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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영화(老人映畫) 속에서 나를 발견(發見)하기 - 왜 노인(老人)들의 신드롬
인가?]
요새는 사회적 이슈보다 노인의 이야기, 사랑과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문화계에서 일어나는 노인들을 주제로 한 ‘어르신 콘텐츠’들이 그것이다.
노인들을 주제로 한 ‘노인들 신드롬’은 그간 사회적으로 비주류로 처져 있던 노년세대를
전면에 내세운 문화콘텐츠들이 대박을 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들 작품에는 노인들의 고통, 비극, 기쁨, 사랑, 경외감, 운명같은 것이 녹아있다.
생애단계마다 나타나는 문제를 피하려는 것 보다 오히려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사실 우리가 예전보다 잘 살고 있지만 원한과 분노, 갈등, 피로감에 지쳐 있다.
많은 노인들의 삶도 매한가지다.
문학과 예술작품, 영화 연극의 내용들은 이런 고통을 이기며 아름답게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인간의 삶과 세계, 자연전체를 성찰하도록 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일 것이다.
노년을 주제로 한 문화 예술 장르는 다른 노인들의 삶의 모습을 모델로 하여 내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갈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노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 노인들의 삶을 형상화 한 예술작품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 작품들 속에서는 건강, 일, 사랑, 행복, 축복, 죽음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인들이 행복을 찾아가는 것, 가치에 대한 헌신으로 존재의 목적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문학예술의 가치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2.7%(7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옛날 노인들과 달리 건강하게 오래 살아간다.
흔히 '노인의 세기'라는 말이 있듯이 국내외적으로 실버열풍이 일어나는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버영화, 실버연극, 문학 소설 등에서 노년층을 상대로 한 책, 영화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유통업계에서는 잠재적인 은퇴연령의 사람들을 포함해서 노년층을 공략하는 상품소비 마케팅이 한창이다. 모두가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상품광고가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단체마다 음악교실(노래교실, 민요, 풍물교실, 악기배우기),미술(서예,
유화.수채화, 수공예),취미활동(원예, 다도, 바둑, 당구, 탁구),건강교실(체조, 요가, 수영, 댄
스)등의 노인친화적 프로그램들이 각처에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인들의 삶의 문제를 보는 데 있어서 4편의 영화/드라마 -"꽃보다 할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장수상회,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을 통해
사랑과 전쟁, 생과죽음, 삶과 예술에 대한 우리들 삶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1. 꽃보다 할배
tvN의 “꽃보다 할배”(꽃할배)는 2013년7월부터(동유럽 편) 시작되어 그리스 편, 스페인 편,
유럽 및 대만 편에 이르기까지 진행되어왔다.
공자(孔子) 말씀에 “70세 되니 마음이 내키는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않았다”(七十而 從
心所欲不踰矩)고 했는데, 꽃할배들은 종심(從心)에 따라 여행하며 기쁘게 보낸다.
황혼기에 석양이 아닌 태양을 보며 배낭여행을 즐긴다.
여행을 하면서 머리(head), 가슴(heart), 직감(gut), 영감(spirit)으로세상을 보는 듯한
노인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꽃할배는 신 개념의 노년 예능 프로그램으로써 한국의 빅 스타들인 최 연장자 이순재(1935
년생), 신구(36년생), 박근형(40년생), 막내 격인 백일섭(44년생)으로 적지않은 연령대들이다.
드라마이지만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붕 뚫고 하이킥 할 수있는, 참으로 열심히 살아가는모습이다. 여행의 멋과 현지 음식인 양갈비와 셀러드를 먹으면서 “너무 맛있어 한번 먹어봐” 하며 맛을
제대로 즐긴다.
입맛을 돋구지만 위장의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서 원망스러운 표정이다. 그런가 하면 거리를
활보하는 여자들의 섹스봄(sex bomb, 섹스어필하는 육체파여성)에 눈이 돌아간다.
해외 여행길에서 가는 곳 마다 인증 샷을 찍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현지주민들과 소통한다.
