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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온관율(直溫寬栗)
곧으면서도 따스하고 너그러우면서도 견실한 사람으로 가르치라는 말이다.
直 : 곧을 직(目/3)
溫 : 따뜻할 온(氵/10)
寬 : 너그러울 관(宀/12)
栗 : 여물 율(木/6)
출전 : 상서(尚書) 순전(舜典)
이 성어는 순(舜)임금이 기(夔)라는 사람에게 음악을 관장하는 직책을 맡기면서 한 말에 나온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순임금이 말했다. "기야, 너에게 음악을 관장하는 직책을 맡기노니, 왕족과 귀족의 장자들을 가르칠 때에 '곧으면서 온화하고, 관대하면서 견실하며, 굳건하면서 사나움이 없고, 간략하면서 거만함이 없게 하여야' 하오. 시란 마음속에 있는 뜻을 말한 것이고, 노래란 시를 길게 읊조린 것이며, 음계란 노래에 의거해 만들어진 것이며, 가락이란 음계를 조화시킨 것이오. 팔음이 충분히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음계를 빼앗지 않아야 신과 사람들이 화평하게 될 것이오."
帝曰 : 夔! 命汝典樂, 教冑子, 直而溫, 寬而栗, 剛而無虐, 簡而無傲. 詩言志, 歌永言, 聲依永, 律和聲. 八音克諧, 無相奪倫, 神人以和.
기가 대답했다. "아! 제가 돌을 치고 돌을 두드리니 온 동물들이 따라 춤추었습니다."
夔曰 : 於! 予擊石拊石, 百獸率舞.
팔음(八音)은 쇠(金), 돌(石), 실(絲), 대(竹), 박(匏), 흙(土), 가죽(革), 나무(木)의 8가지 재료로 만든 악기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음악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직온관율(直溫寬栗)
直而溫, 寬而栗, 剛而無虐, 簡而無傲.
곧으면서도 따스하고, 너그러우면서도 근엄하고, 굳세면서도 사납지 않고, 간소하면서도 오만하지 않다.
상서(尙書) 요전(堯典)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순임금은 기(夔)에게 음악을 관장하는 직책을 맡기면서 왕족과 귀족의 장자들을 교육시켜 위와 같은 덕목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너무 곧으면 온화함이, 너무 너그러우면 근엄함이 부족해지기 쉽다. 또한 강직함은 사나움으로, 소탈함은 무례함과 오만함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 바람직한 것은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미덕을 두루 갖추는 것이다.
왕족과 귀족의 장자들은 훗날 국가의 정치를 담당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이런 덕성 함양의 교육을 받았던 것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음악이 청소년들의 인격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고대에는 동서양 모두 음악의 교육적 기능을 중시했다.
플라톤도 청소년들의 육체를 위해서는 체육이 필요하고 정신을 위해서는 음악이 필요함을 역설했고, 공자 또한 음악이 백성들을 교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고대의 노래 가사집인 시경이 후대 유가 경전의 첫머리에 놓이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요즘 대중음악은 말초적 성향이 강하다 보니 음악을 통해 인격을 도야한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음악의 종류는 다양하고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정서 함양과 인격 도야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음악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인들이 말초적 자극의 음악을 많이 찾는 것은 삶이 너무 팍팍해 속 깊은 음악을 찾을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여유로워져 많은 사람이 어릴 때부터 깊이 있는 음악을 들으며 성정을 도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큰 인격(大人)
어떤 사람을 대인(大人) 즉 큰 인격을 지닌 사람이라고 할까? 공자(孔子)의 제자들이 스승인 공자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온화하면서도 엄격하시며(溫而厲),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셨으며(威而不猛), 예의가 바르면서도 까다롭지 않으셨다(恭而安)"라 하였다.
이처럼 공자의 성품은 온화하면서도 엄격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부드러우며, 예의를 지키되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공자의 성품처럼 ~하면서 ~한 성품, 다시 말해 而(이)자의 성품을 지닌 사람을 대인(大人) 즉 큰 인격을 지닌 사람이라 하겠다.
