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에 서서
바람이 부는 이유를 묻고 싶었습니다.
한 계절이 힘들게 지나갈 때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 마음에 들어왔다 나간
크든 작든 상처로,
혹은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바람의 흔적.
계절이 지나가면 상처는 치유되겠지만
그 흔적 너머로 여전히 바람은 불어옵니다.
내가 바람의 방향을 바꾸지 못하듯
마음이 가는 길 또한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언제 어디선가
꼭 한번은 만나보고 싶다던
아직 불러 보지 못한 이름.
무언의 약속 때문입니다.
바람의 흔적 / 재희