비이(長目飛耳), 길고 짧음은 상대적 관계에서 비교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장단상교(長短相較), 멀리 불어 가는 대풍을 타고 끝없는 바다 저쪽으로 배를 달린다는 뜻으로 대업을 이룬다는 말을 장풍파랑(長風波浪),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출 수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조건이 좋은 사람이 유리함을 일컫는 말을 장수선무(長袖善舞), 날이 새도 창을 가리고 불을 켜놓은 채 며칠이고 계속하는 술자리를 일컫는 말을 장야지음(長夜之飮), 길고도 긴 봄날을 일컫는 말을 장장춘일(長長春日), 사업의 오랜 계속을 도모하는 계획을 일컫는 말을 장구지계(長久之計), 길게 뻗친 숲의 깊은 곳을 일컫는 말을 장림심처(長林深處), 오랫동안 살아 죽지 아니함을 일컫는 말을 장생불사(長生不死), 늘 길거리에 모여 있으면서 뜬 벌이를 하는 막벌이꾼을 일컫는 말을 장석친구(長席親舊),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함을 일컥는 말을 장와불기(長臥不起), 먼 장래의 계책이라는 말을 장원지계(長遠之計), 긴 줄로 해를 붙들어 맨다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매어 멈추게 하려는 것 즉 불가능한 일을 이르는 말을 장승계일(長繩繫日), 장자의 일만 개의 등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부자가 신불에게 일만 개의 등을 올리는 반면에 가난한 여인은 단 하나의 등을 바치지만 그 참뜻만 있으면 가난한 여인의 한 등이 장자의 만등에 못지 않다는 말을 장자만등(長者萬燈), 부자는 3대까지 가기 어렵다는 말 곧 아버지가 고생해서 재산을 만들고 그것을 보고 자란 아들인 2대는 그것을 잘 지키지만 3대인 손자는 생활이 사치하여 마침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룩한 가산을 탕진하는 예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장자삼대(長者三代), 긴 베개와 큰 이불이라는 뜻으로 긴 베개와 큰 이불은 함께 누워자기에 편하므로 형제 간에 우애가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장침대금(長枕大衾)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