공자보다 오래전 사람인 순(舜) 임금이 기(夔)에게 전악(典樂)의 관직을 임명하면서 태자를 가르칠 때 곧으면서도 온화하고(直而溫), 관대하면서도 위엄이 있고(寬而栗), 강직하면서도 포악하지 않으며(剛而無虐), 대범하면서도 오만하지 않은(簡而無傲) 인물이 되도록 가르치라 당부하였다. 다시 말해 대인(大人) 즉 큰 인격을 지닌 사람으로 가르치라 한 것이다.
대인이 되려면 대립적으로 보이는 가치들을 포용, 병존할 수 있어야 한다. 대인(大人) 즉 큰 인격을 지닌 사람이 되려면 대립적으로 보이는 가치를 포용하고 병존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온화함과 대립되는 엄격함이 포용되어 온화함과 엄격함 두 가지 모두가 병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참으로 온화한 자는 참으로 엄격할 수 있어야 하고 참으로 엄격한 자는 참으로 온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대립적 가치를 모두 포용하여 병존할 수 있는 사람이 큰 성격을 지닌 대인(大人)이라 하겠다.
대인(大人)이 지녀야 할 덕목은 중용(中庸)의 덕이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넘치면 오히려 반대되는 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지나치게 청렴결백하면 오히려 인색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인자하면 오히려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강직하면 오히려 과격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오히려 각박한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장점도 지나치게 편벽(偏僻)되면 오히려 결점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밀전불첨(密餞不甛) 즉 꿀에 절여 만든 음식은 지나치게 달지 않고 해미불함(海味不醎) 즉 해산물은 지나치게 짜지 않다. 다시 말해 꿀에 절여 만든 음식이나 해산물은 지나치게 달거나 짜지 않는 중용의 맛을 지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대인(大人)이 지녀야 할 덕목도 지나치게 달거나 짜지 않는 중용의 맛처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덕으로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대인(大人)이 지녀야 할 태도는 자신에게는 엄격, 남에게는 관대하여야 한다. 공자께서는 "군주는 백성을 다스릴 때는 까다롭지 않고 너그러워야 하지만 자신을 다스릴 때는 엄격해야 한다. 항시 엄하거나 너그러운 태도를 지녀서는 안된다." 하였다. 다시 말해 백성을 다스리는 통치자로서의 태도는 너그러워야 하지만 자신을 다스리는 수신(修身)의 태도에 있어서는 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 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온화하고 자신을 지킴에 있어서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인(大人)의 태도는 자신과 남에 대한 잣대를 달리하여 자신에게는 엄한 잣대 그리고 남과 세상사는 너그러움의 잣대로서 임해야 한다.
대인(大人)의 성정(性情)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성정이 너무 이성적이면 인간미나 정감이 없어 남에게 친근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하고 너무 감성적이면 현실성이 떨어져 현실세계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성정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사람이 매력적인 사람이요. 대인(大人)이라 하겠다. 옛 선비들은 문(文), 사(史), 철(哲)로서 이성을 기르고 시(詩) 악(樂)으로써 감성을 길러 이성과 감성이 겸비된 군자 즉 대인(大人)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렇다.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이며 이지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융합형 인간, 대인(大人)이 되어야 한다.