분명히 늙는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이가 쑥쑥 자라듯이 늙음도 쑥쑥 싸여간다.
늙어가면서 혹은 나이테가 넓어질 때 우울해 지기 쉽다.
그러나 꽃할배들은 아름다운 풍광과 거리의 여인들 패션에 정신을 놓는다.
기념비적인 고풍의 문화유산들을 보며 “저걸 언제와 봐”하며 감탄한다.
죽기 전에 아주 귀한 경험을 하는 그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백일섭은 힘든 여행을 하면서 “내 인생에 72살 나이가 올 줄은 몰랐다”며 가는 세월을
아쉬워한다.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그리고 시간을 잃어버렸는지” 후회하기도 한다.
죽음의 계약 일자가 가까워 온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는 소년들 같은 모습들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2.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다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진모영 감독, 2014)는 보기 드문 실버영화로서 강원도
횡성군 작은 마을에서 76년째 살아가는 98세의 로맨티스트 할아버지(조병만)와 소녀 감성의
89세 할머니(강계열)의 사랑과 이별을 다루었다.
이들 부부는 한평생 연인으로서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다.
할아버지는 장난끼가 많아서 그런지 할머니를 자주 놀리며 즐거워한다.
봄에는 꽃을꺾어서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에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치고 가을에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면서 매일 신혼 같은 생활을 해가는 백발의
노부부들이다. 알콩달콩한 첫사랑의 연애감정 같은것이 소멸되지 않은 듯하다.
이미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산골에서 즐겁게 살아간다. 두 사람의 사랑은 분명히 낭만적이고 행복한 모습이다.
그러나 가는 세월을 피 할 수 없는 일, 날이 갈수록 말이 어눌해지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진다. 할아버지의 잦은 기침 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천천히 준비하는 노부부의 모습은 애잔하기만 하다. 결국 죽음은 위대한
순환이라고했던가. 할아버지는 결국 생명의 끈을놓고 겨울날 포근하게 눈 덮인 땅에 묻힌다.
할머니는 남편 잃은 상처가 크지만 조용히 홀로 남은여생을 보낸다.
인생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배우자의 사별이라고 하는데 할머니는 파란만장한 삶을 되돌아
보며 자신의 삶을 씻어내는 모습이다.
다큐멘터리는 삶의현실이고 사실(facts)에 바탕 한다. 스토리 전개가 곧 ‘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며 감정이입에 빠지게 한다.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노인들이 “어서 죽어야지”하며 입버릇처럼 중얼거려도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나약한
노인들의 삶이아니던가?
가끔 할아버지는 가는 세월을 존재론적으로 느끼며 중얼거리는말에 가슴이 저려 온다.
“봄이 돼서 꽃이 피면 참 예뻐, 거기서 딱 그대로 멈추면 좋은데 가을되면 서릴 맞고 떨어진단
말이지, 다 헛게 돼!“.
이 영화는 노년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주제가
암시하듯이 ‘강을 건너지 마오’는 죽음을 의미한다.
돌아오지 못하는 강물처럼 죽음 역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부부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랑을 나누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노인 부부는 서로 얼굴을 만지며 “석 달만 더 이렇게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네!”라고
아쉬워하지만 이별을 재촉하는 노년기다.
젊어서는 부부가 싸우기도 하고 지랄도 부렸을 것이지만 늙어서는 머리 숙인 양 같은 모습들이다.
영화가 아니더라도 가끔 동네에서 만나는 노부부들의 해로는 아름답고 신비롭기만 하다.
살아서도 부부, 죽어서도 부부로 살아가는 소울메이트가 아닌가 싶다.
3. 장수상회
최근 상영된 영화 ‘장수상회’(강제규 감독, 2015)에서는 시간이 흐르고 사랑의 세포가
퇴색해 가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랑임을 암시한다.
노년기에 기억력이 아눌 해 지지만 풋풋한 사랑이야기, 알콩달콩한 데이트, 화사한 끝 사랑을
꿈꾸는 노인들의 이야기다. 70대의황혼의 사랑이지만 두볼이 발그레 붉어지는 모습이다.
