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파반느 ㅡ갈무지개
은빛 눈송이가
투명창의 빈 무도회장에
옷자락을 끌고있다
창밖을 향한 여인의 눈 속에
옛 그림자 하나 춤을 춘다
그림자는 무도회장을 돌아
여인의 어깨를 감싼다
따스한 눈송이 사이로
공주처럼 꿈꾸던 시간들이
머물다가 지나가고
지나가다 머문다
밤도 낮도 꿈을 꾸던 그 시간들
흩어지는 눈발 사이로
아직 흩어지지 않는 그 시간들
그 시간의 조각들 사이로 웃고있는
얼굴,
하나...
얼굴은 첼로의 아다지오로 웃다가
물빛 음영으로 파고든다
아린 웃음이 어지럽다
첼로와 웃음이
무도회장에 하염없이 쌓인다
눈송이는 그 무심한 춤을 아직
하얗게 펄럭이고 있다
첼로와 웃음과 눈송이 너머로
여인의 고요한 속울음이
별을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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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파반느
갈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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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
24.12.19 14:4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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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라벨의 파반느를 연상하며
잘 감상하였습니다~~^^
흐아,
라벨이 저를 얼마나 미워하실까요..
저의 유치한 졸문이 어찌 감히 라벨의 저 유연하고 유려하고 심오한 음악을 곁눈질이라도 하겠나요..
감상해주시어 감사합니다.
해피 디셈버 저녁!
아름다운 상념을 피어나게하는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