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팬입니다.
오늘 기아 유니폼 입고 직관 갔는데
솔직한 말로 흐뭇했습니다. 양 팀 모두 투수 완전 총력전... 진짜 살벌할 정도의...
기아는 이런 상황에서 우승 못하면 진짜 아쉬운 겁니다.
이런 플레이 오프...
4경기 모두 완전 박빙에 승부가 막판에서야 갈리는 그야말로 선수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한계까지 끌어 올리는 경기의 연속
거기에 투수는 뭐...
매 경기가 접전이고, 매 경기 선발은 일찍 내려가고
구원투수들은 매 경기 나와서 전력투구를 해 댑니다.
전병두가 코시에 나와서 ㅎㄷㄷ한 투구를 보여줄까 겁나지만
오늘 윤길현이 투구 중 거의 자진해서 내려간 것은 꽤나 상징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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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19연승 하는 동안의 후유증이 컸습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혹사이지, 선발진 부상으로 무너진 상태에서
1위하면 보름 넘게 쉴 수 있고, 승차는 거의 안 나는 상황에서 어떤 감독이라도 저렇게 했을 겁니다.
19연승은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한 훌륭한 결과이고
혹사는 side effect일뿐 어느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2위 보다는 1위가 좋은 '프로' 리그이고, 보호와 육성이 목적인 아마 리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적이 잘 나가는 팀은 선발도 선발이지만 중간계투가 당연히 자주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시즌에 NHK가 히어로즈 그 일본투수 마무리 누구였더라... 특집다큐 촬영하러 왔다가 한달 동안 기다려서 한경기인가 찍었다더군요.
지는 날이 많고, 이기는 날은 대승을 해서;;;)
특히나 우리나라 리그는 프로야구가 기업의 광고시장이기 때문에....
매 시즌 꼴지를 하고 있는 팀의 기업 이미지 광고(중간 라인이 아니고 전사적, OK SK, 사랑해요 LG 등)를 보면
조금 안습이기도 하죠.
구단주야 답답하고, 그룹 CEO는 열 받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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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두산은 SK만큼의 일주일의 휴식도 가지지 못한 채로 달려 왔다는 점에서 체력소모가 큽니다.
언히터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도 릴리프 상이 생긴다면 올시즌은 거의 유력한 임태훈이 오늘 결정타들을 맞은 것도
그 증거입니다.
두산 입장에서 보자면
이겼다가 거꾸로 져서 우승 못하고
또 이겼다가 거꾸로 져서 우승 못하고
또 이겼는데 지기 시작했고 마지막 게임이 남았습니다.
선수들의 머리속에서 작년,재작년 생각을 떨칠 수야 없겠지만
여기서 이겨낸다면 드라마가 됩니다.
오늘도 위태 위태 넘어가는 수비를 보면 집중력이 많이 상해있지만,
이미 두산에게 가장 큰 벽은 지금의 SK, 지난 2년간 뒤통수를 쳐서 앞길을 막은 SK입니다.
두산이 이긴다면, 90년대 중반의 닉스가 일단 이스턴 파이널에서 조던 있는 불스를 이긴 기세?
그쯤 될 겁니다. 야~이거 넘었으면 이제 무서울 게 없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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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지난 2년의 역사를 이번에도 반복하면 역시 드라마가 됩니다.
만약 작년에 두산이 우승했다면
이번 시리즈에서 3,4 차전 중 한 경기 두산이 우승하고 이미 올라갔을 것입니다.
의미부여 일수도 있겠지만
3,4 차전 팽팽히 버티다가 결정적 순간에서 SK가 앞서나갈 때, 지난 2년이 생각나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듯.
잘 나갈 때의 SK가 늘 그렇지만
특히 지금의, 승부처에서 수비 집중력은 진짜 무서울 정도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투수를 뺀 저 수비 8명이
애인, 미래, 부모님, 커리어, 돈... 자기 다음 빠따 등
모든 것을 완전히 잊고 지금 여기에만 집중하고 있구나! 라는 것이 몸으로 느껴집니다.
(사실 그것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집중해야 하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인간이죠.
자식이 아플 때 회사에서 일생각만 하는 아버지 없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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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리즈는 1,2,3차전이 몹시 중요할 듯 합니다.
지옥문을 헤쳐 나온 사람은 두가지 양상을 다 갖고 있겠죠.