만날 때마다 그들의 입 꼬리에 즐거운 미소가흐른다. 사랑은 불타오르는 순간에 완성되는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지켜야 완성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노인들을 미망(迷妄)으로부터 깨어나게 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일상생활 속에서 융통성이 없이 홀로 살아가는 까칠한 ‘성칠’
(박근형 분)노인은 장수마트를 운영하는 근실한 사람이다.
그는 해병대 출신으로 자주 화를 버럭 내는 고집불통에다가 배려심이나 다정함을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다.
그런 성칠 노인 집 건너에 이사를 온 꽃 누나 미모의 ‘금님’(윤여정 분)의 환한미소에 마음이
끌린다. 성칠노인은 매일 보는 60대 후반의 이혼한 금님을 뜨거운 눈으로 쳐다본다.
예뿐 할머니 금님은 성칠노인이 혼자사는 탓에 식사는 제대로 먹는지 걱정하다가 마트에 일을
나간 성칠의 집을 여러 차례 몰래 찾아가 밥을 해놓고 사라진다.
어느 날 금님은 그만 성칠에게 들켜 도둑으로 의심받는다. 금님은 이에 대해 사과 한다면서
갑자기 성칠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안한다.
성칠노인은 떨리는 마음이지만 이때부터 첫 데이트를 시작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 금님의 딸 ‘민정’(한지민 분)까지 알게 된다.
이들 모두가 두 사람의 마지막 연애를 응원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어색하고 서툴지만
설레는 만남을 이어가면서 잠들었던 연애 감정을 깨워간다.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다시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순간에 불현듯 찾아온 사랑을 느낀다.
문화센터에서 함께 왈츠를 배우며 사랑을 확인하기도 한다. 금님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려해도
행동에서 얼굴에서 성칠 노인을 좋아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놀이터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금님은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증이 무섭다며 성칠에게
노래를 불러달라는 어리광을 부리기도 한다.
성칠은 늦게 찾아 온 금님을 위해 ‘나 혼자의 사랑’ 기꺼이 노래를 부른다.
이에 감동한 금님으로써는 고독과 침묵의 길을 지내다가 감동의 노래에 눈물이 나올 정도다.
외로움과 자유에서 사랑이 시작된다고 했던가?
그동안의 고독은 사랑할 용기를 안겨주는듯 하다.
모든 사랑은 즐겁기도 하지만 슬프기도하다. 특히 배우자 없는 사람들,‘여자 없는 남자’들은
더욱 슬프다. 금님 할멈 역시 잊었던 사랑이 다시 왔음을 느낀다.
늙어가는 나이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운 법인데 어째든 두사람은 잘 만나 사랑을
나눈다. 둘이서 약속을 하는데 “우리 둘 중 누가 먼저 죽든 울지 맙시다.
어치피 잠깐 떨어져 있는 거니까.” 이렇게 죽어서까지 사랑을 생각하는 그들이다.
늦게나타난 남자, 주어진 환경, 늙음, 그래서 불안 해 하는 금님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은 “둘이 죽으면 서로 사랑하던 감정은 어디로 갈까?” 하며 흘러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는 듯 시간만 자꾸 흘러간다.
영화 후반에 들어가 내용이 반전되기까지의 흐름을 간단히 소개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늙어서도 사랑과 우정이 일상의 안정감을 높여준다는 사실이다.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이 말했듯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의 표시”라고 하지 않았던가?
두 사람간의 진정한 사랑에 대해 신은 하늘을 열고 그들을 들어 올릴 것같다.
그러나 웃으면 울 때가 올 것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같은 마음도 든다.
4.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
이 영화는 스페인 작가 ‘Jonas Jonasson’의 장편소설(The 100year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 2013)을 원작으로하여 Felix Herngren 감독이 제작한
코미디 영화다.