▶️ 直(곧을 직, 값 치)은 ❶회의문자로 十(십)과 目(목)과 乚(숨을 은; 隱의 옛자)의 합자(合字)이다. 十(십)과 目(목)을 합(合)하여 열개(여러 개)의 눈(많은 사람)으로 숨어 있는(乚) 것을 바르게 볼 수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 곧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直자는 '곧다'나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直자는 目(눈 목)자와 十(열 십)자, 乚(숨을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直자의 갑골문을 보면 단순히 目(눈 목)자 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눈이 기울어지지 않았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눈 위에 획을 하나 그려 넣었던 直자는 금문에서부터 눈을 감싼 형태의 획이 하나 더해져 '곧다'라는 뜻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直자는 때로는 '가격'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가격이란 정확해야 하기에 '바르다'라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直(직, 치)은 (1)이직(理直)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곧다, 굳세다 ②바르다, 옳다③굽지 아니하다 ④기울지 아니하다 ⑤부정(不正)이 없다, 사(私)가 없다 ⑥펴다, 곧게 하다 ⑦꾸미지 아니하다 ⑧온순하다 ⑨억울함을 씻다 ⑩당하다, 대하다 ⑪대적하다 ⑫바루다, 고치다 ⑬모시다, 시중들다 ⑭곧, 즉시 ⑮바로 ⑯일부러 ⑰다만, 겨우 ⑱바른 도(道), 바른 행위(行爲) ⑲숙직(宿直)⑳세로 등의 뜻과 값 치의 경우는 ⓐ값, 물가(치) ⓑ품삯(치) ⓒ만나다, 당하다(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정(正), 곧을 정(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굽을 곡(曲)이다. 용례로는 중간에 매개나 거리 간격이 없이 바로 접함을 직접(直接), 두 점 사이를 가장 짧은 거리로 연결한 선을 직선(直線), 수평선과 수직선이 이루는 각을 직각(直角), 바로 눈에 보임을 직관(直觀), 바른 대로 알리거나 고해 바침을 직고(直告), 두 직선 또는 두 평면이 직각으로 만나는 일을 직교(直交),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곧장 목적지로 들어가거나 들어옴을 직입(直入), 일이 생기기 바로 전을 직전(直前), 바로 그 아래 곧장 그 밑을 직하(直下), 실정을 바른대로 말함을 직토(直吐), 있는 그대로 베껴 씀을 직사(直寫), 올바르고 착실함을 직실(直實), 원의 지름을 직경(直徑), 직접적로 예속됨을 직속(直屬), 거짓으로 꾸미거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음을 솔직(率直),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몸 따위가 굳어서 뻣뻣하게 되는 것을 경직(硬直), 똑바로 드리운 모양을 수직(垂直), 옳고 그름이나 굽음과 곧음을 곡직(曲直), 어리석고 고지식함을 우직(愚直), 그 날 그 날의 당직을 일직(日直), 마음이 굳세고 곧음을 강직(剛直), 직궁이 아비를 고발하고 증인이 된다는 뜻으로 지나친 정직은 도리어 정직이 아님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직궁증부(直躬證父), 직궁의 신의라는 뜻으로 인정에 벗어난 신의를 이르는 말을 직궁지신(直躬之信), 곧게 바로 비치는 광선을 일컫는 말을 직사광선(直射光線), 직계에 속하는 가족을 일컫는 말을 직계가족(直系家族), 곧이 곧대로 재빨리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직왕매진(直往邁進) 등에 쓰인다.
