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전망과 시사점
이효영 국제통상경제안보연구부 부교수
발행일 2024-10-25
1. 문제 제기
2. 민주당 해리스 후보 당선 시 미국 통상정책 전망
3. 공화당 트럼프 후보 당선 시 미국 통상정책 전망
4. 정책적 고려사항
<요약>
1. 민주당 해리스 후보 당선시 미국의 통상정책 전망
○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정책을 계승하며 암묵적 보호무역주의(soft protectionism), 선별적·전략적 관세 및 기술통제 조치, ‘디리스킹(de-risking)’ 전략 기조의 대중국 정책, 친환경·노동 정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통상정책의 수단화 등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됨. 해리스 후보는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언급 하였지만 자유무역주의에 대한 지지 입장도 공식화한 적이 없으며, 무엇보다 시장개방을 위한 무역협정 체결에 비판적인 입장임. 오히려 통상정책을 통해 국내경제 문제를 해결하거나 국제적인 기후·환경 문제의 해결 및 효과적 추진을 위한 수단으로서 통상정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음. 또한 구속력은 없지만 FTA를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의체 형태인 IPEF, PGII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노동기준을 갖춘 무역인프라의 글로벌 확산을 추구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됨.
○ 해리스 후보는 중국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對중국 정책 기조인 ‘디리스킹’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위해 중국의 핵심기술 확보를 견제하기 위하여 핵심 품목·기술·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 및 집중적으로 수출통제 및 투자규제 조치를 이행하는 ‘small yard, high fence’ 전략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됨. 이 과정에서 국가안보와 밀접한 핵심기술 분야의 효과적인 기술통제를 위하여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자 할 것으로 전망됨.
2. 공화당 트럼프 후보 당선시 미국 통상정책 전망
○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1기’보다 더 강력한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통상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됨. 공화당 정강정책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표어 하에 강경한 이민정책, 제조업(국내생산우대) 정책, 에너지 정책 및 다양한 국내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동맹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의 도입, 외국기업에 대한 보조금 폐기, 상호주의에 입각한 무역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의 고율관세 부과를 비롯하여 모든 수입품에 대한 최대 20%의 보편적 관세 부과는 미국의 모든 교역상대국과 상호주의적(reciprocal)인 무역관계를 구축하고 미국의 무역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평가됨.
○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전기차 확대 정책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며, 집권하게 될 경우 IRA 전체를 폐기하지는 않더라도 부분적으로 무력화 시킬 가능성이 있음.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대하여 미국 소비자와 산업의 비용을 증대시키는 규제 정책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오히려 미국의 에너지 경쟁력을 활용하여 에너지 비용 절감을 통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이에 따라 트럼프 재집권시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재무부 규정을 무효화하거나 미 의회에 세액공제의 폐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음. 또한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만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외국기업 보조금을 문제로 제기한 바 있어, 트럼프 당선시 외국기업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 혜택을 감소시키거나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Buy America(미국산 생산품 구매)’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음.
○ 트럼프 재집권시 미국 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며, 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위해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MFN) 및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철회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통상관계 단절을 위협용 협상 카드 또는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더 나아가 중국과의 기술패권경쟁 대응을 위해 광범위한 기술통제 전략(‘Big Yard, High Fence’) 전략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음.
3. 평가 및 정책적 고려사항
○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게 될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고율관세 등의 강경조치는 중국의 경기침체 상황과 맞물리게 되면서 트럼프 집권 1기 때보다 중국에 대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 미국 통상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이 제3국으로의 대외수출을 확대하게 되면서 다른 국가들도 중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중국의 대외수출과 국내경제에 대한 부정적 타격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됨. 또한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의 교역상대국들은 모두 한층 심화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으로 인하여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관세 인상 위협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정상급 관계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보편적 관세의 적용 및 대미 무역흑자 해소를 위한 무역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대비가 필요하며, 외국기업에 대한 IRA 전기차 보조금 및 반도체 보조금의 무력화 또는 지급 요건 강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
○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은 민주·공화 양당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근본적으로 변화하였기 때문에 미국 차기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한 전망은 정도와 수준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미국의 교역상대국들은 기본적으로 대미 수출환경의 악화에 따른 현지투자를 통한 대응방안 등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평가됨. 이 외에도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 변화에 따라 미국은 국익과 부합하지 않는 이상 글로벌 공공재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을 것이므로 세계 경제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국에서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하여 세계 경제는 성장이 위축되고 지역 또는 대륙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됨. 기존 국제통상질서의 부재 속에서 우리는 미국 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우리의 협상력과 이를 뒷받침할 경쟁력을 제고하는 근본적인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
* 붙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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