원작 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6백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책으로 이를 다시 영화로
만든 것이다. 100세 할배로써 가족도 없이 보내는 참 불행한 노인처럼 보이지만,
그는 운 좋게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100세 나이에 용감하게 창문을 넘어 딴 세상으로
도망치는 노인의 이야기다.
파편화된 인간관계, 모래알 같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감정의 폭발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영화의 주인공 알렌 칼손(1905년생,로버트 구스타프슨 분) 역시 장년기에 단독주택에서 살면서 가족처럼 아끼던 고양이를 여우가 물어 죽였다.
이에 화가 난 알렌은 여우를 죽이기 위해 폭탄에 소시지를 묶어 폭발 시켜 버린다. 이사건으로
알렌 할배는 원치 않는 양로원에 살게 되면서 자유가 없는 양로원 생활이 시작된다.
현시대 최고의 능력차처럼 보이는 알렌 칼손은 원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폭탄제조에 관심이 많았다.
한 참 나이 때에는 스페인에서 일어난 내전,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등 역사적 사건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20세기를 지배하던 스탈린, 아인슈타인, 김일성 등의 역사 속 인물들
을 만나며 코믹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그는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이 유명한지 관계치 않고 그냥 일상의
생활 속에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어느덧 노년후기를 살아가는 알렌은 100세 생일파티 시작 1시간전에 “어디를 가고 싶은데”
중얼거리며 용감하게 양로원 1층 창문을 넘어 도망친다.
무릎통증에다가 감각 기능까지 약해지는 노인이지만 슬리퍼를 끌고 몇 푼의 돈이 든 지갑만을
챙긴 채 양로원을 탈출한다.
“세상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뿐이다.”라며
어리버리한 얼간이처럼 유머스럽게 중얼거리며 세상을 관조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할 배는 말세핑 역에서 빨리 오는 버스티켓을 끊어놓고 기다리는데
팔뚝에 문신을 한 깡패 같은 사람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트렁크를 맡아달라고 한다.
얼떨결에 가방을 지키고 있는데 그때 바로 버스가 다가온다.
할배는 그냥 남의 트렁크를 들고 버스에 오르며 여행을 시작 한다. 헌데 웬일인가?
한참 있다가 가방을 열어보니 많은 돈(현금3,760만 크로니:krooni 유럽화폐단위)이
들어있는 것 아닌가?
잃어버린 가방을 찾기위해 폭주족과 갱단 보스, 양로원 사람들, 경찰이 할배를 찾고 난리지만
노인은 바깥세상에서 우연히만나 사람들(줄리어스 베니 구닐라)과 시종일관 여유롭고
자유롭게 보낸다.
노인은 인생을 심각하지 않게 가볍게 여기며 여기 저기 여행을 한다.
“미래에 대해 생각해봤자 소용이 없어.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나는 거야!” 하며 자기가
소망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야말로 창문을 넘어야 만날 수 있는 세상을 즐긴다.
어떤 순간에도 삶의 여유와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하며 넓은 세상을 즐긴다.
그야말로 노인은 100세를 사는동안 한순간이라도 삶 자체를 바라볼 뿐 더 큰 욕망을부리지
않는다. 이제까지 살아온 날 보다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는 시간속에서 재미있게, 행복한
노후를 살아가는 지혜를 보인다.
그리고 부딪치는 현실에 분노하지 않고 우울증에 빠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뼈있는 웃음으로
세상을 비꼬는 모습이다.
육체적으로는 노인일지라도 세상에 대한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경험하는 노인이다.
마음만은 젊은이 못지않은 것이다.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늙었지만 여유와 그릿(grit) 즉 기개(氣槪)가남다르다는 점이다.
노인혐오(gerontophobia), 늙은이(old-maid), 노파(old hag)라는 이름으로
노인 차별을 받게되는 세상, 아니면 노인들이 현재의 생활에서 박탈되어 죽음만을 기다리는
존재들처럼 보이지만 주인공 알렌은 강제된 것들을 깨뜨리는 노인이다.