▶️ 溫(따뜻할 온/쌓을 온)은 ❶형성문자로 温(온)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온(접시에 먹을 것을 담은 모양, 따뜻함)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따뜻한 물(水)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따뜻하다를 뜻한다. 물이 따뜻하다, 따뜻하다의 뜻으로, 나중에 囚(수; 죄수)와 皿(명; 접시)의 모양에서 죄수에게 먹을 것을 주듯 하는 따뜻한 마음이 글자의 기원(起源)이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온수(溫水)라는 강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설(說)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溫자는 '따뜻하다'나 '데우다', '온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溫자는 水(물 수)자와 囚(가둘 수)자, 皿(그릇 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溫자의 갑골문을 보면 수증기가 올라오는 큰 대야에서 몸을 씻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후에 글자가 바뀌면서 수증기는 水자가 되었고 대야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囚자와 皿자로 표현되었다. 그러니 溫자는 글자의 조합만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그래서 溫(온)은 성(姓)의 하나로 ①따뜻하다 ②따뜻하게 하다 ③데우다 ④부드럽다 ⑤온화하다, 온순하다 ⑥단조롭다 ⑦훌륭하지 못하다 ⑧익히다, 학습하다 ⑨복습하다 ⑩족하다, 넉넉하다 ⑪쌓다, 축적하다 ⑫함유하다 ⑬온도(溫度) ⑭온천(溫泉) ⑮샘(=泉)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더울 서(暑), 따뜻할 난(暖), 불꽃 염(炎), 더울 난(煖), 더울 열(熱), 빚을 온(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찰 랭(冷), 서늘할 량(涼)이다. 용례로는 덥고 찬 정도 또는 온도계가 나타내는 도수를 온도(溫度), 날씨가 따뜻함을 온난(溫暖), 난방 장치를 한 방을 온실(溫室), 인공적으로 다습게 해서 식물을 기르는 설비를 온상(溫床), 날씨가 맑고 따뜻하며 바람이 부드러움을 온화(溫和), 따뜻한 기운을 온기(溫氣), 온화하고 숫됨을 온순(溫純), 열대와 한대 사이의 남북 두 기후대를 온대(溫帶), 더운 물을 온수(溫水), 배운 것을 다시 익힘을 온습(溫習), 온화하고 유순함을 온유(溫柔), 옛 것을 익힘을 온고(溫故), 온화한 얼굴빛을 온용(溫容), 따뜻한 정이나 마음을 온정(溫情), 성품이 온화하고 후덕함을 온후(溫厚), 대기의 온도를 기온(氣溫), 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온도를 체온(體溫), 높은 온도를 고온(高溫), 따뜻함과 차가움을 냉온(冷溫), 언제나 일정한 온도를 상온(常溫), 일정한 온도를 그대로 지킴을 보온(保溫), 물의 온도를 수온(水溫), 늘 일정한 온도를 항온(恒溫), 지면이나 또는 땅속의 온도를 지온(地溫),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을 일컫는 말을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살피고 생각하여 그리는 정을 일컫는 말을 온고지정(溫故之情), 부드럽고 온화하며 성실한 인품이나 시를 짓는 데 기묘하기 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정취가 있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온유돈후(溫柔敦厚), 성격이 온화하고 착실함을 온후독실(溫厚篤實), 따뜻한 의복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풍족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온의미반(溫衣美飯), 겨울은 따뜻하게 여름은 시원하게 밤에는 잠자리를 정하고 아침에는 안부를 살핀다는 뜻으로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이르는 말을 온정정성(溫凊定省),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씨를 이르는 말을 온언순사(溫言順辭),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식된 자로서 부모를 잘 섬기어 효도함을 이르는 말을 동온하정(冬溫夏凊), 사흘 춥고 나흘 따뜻하다는 말을 삼한사온(三寒四溫), 아침 저녁으로 부모의 이부자리를 보살펴 안부를 묻고 따뜻하고 서늘하게 한다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이르는 말을 정성온청(定省溫淸), 열대 해안 지대의 기후 특성으로 기온이 높고 매우 습함을 일컫는 말을 고온다습(高溫多濕), 일찍 일어나서 추우면 덥게 더우면 서늘케 하는 것이 부모 섬기는 절차임을 일컫는 말을 숙흥온청(夙興溫凊) 등에 쓰인다.
