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채송화도 봉숭아도 다 끝물이고 지천에 깔린 국화를 보면서 바야흐로 국화가 대세인 것을 확인 하고 있습니다.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렸나 보다. 아싸, 영어가 이렇게 되면 좋겠지만 아직도 낮선 잉글리쉬가 아픈 손가락같습니다. 까도 까도 새로운 게 나오는 알랭 바디우의 '존재와 사건'을 오늘도 마무리 하지 못 할 것 같아요. 쏘리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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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제대로 하는 것도 힘든데 유동적인 것이 뭐가 좋은지 아시나요? 김치찌게 한 사발 때리고 거래처에 갔더니 마침 곗날입니다. 월 30만원 불입하는 친목계를 할 거냐고 물어와서 내년에 하자고 대답했습니다. 늙은 여자들만 득실거리는 이곳에 꽃중년인 필자가 10년을 들락거린 이유가 뭘까요?
3.
악한 왕 므낫세가 55년의 장기 집권을 하고 죽자 아들 아몬이 바통을 받았는데 아몬은 제위 2년 만에 쿠데타에 의해 피살됩니다. 그리고 여덟 살 난 요시야가 왕위에 오릅니다. 단종이 8살에 왕세손에 책봉 되었고 세종대왕이 죽고 문종이 즉위하자 10살에 왕세자가 되었습니다. 태조의 아들 방원이가 형제들을 다 죽이고 왕이 돼 세종대왕을 만들었는데 가족사에서 세종대왕은 한 게 없없습니다. 오래하지 마시라. 거국적인 차원에서 한글 창제나 애민정신을 기리는 날로 한글 날이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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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에 보위에 오른 영민하고 똑똑한 단종이었지만 숙부인 세조에게 고름을 받다가 결국 17세 꽃다운 나이에 죽었습니다. 요시야의 성장 배경이 썩 좋지가 않았습니다. 아마도 부친의 피살로 인한 트라우마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친이 조용히 암살되었겠습니까? 큰 소요와 죽음의 피 냄새가 궁정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왕 위가 얼마나 위태로운 자리인지 요시야가 일찍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요시야가 다스려야 할 이스라엘은 멸망당할 날을 이미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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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 희망적이지 않은 암울한 조건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하나님 앞에 저지른 죄의 무게와, 거국적인 우상숭배 풍토, 아버지의 피살에 따른 트라우마, 이미 멸망이 선고된 나라, 그리고 나이는 여덟 살. 이것이 요시야 왕이 가진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요시야가 정말 예상치도 못한 대 종교개혁을 완수하고 국력을 크게 회복시켰다는 것입니다. 요시야는 국정을 책임질 나이(26살)가 되자 성전을 수리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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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향한 예배의 회복을 개혁의 출발로 삼은 것입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보다는 성전수리비용을 조달하는 기존 제도를 다 잘 운용되도록 챙겼습니다. 나부터, 작은 일부터, 우리교회부터 새롭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반은 별일 아니라는 듯 성전을 수리하다가 율법 책을 발견한 사실을 알리고 담담히 왕께 읽어주었습니다. 이때 요시야 왕은 말씀을 듣고 옷을 찢었습니다. 지난70년 동안 율법을 무시하고 듣지 않았기에 유다가 이방보다 더 약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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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아는 한 이스라엘 역사 중에 다윗 왕 다음으로 꼽으라면 솔로몬이 아니라 요시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형편에서 태어났고,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불리한 환경 속에서 시작하고 있는지는 요시야를 볼 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요시야처럼 일찍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그의 정치와 인생의 목적으로 삼은 것이 우리에게도 인생 성패의 관건일 뿐입니다. 그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나이가 열두 살이라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3.
운전경력서 떼려고 북부경찰서에 갔다가 기소 중지 된 걸 알았고 경찰 두 명과 남부지검(다산)까지 갔다가 한바탕 소동을 벌인 후 2시간 지나 석방되었어요. 결국 은팔찌 차고 형집행 값으로 10만원(1일 몸값)을 깐 셈입니다. 창피하고 어이가 없어서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급해서 둘째 매형에게 민폐를 끼치고 말았어요.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까 48살(2009.10) 혜화 경찰서 때 상황과 날짜까지 똑같다는 걸 알고 소오름이 돋았어요. 염병할! 용띠 삼재가 맞는 거야 윤회가 맞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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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하기에도 인생은 짧습니다. 젊었을 때는 정체성을 많이 바꿔보는 것도 괜찮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뭔가를 하나 정해서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아노를 치다가 바둑을 두다가 소설을 쓰다가 농구를 하다가 그러면 결국 아무것도 안 될 것입니다. 정체성을 계속 바꾸는 것은 아무것도 제대로 못할 가능성이 있고 아마추어나 딜레땅티즘에 그칠 위험이 큽니다. 이제 모진 건달 인생만 남았는데 벌써 이지랄이면 어쩌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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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딸내미 이화여대 수시 때문에 꼭두새벽부터 설레발을 치다가 5시간의 시험을 잘 끝내고 민들레 영토에서 아내랑 합류, 거 하게 외식까지 하고 연대 앞에서 헤어졌습니다. 동부 간선 도로를 탈 작정으로 시내를 관통 청량리를 경유하려고 가는데 갑자기 쇼핑이 하고 싶어져서 창신동 건너편 우리 은행 도로가에 차를 정차 시켰습니다. 자고로 쇼핑은 즐거운 것 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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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 가량 지난 것 같은데 내 휴대폰에 낯선 전 번이 열라 찍혀서 send를 눌렀더니 짭새가 자동차 주인을 찾는다네. 월매, 월매! 얼떨결에 영문도 모르고 따라갔습니다. 말하자면 불신 검문에 걸린 것입니다. 멍청한 놈, 그냥 튀면 될 것을 완죤 감을 잃었구먼. 조사 중에 기소 중지가 떨어진 것을 처음 알았고 꼼짝 없이 혜화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졌습니다. 고대의 노예 마냥 한 손에 수갑을 차고 보호 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고도 깁니다.
삐삐삐~(since 2009.10.11.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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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방심하다_
let one's guard down again_
남김이 없으리라_
There will be no left_
은혜는 남는다_
grace remains_
2024.10.9.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