1.완전 지침.
2.두려울 것이 없음.
기아가 1, 2 차전 유리하게 갖고 가면
올라온 팀은 1번이 부각될 것이고
또 거꾸로의 경우가 있겠죠.
그래서 조범현은 1,2차전 선발 구상하느라 골머리가 터질 것입니다.
조범현에게도 아킬레스건이 있죠.
sk 감독일 때, 단기전에 꽤나 능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감독으로서 우승 경험은 없다는 것.
결국
우리는 보무 당당한 1위팀이다, 단기전에 필수인 강한 선발이 있다, 타이거즈는 9번 올라와서 9번 우승했다.
VS
야, 넌 어디서 놀다 온 신참이냐, 여긴 우리가 2년동안 놀던 구역인데. 난 여기는 눈 감고도 꿰고 있다.
기아는 최희섭, 김상현이 묶이면..... 답 없습니다.
SK가 무서운 점은
타선에 공헌도와 비중이
10%, 10%, 10%, 10%, 10%, ..... 정말 고르게 되어 있고, 하위타선도 하위타선이 아니고
두산은
동주동주 15%, 현수 15%, 종욱 15%, 고엥민 15% 등으로 되어 있다면
기아는 감히 최희섭 25%, 김상현 25%...
두 선수가 반은 먹는 다고...
이건 과거 삼성의 이승엽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그 때 삼성은 이승엽, 양준혁, 마해영 등등 저 두산 정도의 고른 모양새는 있었죠.
기아는 공격에 있어서 두 선수 묶이면 진짜 끝입니다.
그래서 요즘에 너무 긴장 중.....
정말 저 두 명 살면 우승, 죽으면 준우승.
첫댓글 공감좀많이가는글이네요..
공감좀많이가는글이네요..
전병두는 엔트리에서 이미 제외됬습니다... 포스트 시즌서 팀의 원투펀치와 최고의 미들맨을 못 쓰다니... 이렇게 억울한 일이 있나요..ㅠㅠ
공감촘많이가는글이네염
두산팬으로서 이번에 3연승은 힘들다고 당연히 생각했지만 4차전을 내준것은 참 아쉽습니다. 반드시 이겨서 체력 비축하고 코시 직행했어야했는데..ㅠㅠ 그렇다면 기아와 멋진 경기 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차전 치룬 뒤 정말 지친 상태로 기아와 만난다면 쉽게 패할 가능성이 너무도 많습니다. 하지만 기대해 볼 것은 1번에서 5번타자가 기아보다 강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어요. 현수와 두목곰이 다시금 부활만 해준다면 우승 절대 불가능한거 아닙니다. 제발 2001 어게인이여..ㅠㅠ
고영민,김현수,김동주가 구톰슨,로페즈와의 상대전적도 좋죠.
거기다가 간판투수 윤석민에 대해서도 두산타자들으 꽤 좋은 것이 희망적이지요.. 제발 두산 올라가자.. 제발..ㅠㅠ
코시에서 스윕당해도 좋으니 5차전 이겼으면 좋겠어요. 올해까지 이렇게 뒤집히면 SK에게 단기전에서 다시는 못 이길것 같습니다. 이번엔 이겨냈으면 좋겠네요 정말.
아..진짜 정규시즌에서는 막판 빼고는 SK를 상대로 우위의 상대결과를 가져갔는데..대부분 정규시즌에선 두산이 스크를 몰아붙였는데 단기전에서 참 아쉬움..ㅠㅠ
이번에도 지면 두산은 SK트라우마에 빠질 것 같네요. 이렇게 계속 중요한 고비에서 같은 팀에 막히는 거 좋지 않습니다.
과거 삼성이나 빙그레가 해태에게 많이 막히지 않았었나요? 웬지 그 전철을 그대로 밟는 느낌이 드는 것이 왜인지..ㅠㅠ
동감합니다. 이번에 SK에게 또 무너진다면 선수들의 마인드도 무너질 것 같습니다.
엘지팬이지만 이번엔 두산이 이겼으면 좋겠네요...
신 라이벌
빙그레가 결국 해태의 벽을 넘지 못했을때가 생각납니다
한국시리즈 4연패 해도 좋으니깐 다음시즌을 위해서라도 sk의 벽은 반드시 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