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가정의 달에 되새겨야 할 일들
김 원 태ㅡ 칼럼니스트/前중앙일보 경제에디터
다가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14일 '옐로우데이' '로즈데이', 20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25일 '실종아동의 날'로
이어진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살림살이가 팍팍해 지면서 잇단 기념일들이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배우자에게 "무엇을 사 줘야 하나"는 경제적 부담이
앞선다. 마음은 굴뚝 같으나 호주머니 사정이 만만치 않다. 모처럼 외식 한 번 제대로 하려
해도, 가족 여행을 생각해 봐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서민 가정은 이러한 고민과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옛 한자성어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개인주의가 만연하면서 가족의
중요성이 무너져 내리는 지금이야말로 되새겨야 할 말이다.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부부간의 소통이 막히고,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땅에 떨어질수록 그렇다.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한다고 가정에 행복이 저절로 오는 게 아니다. 일에 집중하는 이상으로 가정에도 노력과
공을 들여야 공동체 의식이 살아난다. 건전한 가정을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이해와 사랑이다. 부부가 가정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부모나 자녀가 우선순위가 되면
부부관계에 위기가 온다. 부부간의 위기는 불통(不通)에서 온다.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려면 부부가 서로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필자는 몇 년 전, 8할이 여성으로 구성된 직장의 CEO를 맡으면서 여성과 남성의 심리에 대해
공부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존 그레이(John
Gray)가 26년 동안 인간관계 세미나에서 부부관계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을 분석적
으로 담은 실증적 자료다. 즉 남자는 금성에서, 여자는 화성에서 왔다고 가정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각기 다른 말과 사고를 하는 행성에서 왔지만 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적응해 오면서
원래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사실을 잊어 버린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상대도 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갈등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여성은,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게 하면 해법이 없더라도 절반은 해결된다.
반면에 남성은, 문제가 생기면 자기 혼자 파놓은 동굴 속에 들어가 낑낑대는 차이점을 보인다.
여성에게는 무조건 귀를 크게 열고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남자에게는 혼자 감정을 삭일 시간을 주고 이해심을 발휘하면 된다.
또 하나의 책은 이종선 씨의 역작 '따뜻한 카리스마'였다. 이씨는 이미지 관리(Personal
Identity, PI)와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 CS) 컨설턴트로서 이미지 설계 전문가다.
1천 여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강의를 했고, 누적 수강생만 3백만 명이 넘는다. 사람관계에서
성공하려면 따뜻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는 요지다. 자신을 개방해 상대를 통제하는
자기표현력과 뛰어난 공감능력, 설득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이제 구세대 유물이다.
두 책에서 얻은 지식과 한국리서치에서 얻은 부부관계 조사자료를 토대로 CEO 업무에 적용해
보았다. 사장실 문턱을 낮추고 임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크게 열었다. 결재 중에도 소파에
마주 앉게 하고 열심히 보고내용을 경청했다. 임직원들은 처음에는 의아해 하며 서먹해
했지만, 계속 진심으로 대하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듯 솟아나고
생산성이 급격히 상승했다. 회사 분위기도 한결 밝아지고 직원들의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하늘이요, 가장의 말은 무조건 따르라고 독재를 휘두른다면
가정의 행복은 멀어진다. 바깥에서 파김치가 된 남편은, 집에 들어가면 부부간 대화를 기피
한다. 사회생활에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집에서는 입을 닫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인기 개그맨이 TV 연예프로에 나와, 자신은 귀가하면 부부간 대화가 별로 없다고 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대화가 두절되면 잠자리도 멀어진다. 주위에 보면 부부간에 각방을
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어떤 부부는 같은 방을 써도 침대와 방바닥에서 따로 잔다.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을 부리고 부부싸움이 잦다. 아예 서로 간에 무간섭 주의로 일관하는
부부도 있다. 취미가 다르니 자고 일어나는 시간도 같지 않고,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많다.