▶️ 寬(너그러울 관)은 ❶형성문자로 寛(관)의 본자(本字), 宽(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넓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萈(환, 관)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寬자는 '너그럽다'나 '관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寬자는 宀(집 면)자와 萈(산양 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萈자는 숫 산양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환, 관'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寬자는 본래 넓은 크기로 지어졌던 방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의 심성이나 배포를 넓은 방에 비유하게 되면서 '너그럽다'나 '관대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寬(관)은 집이 넓다의 뜻이 전(轉)하여 넓다, 마음이 크다의 등의 뜻으로 ①너그럽다, 도량(度量)이 크다 ②관대(寬大)하다 ③관대(寬大)히 용서하다 ④느슨하다, 늦추다 ⑤넓다, 광활(廣闊)하다 ⑥크다 ⑦물러나다, 멀어지다 ⑧떠나다, 멀어지다 ⑨사랑하다 ⑩위로(慰勞)하다 ⑪(옷을)벗다 ⑫줄이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나울 맹(猛)이다. 용례로는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마음이 넓어 남의 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을 관용(寬容), 너그럽고 도량이 큼을 관홍(寬弘), 너그럽게 대접함을 관대(寬待), 너그럽게 다스리는 정치를 관정(寬政), 너그럽고 어짊을 관인(寬仁), 너그럽고 후함을 관후(寬厚), 마음이 아주 넒음을 관광(寬廣), 죄나 허물을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면(寬免),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서(寬恕), 앞이 탁 트여 넓음을 관창(寬敞), 너그러움을 관유(寬裕), 법을 너그럽게 적용하는 일을 관법(寬法), 마음을 너그럽게 가짐을 관심(寬心), 너그럽고 자애로움을 관자(寬慈), 죄를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죄(寬罪), 관대하고도 엄격함을 관엄(寬嚴),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음을 관인(寬忍), 기한을 넉넉히 물림을 관한(寬限), 관대한 형벌을 관형(寬刑),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대(寬貸), 너그러움과 엄함을 관맹(寬猛), 너그럽게 억제함을 관억(寬抑), 도량이 넓고 성질이 활달함을 관활(寬闊), 마음이 크고 넓음을 유관(裕寬), 사람에게 관대하면 인심을 얻는다는 말을 관즉득중(寬則得衆), 너그럽고 덕망이 있어 여러 사람의 위에 설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관대장자(寬大長者), 마음이 너그럽고 인자하며 도량이 넓다는 말을 관인대도(寬仁大度),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든다는 말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등에 쓰인다.
▶️ 栗(밤 률/율), 두려워할 률/율, 찢을 렬/열)은 ❶상형문자로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밤송이 속에 열매가 둘이나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栗자는 '밤나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栗자는 木(나무 목)자와 覀(덮을 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覀자는 '덮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갑골문에 나온 栗자를 보면 돌기가 있는 열매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열매를 뜻하는 果(열매 과)자와 매우 비슷하지만 栗자는 밤송이의 까칠한 부분을 강조해 그려졌다. 이것이 해서에서는 覀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栗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栗(률/율, 렬/열)은 ①밤, 밤나무 ②많은 모양 ③단단하다, 견실(堅實)하다 ④(결실이)좋다, 잘 여물다 ⑤공손하다,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⑥엄숙(嚴肅)하다, 위엄(威嚴) 있다 ⑦춥다 ⑧(거쳐)지나다, 지나가다 ⑨두려워하다, 벌벌 떨다 ⑩건너뛰다, 그리고 ⓐ찢다, 쪼개다(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추위가 맵고 심함을 율렬(栗烈), 밤나무를 달리 이르는 말을 율목(栗木), 밤을 달리 이르는 말을 율자(栗子), 밤나무 동산을 율원(栗園), 밤 껍질을 달리 이르는 말을 율각(栗殼), 날밤을 달리 이르는 말을 생률(生栗), 맛이 단 밤을 감률(甘栗), 말리어서 껍데기와 보늬를 벗긴 밤을 황률(黃栗), 대추와 밤 또는 신부가 시부모에게 드리는 폐백을 조율(棗栗), 불 속에 들어가 밤을 줍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이익을 얻으려고 큰 모험을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입화습률(入火拾栗), 제물을 차릴 때 대추는 동쪽에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말을 조동율서(棗東栗西),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동편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으며 그 외의 과일은 순서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조율이시(棗栗梨枾)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