그가 양로원 침대가 아니라 맑은 하늘아래 발리섬해변을 거니는 것이 창문을 넘지 않았다면
가능했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그런 용기와색다른 세계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38개국에서 무려6백만부가
팔리고 그것이 또 영화화 된 것이리라.
5.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노년기의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 삶에서 과연 황금시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며 살아갈 때일것이다.
앞에서 살펴 본 영화에서는 전 생애 과정을 통해 알게 모르게 찾아오는 번뇌와 욕망을
잘 조절할 때 내면적 평온을 찾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어려움을 극복 하고 내가 살아가겠다는 열정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찾아
움직이며 성취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무엇을 얻으려고 힘쓰는 과정자체가 삶이요 행복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4편의 드라마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아래와 같은 삶의 교훈일 것이다.
첫째,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느낀다.
서사 구조가 실화에 바탕을 둔 현장의 이야기들이다.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시끄럽지 않으면서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준다. 현실에 충실한 노년기의 삶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랑이 흔해도 진실은 드물고, 가족은 있어도 사랑 없고, 하루하루가 외로운 삶이지만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내용들이다.
둘째,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다.
'꽃 할배'에서 이순재, 신구 등은 80대가 되는 노인들이지만 건강하게 해외여행을 즐기고 있다.
90-100세가 되면 걸어다니는 시체나 다름없는데 ‘창을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의 알렌
칼손 할배는 백병전을 벌릴 수 있는 건강이 넘친다.
셋째, 낙천적인 생각을 한다.
사람은 매사에 긍정과 부정, 낙천적 비관적인 두 방향의 사고 능력을 나타내게 마련이다.
비교적 낙천적인 사람들은 건강하게 오래 산다. 낙천적인 마음이 좋은 심장을 만든다고 한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매사에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하고 반응한다.
그들은 언제나 밝은 미소와 기개가 넘친다. 멀리 있는 복(福)이 그들에게 찾아올 것 같다.
넷째, 어떻게 곱게 잘 늙어갈 것인가를 성찰하게 한다.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고독이 병이되는 노년기에 알콩달콩한 노부부의 생활(님아 강을 건너
지 마오)이 아름답다. 큰 반전 없이 평범하지만 대부분 드라마틱하다.
다섯째, 온가족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간 사랑이야기가 많다.
사랑한다고 수 백 번 외쳐 봐도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보다는 진정한
사랑을 직접체험 하는 모습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친밀도를 유지하는 내용이다.
가족 사랑이 삶의 원동력이 되고 지속적인 관심에 힘든 가족들을 지키는힘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여섯째 중장년층, 노인층의 로맨스 비중이 영화 예술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수상회’ 등장하는 성칠이는 70살에 시작된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다루지않았지만 박범신의 원작소설을 영화한 ‘은교’(정지우 감독, 2012)는
일흔 나이의 시인(이적요)과 제자 열일곱살 소녀와의 파격적인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김훈의 원작소설을 영화한 ‘화장’(임권책 감독, 2015)에서는 50대 중년의 남자(오상무)가 암에 걸려 죽어가는 아내의 똥 오줌을 거리낌 없이 받아내면서도 젊고 건강한 부하 직원(추은주)에 대해 연모의 대상이자 소유하고 싶다는 충동에 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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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노년기의삶을 그린 영화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움이다.
억지로 인위적인 엮임이 아니라 진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 영화들은 모든 세대를 넘어 미래의 내 모습을 떠 올리게 되고 삶의 진정성에 목말라하는
대중들의 의식을 반영한다.
늙어도 새로운 도전과 탐험을 하면서 또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가지고 가족 사랑을
되새기며 사회에 참여하는 노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 삶에는 언제든지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공존하기 마련이다. 문학예술 작품의
이상이 곧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학예술은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시중에 상영되는 영화를 보고 감정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 이른바 ‘거울효과’(Mirroring
effect)을 통해 심리적 치유가 가능하다.
거울효과는 자신과 비슷한 대상에서 호감을 느끼고,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 친화적 실버 영화나 실버 상품들이 수없이
출시 될 것이다.
그리고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문학예술을 통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우 정
著>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