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열의 영화앨범>후기입니다.
스포를 예상할 수 있는 내용도 있으니 주의하십쇼.
1. 얼마만의 한국 멜로 영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턴가 한국영화에서 '사랑'이라는 달달씁쓸한
감정을 '검붉은 핏자국'들이 덮고 있었는데,
오랜만의 멜로라 참으로 반갑습니다.
2. 왜 '배철수'가 아니라 '유열'일까?
얼마 전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정지우 감독과
김고은 배우가 나왔습니다.
철수 형님: 이 영화가 나온 걸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뭔가? 왜 배철수의 음캠이 아닌가?!'
감독과 김고은: (당황의 웃음) 하...하하하...하ㅎㅎ..
김고은: 그건 감독님이 말씀을...하하...
감독: (두배의 당황과 두배의 땀) 하하...하...;;;;
김고은: 아! 그건 음캠 작가분들이 시나리오를 안쓰셔서!
철수 형님: 아~그렇군요. 우리 작가들은 그런 시나리오
쓸 사람들이 아니에요 ㅎㅎㅎ
저도 왜 '배철수'가 아니라 '유열'일까 궁금했습니다.
전 '유열의 음악앨범'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살던 곳엔 이 채널이 안 잡혔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라디오의 대표주자는 당연 '음캠'인데
왜 '유열의 음악앨범'일까 싶었는데,
이유는 정말 단순했었네요.
배순탁 작가는 지금부터 시나리오 구상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3. 영화만 봐도 왜 '유열'인지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팝송 전문이잖아요.
이에 반해 '유열'은 가요, 팝송 종합인데 아무래도
가요가 시대와 추억을 환기하는 힘이 더 크죠.
그리고...
팝송을 영화에 쓰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철수형님, 아무래도 음캠은 힘들 것 같아요ㅠㅠ)
4. 추억의 노래를 듣는 맛이 좋은 영화입니다.
유열 형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데
영화에서 들으니까 유열 형님 노래가 참 좋더군요.
신승훈과 윤상의 노래도 좋았고,
핑클의 노래도 기발하게 쓰였어요.
이소라, 루시드 폴에 콜드 플레이까지.
역시 영화관에서 음악을 듣는 건 참 좋습니다.
하지만 그 좋은 음악들은 최면제 같기도 합니다.
왠만하면 영화를 좋게 느껴지게 하는...
5. 연애란 게 참 쉽지 않습니다.
연락 한번 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그 시절도 그렇지만
모든 게 편리한 요즘도 마찬가지죠.
주위 환경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본인의 마음 상태가 중요하죠.
'마음이 후지면 모든 게 다 후져보이니까요'
영화 속 연인은 환경때문이든, 자기자신 탓이든
좋고 나쁘고를 반복하는데
그때마다의 감정이 섬세하게 잘 묘사됩니다.
정지우 감독의 장기이기도 하고,
두 연기자의 능력이기도 하죠.
노래를 제외한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6. 공감과 몰입에 있어서는 아쉬웠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추억을 테마로 하긴 했지만,
의외로 공감을 끌어내는 사랑이야기는 아닙니다.
과거가 족쇄가 된 남자가 그 족쇄에서 벗어나
평범한 인생에 안착하는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그런 이야기인데,
남자가 처한 상황과 심리의 묘사가 충분치 않습니다.
그래서 감정이입이 쉽지 않더군요.
인물들의 선택에 물음표가 붙는 경우도 많고...
그리고 사랑의 감정이 충만한 순간의 묘사가
너무 표준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니까 TV나 영화의 그런 장면들에서 으레 등장하는
파줄기가 삐져나온 장바구니, 애절한 달리기,
눈부신 햇살, 만화책, 카메라, 사진 등등.
이런 묘사는 내 연애의 한 기억이 생각나기보다
어느 모니터와 스크린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평범한 인생의 문턱 같은 걸 보여주려는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7. 가장 불만은 정해인이 잘생겼다는 겁니다.
열폭하는 건 아닙니다. 절대로요, 절대로!
정해인, 잘생겼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저도 좋아하는 얼굴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 얘길 너무 많이 합니다.
여자들은 애부터 어른까지,
하물며 친구도 얼굴 반반하다며 한마디씩 거드는데,
정해인이 연기한 현우라는 인물은
비주얼이 강조될 필요가 없는,
오히려 평범한 사람으로 보여야 할 인물인데
왜 그렇게 얼굴 얘기를 해대는지...
말 안해도, 보고만 있어도 아는 것을 말이죠!
현우에 몰입하며 보고 있는데
자꾸 정해인을 소환해버리는 그런 악수를!
8. 홍보팀의 잘못인지, 제작진의 잘못인지 알 수 없지만
비긴 어게인 사태는 참 많이 아쉽습니다.
열심히 홍보하는 건 좋은데, 그게 효과가 있어야죠.
반감과 역효과를 예상못한 건 아닐텐데...
방송 쪽 일은 참 알 수가 없네요.
첫댓글 볼려다 걍 패스했는데.. 으음..
노래 들으시러...^^
반응은 음악만듣다가 졸고나왔다는...
지루한 감이 있긴 한데 다행히 졸진 않았네요^^
방금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별로였습니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인물의 매력도 부족했거든요. 그리고 정해인은 정말 잘생기긴 했습니다....
참 선하고 정감가게 잘생기긴 했죠...
비긴어게인 사태는 뭔가요? 무슨일이 있었나요 ?
둘이 비긴어게인에 나와서 버스킹을 했는데, 문제는 애초에 홍보와 어울리지 않는(본인들은 음악관련 영화니 어울린다 판단했겠지만...) 프로그램이고, 방영 시기도 프로그램의 줄기상 너무 좋지 않았죠. 차라리 패밀리팀이 완전히 끝나고 방영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영화 홍보 스케쥴이랑은 어긋나는 시점이라 힘들었을겁니다.
문제가 커진 건 그 전 주에 박정현 팀의 예고가 나간 거였죠. 예고는 해놓고 방송을 안한 것도 어이없는데, 그 회차를 정해인, 김고은으로만 떼우니 팬들이 열받았죠. 게다가 오늘부터는 태연 팀이 방송되고 박정현 팀은 10월에 방송이 된다니 기름을 부은 격이죠.
제 본명이 이렇게 자주 나오니까 이상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