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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 대통령/배우 정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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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녀 괴소문’' 아프리카 가봉 대통령에게 한국인 핏줄이 있다고?
2008.02.27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가봉공화국.
이 나라를 40년 가까이 통치하고 있는 봉고 대통령은 자식이 15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국인 피가 흐르는 자식이 있다는 소문은 한때 전 국민 사이에 널리 회자됐다.
1975년 7월 봉고 대통령 방한 이듬해부터 나돌기 시작한 이 소문은 30여 년을 흐르면서도 그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잡초처럼 되살아났다.
2008.8월 제11회 만해대상 평화 부문 수상을 위해 방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여느 소문이 그렇듯 그 실체는 여태껏 밝혀지지 않았다. 과연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어디까지일지…. 일간스포츠(IS)가 실체를 찾아 가봉에 갔다.
소문의 양 당사자인 봉고 대통령과 정소녀를 만나 그들의 대답(봉고 대통령은 서면)을 들었다.
그 실체를 3회에 걸쳐 싣는다.
1. 봉고 대통령에게 한국인 핏줄 있다고?
2. 피를 토한다. 정소녀의 고백
3. "내 자식은 150여 명":
봉고 대통령은 바람둥이인가?
1975년 7월 박정희 대통령은 봉고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했다.
아프리카 신생 국가들의 친북 노선을 견제하려는 생각에서였다.
봉고 대통령이 돌아가고 1년 뒤 외교가에는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다.
"봉고 대통령이 한국 연예인 사이에서 자식을 낳았다."
이와 함께 한 연예인이 홀연히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탤런트와 MC로서 인기 절정을 누렸던 그가 별다른 까닭 없이 TV에서 사라지자 세간에는 의혹과 궁금증이 난무했다.
정소녀.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주홍 글씨 정소녀
정소녀는 지난해 11월 KBS 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난 흑인 아이를 낳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소문 때문에 수십 년의 생활이 없어졌다.
주변에서는 인기가 있어 그런 것이라고 위로하지만 너무 억울하다"
라고 토로했다.
정소녀가 TV에 나와 해명한 사실은 가봉 정부 관계자에게도 알려졌다.
가봉 문화부의 밥티스트 카싸 두까가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덧붙인 그의 증언은 구체적이다.
"둘(봉고 대통령과 정소녀) 사이엔 딸이 있다.
이름은 알리 벤 봉고(ALI BEN BONGO), 1976년생이다.
어느 대학인지 모르지만 미국 서부에서 학부를 졸업했다.
현재 봉고 대통령의 성인 자녀들과 함께 기숙사 형태의 숙소에 머무르고 있다."
주한 가봉대사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한 인사도,
"3~4년 전 봉고 대통령의 딸이 대사관에 다녀갔다.
딸 주변엔 경호원이 여러 명 있었다"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카가
"그 딸이 바로 봉고 대통령의 한국인 핏줄"
이라고 했다.
■외교가의 비밀
한국인 중 가봉을 다녀온 사람들은 봉고 대통령에게 한국인 딸이 있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1970년대 아프리카 5개국 대사를 지낸 A씨,
"중앙정보부(현 국정원)로부터 '봉고 대통령에게 한국인 딸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외교통상부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봉고 대통령 방한 때 영접했던 정부 측 인사 B씨도, "가봉의 장관들이 한국인 자식 얘기를 하는 걸 들었다"라고 했다. 교민 H씨는 "딸이 있다.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닌다"
라고 했다.
이어,
"가봉은 대통령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40년 동안 집권한 걸 보면 모르겠는가.
매우 위험한 사항이니 더 이상 취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라고 덧붙였다.
■가봉에 가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봉고 대통령에게는 한국인 자식이 있다는 게 된다.
진실에 접근하려면 가봉 현지 취재가 불가피, 외교통상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외교통상부는,
"봉고 대통령의 한국인 자식에 대한 취재에는 어떤 협조도 할 수 없다"
는 처지를 밝혔다.
할 수 없이 독자적으로 가봉행을 택했다.
가봉에서 다시 만난 두카가는 한술 더 떴다.
"봉고 대통령의 한국인 핏줄은 대통령 자식이라 만나기 어렵지만 사진은 줄 수 있다.
사실 내가 밝힌 딸의 이름(알리 벤 봉고)은 국방부 장관 이름이다. 착오였다"
면서 딸의 이름을 다시 썼다.
쓰고 지우기를 여러 번 끝에 보여 준 이름은 조셀린 봉고(JOSELINE BONGO)였다.
■아들도 딸도 없었다
진짜 딸이 맞을까?
가봉 정부 측 인사에게 확인 요청을 했다.
이 인사는,
"지난해 봉고 대통령이 호적 정리를 했다.
그 자신의 피가 섞인 자식에게만 이름에 온딤바(ONDIMBA)를 붙였다.
그렇다면 한국인 자식도 온딤바가 붙은 자식 중에 하나여야 한다.
그러나 이름에 온딤바가 있는 자식들의 어머니 가운데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라고 말했다.
두카가가 밝힌 딸의 이름은 또 틀렸지만 자식이 있다는 주장은 가봉 곳곳에서 제기됐다. 현지 교민 L씨는
"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봉고 대통령 자식들의 미국 비자 발급을 도운 사람이 말해 줬다"
라고 밝혔다.
그러던 중,
"딸이 있다.
딸이 어렸을 때, 직접 품에 안기도 했다"
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가봉 대통령궁에서 경호원으로 근무했던 S씨였다.
"대통령궁에서 경호원을 할 때 세네갈 출신의 동료 경호원이 '이 아이가 누군지 아느냐?
봉고 대통령의 한국인 자녀'라며 한 여자 아이를 가리켰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각별히 그 아이의 경호에 신경 썼다"
라고 말했다.
S씨가 밝힌 딸의 이름은 말라이카 봉고 온딤바(MALAICA BONGO ONDIMBA).
일단 이름에 온딤바가 들어 있어 신빙성이 더했다.
S씨는,
"말라이카는 지금 미국에서 공부 중이다.
연락처가 있으니 직접 통화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말라이카는 국방부 장관의 장녀로 밝혀졌다. S씨는,
"그럴 리가 없는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없다"란 답변 말하기도 지쳤다
소문의 마침표는 현재 가봉 국방부 경호실 최고 책임자를 맡고 있는 P씨 부부가 찍었다.
P씨 부인은,
"남편과 함께 1986년 대통령궁에 살았다.
나 역시 한국에 있을 때 정소녀가 흑인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호기심에 정말 그 아이가 있는지 찾아봤다.
흑인 아이가 태어났다면 당시 나이가 열 살이어야 했다.
궁에는 열 살짜리 아이가 둘 있었다.
그러나 동양인처럼 생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라고 말했다.
P씨는,
"대사들이 파견될 때마다 '정소녀가 봉고 대통령의 자식을 낳은 게 사실이냐'
고 묻곤 했다.
매번 '아니다'라 말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아예 '술 한잔 사면 알려 드리겠다'고 능청을 부리기도 한다. 이제 그런 질문에 대답하기도 지쳤고 지겹기만 하다"
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포 N씨도,
"사실 가봉에 사는 교민들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매번 같은 질문에 해명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라고 말했다.
엄성준 주가봉 한국 대사는, "한국과 가봉은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소문이 이슈가 돼 문제가 되면 양국 사이에 파문이 일 수 있다.
이젠 소문에서 벗어나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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