위기의 부부들은 성격의 차이, 취미의 차이, 결혼 전 집안 문화의 차이 등 때문에 갈등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상호 노력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 성격과 문화의
차이는 서로 인정하고 승복하면 그뿐이다. 깔끔한 성격과 털털한 성격은 태생적이어서
고칠 수는 없지만 잘만 조화되면 금상첨화다. 취미생활은 서로 양보와 노력에 의해
함께 할 수 있다. 각방을 쓰게 되면 돌연사의 징후에 응급대처를 하지 못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위기의 부부들은 지금까지의 생활패턴을 뒤돌아 보고 정상적인 관계로
되돌릴 기회를 가져보자. 시대가 바뀌면서 인명재천(人命在天)이 '인명재처(妻)'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진인사대처(妻)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페이스북 등
SNS에 나도는 우스갯 소리만일까.
4·28 '입종선언일'
인류의 행복이 '입종(立宗)의 마음'
광포대원(廣布大願)의 인생을 살아가자!
오는 4월 28일은 '입종선언일(立宗宣言日)'이다. 1253년 이날, 니치렌대성인(日蓮大聖人)은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가 말법의 민중을 모두 구하는 위대한 법이라고 선언하고,
묘법유포를 위해 홀로 일어서셨다. 니치렌대성인의 '태양의 불법(佛法)'이 전 세계를
비추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2013년)로 입종 760주년이 되었다.
대성인은 <개목초>에서 입종을 결심하게 된 심경에 대해 "말법의 중생이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원인은 오로지 사의(邪義)를 넓히는 악승에게 있다. 이것을 한마디라도 말하면
반드시 난이 다투어 일어날 것이다. 만약 난이 두려워 말하지 않는다면 민중의 고뇌를
방치하는 것이 되어, 무자비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어서 200쪽, 취의)라고 쓰시고,
법화경, 열반경 등의 경문에 비추어 법화경 행자에게 삼장사마(三障四魔)가 반드시
다투어 일어난다는 사실을 각오한 뒤 "둘 중에서는 말해야 할 것이로되" (어서 200쪽)라고
결심하셨다. 거기에는 고통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지 않을 수 없다는
대성인의 대자비의 마음이 용솟음치고 있다.
입종선언 이후 니치렌대성인의 생애는, 습격과 유죄 등 대난과 맞서는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산에 산이 겹치고 파도에 파도가 덮치며, 난(難)에 난이 더하고 비(非)에 비를 더함
이라" (어서 202쪽)고 쓰신 것처럼 가혹한 것이었다. 그러나 니치렌대성인은, 전 민중의
행복을 염원하여 광선유포를 위한 대투쟁을 관철하셨다. 그리고 삼대 회장을 비롯한
창가학회가 니치렌대성인에게 직결하여 불법을 현대에 소생시키고, 대성인의 유명(遺命)
대로 세계광선유포를 실현하고 있다. 니치렌대성인이 오직 홀로 부르신 '남묘호렌게쿄'의
제목은, 창가 삼대의 사제에 의해 192개국으로 넓혀졌다. 지금은 지구를 감싸고
미래를 비추는 대음성이 되었다. 창가학회는 전 인류를 행복하게 하려는 입종의 마음
그대로 광선유포를 수행하며 창립 100주년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니치렌대성인의 입종선언은, 영원한 미래까지 이어지는 민중 구제의 대선언이었다.
미래를 향해 전 인류를 행복하게 하려는 서원이야말로 '입종의 마음'인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광선유포를 위해 분투하는 정신으로 '입종의 날'을 맞이하는 것이
진정한 경축이다. 신념을 지니고 산다는 것은 자기 안에 '부동의 원점'을 지니고 있음을
말한다. 그렇기에 인생의 벽에 부딪혀도 항상 원점에서 출발하기에 '지지 않는 인생'을
구축할 수 있다. 전 인류의 행복이라는 '입종의 마음'을 '나의 원점'으로, 광포대원의
인생을 살아가자. "니치렌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껏 일일 편시도 마음 편한 일은 없었다"
(어서 1558쪽)라는 대성인의 대자비를 나의 마음으로, 주위에 용기와 희망을 전하며
사람들과 사회의 앞날에 밝은 빛을 비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