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법조인 양성을 내세웠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고 문화일보가 23일 보도했다.
로스쿨이 출범한 지 두 달 가까이 되지만 학생과 학교의 준비 부족, 정부당국과 여권의 정책 혼선 등이 겹치면서 학생들이 벌써부터 휴학을 고려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법학과 출신으로 지방대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윤모(26)씨는 최근 휴학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학교 규정상 1년간 휴학을 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 휴학을 하고 사법고시나 행정고시에 응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윤씨는 “로스쿨에서 좀 더 심도 있고 실무적인 교육이 진행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수업도 학부 수준과 큰 차이가 없어 고시를 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문화일보에 말했다.
서울지역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김모(27)씨는 최근 사설 학원의 인터넷 동영상 강의 신청을 했다. 법과대학 시절 6학점 수업이었던 민법·상법 등 이른바 ‘기초 과목’들이 로스쿨에서는 2학점 과목으로 진행되면서 비법학과 출신인 김씨는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꼈고 결국 학원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물론 학생들이 열심히 해야 하지만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진도를 나가야 하니 수업 내용이 그만큼 알차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문화일보에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로스쿨이 학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로스쿨 학생들이 드나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휴학이나 자퇴에 관한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아예 휴학하고 군입대를 결정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호사시험법 논란은 학생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로스쿨 학생 박지영(여·24)씨는 “시험 과목도 확정되지 않았고 로스쿨 학생이 아닌 학생들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예비시험제 방안도 나오고 있는 등 불확실한 게 많다”며 “로스쿨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지난 2월 한 차례 국회에서 부결된 변호사시험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정용상 동국대 법대 학장은 “학교, 학생, 정부 당국도 모두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스쿨이 출범하다보니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로스쿨이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응시횟수 제한 고학력 실업자 양성
전국 74곳 중 46곳은 정원 못채워
2004년 4월 문을 연 일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은 흔히 우리나라 로스쿨의 앞날을 가늠해볼 척도로 여겨져왔다.
올해 도입 5년을 맞은 로스쿨에 대한 일본 사회의 평가는 대체로 비판적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대학에서 폭넓은 공부를 한 이들에게 법조계를 개방하고, 지나친 수험 준비나 과열경쟁을 막아 법학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5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실망스럽다.
일본은 2006년부터 로스쿨 이수자를 대상으로 ‘신(新)사법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5년간 신사법시험과 공존하기로 된 기존 사법시험은 내년을 끝으로 폐지된다.
가장 최근 치러진 지난해 3회 신사법시험의 경우 총 6261명이 응시했으나 2065명만 붙어 합격률이 32.9%에 그쳤다. 3개 로스쿨은 한 명의 합격자도 내지 못했다. “로스쿨 수료자 70% 이상을 합격시키겠다”던 당초 계획이 무색해졌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응시자들의 합격률이 44.3%인 반면 기타 전공자들의 합격률은 22.5%로 무려 2배나 차이가 난다. “법학 외의 학문적·사회적 경험이 풍부한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던 목표와 맞지 않는다.
응시횟수 제한 규정에 따라 3년 연거푸 탈락한 172명은 재도전의 기회마저 잃었다. 로스쿨이 ‘고학력 실업자 양성소’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우리나라의 ‘고시 낭인’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요즘 일본에선 로스쿨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2월 “전국 74개 로스쿨 중 46곳이 입학 미달 사태를 겪는 등 위기에 처해 상당수 로스쿨이 정원 자진 삭감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로스쿨 회의론, 솔솔...재학생도 "차라리 고시를"
변협에서 주장했던 기사가 현실화 될 확률이 상당히 높더군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법무사,세무사,노무사,관세사,변리사 이렇게 전문자격사가 변호사로 통합될 확률이 매우 높은 것 같네요
자격사 시장을 이용해 로스쿨 변호사의 대량배출을 막아볼 변협의 생각이 보입니다.
이미 연수원 500등 이하 변호사는 월250-300까지 페이가 다운된 상태랍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워낙 승자독식이고
앞으로 많은 변호사가 나오면 인풋대비 아웃풋이 많이 다운될 것 같네요.
자격사 시장이 호락호락 한 것도 아니고...이미 자리잡은 자격사들은 로스쿨 변호사를 전혀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격사 시험이 더 어려울 수도 있지요.
한분야의 전문가가 대접받는 세상이기에 로스쿨 변호사는 한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살아남을 겁니다.
3년후에 자격사들이 변호사로 통합된다면 2만명이 더 변호사가 될 수 있습니다 |
첫댓글 변협의 주장이 현실화 될꺼같냐?이미 관세사 변리사 세무사협회는 크게 반대하고 있다.과연 이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잠재울까?
로스쿨이 왜 폐지냐? 참 우물안 개구리처럼 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